산업체와 대학생 연결 통한 진로 탐색, 취업 준비까지
인하공전·대림대·오산대, 채용연계형 프로그램 등 실시
전문가 “반도체 인력 양성, 대학 간 인프라 공유 중요”

2025 인천 반도체 캠퍼스 커넥트 데이 진행 현장. (사진=한국대학신문 DB)
2025 인천 반도체 캠퍼스 커넥트 데이 진행 현장. (사진=한국대학신문 DB)

[한국대학신문 임연서 기자] 전문대학들이 산업체와 학생 연계 등을 통해 반도체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역 반도체 기업들이 대학생들에게 채용 정보와 상담 등을 제공하는 장을 마련하고, 캡스톤디자인 작품을 제작·발표하며 산업체의 평가를 거쳐 채용까지 연계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전문가들은 현장실무에 강점을 가진 전문대학 인력들이 실제 산업체에서 기술자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다만 인재를 지속적으로 양성하기 위해 전문대학들의 교육 노하우를 공유하는 인프라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6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문대학들의 반도체 인력 양성을 위한 프로그램의 성과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인하공업전문대학 부트캠프사업단이 개최한 ‘2025 인천 반도체 캠퍼스 커넥트 데이’에 참여한 대학생들의 90% 이상이 진로 탐색과 취업 준비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해당 행사는 350여 명의 대학생이 참여했으며, 지역 반도체 기업을 통해 지역 대학생들에게 반도체 산업의 동향과 채용 정보 등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뒀다.

캡스톤디자인 제작 발표를 하고 있는 대림대 반도체장비전공 학생들. (사진=한국대학신문 DB)
캡스톤디자인 제작 발표를 하고 있는 대림대 반도체장비전공 학생들. (사진=한국대학신문 DB)

대림대 반도체학과는 ‘SEMI-Pup(Pick Up Program, 산업체-학생 양방향 채용연계형 현장실습매칭 프로그램)’을 통해 매년 90% 이상의 취업률을 달성하고 있다. 산업체 전문가가 참여하는 ‘SEMI-Pup’ 행사에서는 문제해결형 캡스톤 디자인(Capstone Desing) 프로젝트결과 발표회를 진행하며, 산업체·학생을 연결한다.

실제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의 긍정적 반응도 나온다. 지난 5월 ‘SEMI-Pup’에 참여한 대림대 반도체정비전공 3학년 박승환 학생은 “캡스톤디자인 작품을 제작하며 실제 장비를 직접 설계·공정하고, 책으로 배웠던 이론이 실제 기술로 연결되는 것을 알게 됐다”며 “조원들과 밤을 새워 디버깅하며 실무에 대한 감도와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고 전했다.

산업체 관계자들의 긍정적 평가도 이어졌다.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의 역량을 파악하고, 향후 기업 맞춤형 채용이 이뤄질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김남진 제우스 팀장은 “대림대 SEMI-Pup 행사를 통해 반도체학과 학생들의 역량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회사가 필요로하는 인재를 선발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오산대의 ‘제2회 반도체 기업과 함께하는 역량 강화 융합캠프’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한국대학신문 DB)
오산대의 ‘제2회 반도체 기업과 함께하는 역량 강화 융합캠프’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한국대학신문 DB)

오산대의 ‘제2회 반도체 기업과 함께하는 역량 강화 융합캠프’에 참여한 기업 관계자들은 “사전 프로그램을 통해 회사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어서 놀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학생들을 기업에 초청해 회사 소개·채용 설명회를 진행하겠다는 의사를 전하기도 했다.

앞서 오산대 부트캠프 사업단은 지난 6월 미래공학부 소속 반도체장비과, 전기과, 기계과, 안전보건관리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제2회 반도체 기업과 함께하는 역량 강화 융합캠프’를 진행한 바 있다. 1차년도 캠프를 확대 진행한 이번 캠프는 융합캠프 사전 프로그램을 운영해 학생들이 사전에 기업을 만나볼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캠프 참여하기 전, △기업 소개 △채용에 대한 계획 △현장실습 유무 등을 파악하도록 했다.

전문가들은 학위별로 직군이 분류돼 있는 반도체 기업에서 전문대학 출신 인력들이 기술자로서 전문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말한다.

임준우 경남정보대 산학부총장(RISE 사업단장, 반도체전자과 교수)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종합 반도체 회사의 경우, 직군이 학위별로 나눠져 있다”며 “전문대학을 졸업한 학생은 테크니션(Technician)으로서, 반도체생산설비의 유지관리 등 정기보전업무 등을 전문적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취지의 행사가 더욱 확산되기 위해선 대학가의 인프라를 공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각 대학이 가진 노하우 등을 나눠 반도체 인력 양성에 힘을 보탤 수 있다는 의미다. 또한 ‘컨소시엄’의 형태로 협력이 이뤄진다면, 대학과 기업의 상생 효과를 이룰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임준우 산학부총장은 “반도체 인력을 양성하는 대학들이 각자 보유하고 있는 인프라를 공동 활용하고, 교육적 장점을 상호 공유한다면 인력 양성에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간적 제약을 극복할 수 있도록 대학 간 인력 양성 컨소시엄 사업이 신설돼 운영되면 좋을 것”이라며 “이러한 부분들을 통해 대학이 가진 기업 네트워크도 원활히 공유되면 인력난을 겪고 있는 기업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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