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콘텐츠·산업 연계’가 랭킹 좌우…썬더버드 스쿨 2년 연속 1위 수성
NUS-인시아드 등 아시아·유럽 강세…K-대학, 전문 분야 특화 전략 절실

2026 QS International Trade Rankings. (사진=QS 홈페이지)
2026 QS International Trade Rankings. (사진=QS 홈페이지)

[한국대학신문 백두산 기자] 세계적인 대학 평가 기관인 QS(Quacquarelli Symonds)가 힌리치 재단(Hinrich Foundation)과 협력해 발표한 ‘2026 QS 국제 무역 랭킹(International Trade Ranking)’ 결과가 22일 공개됐다.

이 랭킹은 일반적인 경영학 순위와 달리, 국제 무역 및 통상 분야 교육의 전문성과 실무 연계성을 심층적으로 측정하며, 글로벌 무역 전문가 양성 능력을 평가하는 독특한 기준을 제시한다.

이번 MBA 및 석사 프로그램 부문에서 애리조나주립대 썬더버드 스쿨(Thunderbird School of Management at ASU)이 2년 연속 세계 1위를 수성하며 국제 무역 교육의 강자임을 입증했다.

썬더버드는 특히 ‘무역 프로그램 콘텐츠(Trade Programme Content)’와 ‘졸업생 성과(Graduate Outcomes)’ 지표에서 최고점을 받으며, 커리큘럼의 전문성과 졸업생들의 취업 경쟁력 모두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보였다.

뒤를 이어 싱가포르 국립대학교(NUS)가 2위를 차지하며 아시아 대학 중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고, 영국 더럼 대학교(Durham University)가 3위에 랭크됐다. 프랑스의 인시아드(INSEAD), 영국의 옥스퍼드 대학교(University of Oxford, Said Business School) 등 유럽 명문 대학들이 상위권을 차지하며 국제 무역 교육의 강세 지역을 형성했다.

또한, 별도로 발표된 Executive MBA(EMBA) 부문에서는 영국 캠브리지 대학교(University of Cambridge)가 1위를 차지했으며, 런던 비즈니스 스쿨(London Business School)과 컬럼비아 대학교(Columbia University)가 뒤를 이으며 EMBA 과정 역시 전문 무역 교육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사진=QS 홈페이지)
(사진=QS 홈페이지)
(사진=QS 홈페이지)
(사진=QS 홈페이지)

■ 전멸한 국내 대학, 특화된 무역 콘텐츠 부재 = 글로벌 TOP 100위권 순위권을 살펴본 결과, 안타깝게도 국내 대학은 이 전문 랭킹의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한국은 GDP의 절반 이상을 국제 무역에 의존하는 세계적인 무역 강국임에도 불구하고, 대학 교육 프로그램이 QS의 ‘무역 전문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MBA 및 석사 프로그램들이 국제 경영학 전반에 걸친 포괄적인 교육에 중점을 두는 반면, QS 국제 무역 랭킹이 요구하는 특화된 무역 프로그램 콘텐츠(Trade Programme Content)와 산업 연계(Industry Engagement) 부문에서 글로벌 대학들에 비해 점수가 낮았음을 시사한다.

특히 랭킹이 모듈 콘텐츠, 실무 경험(Experiential Learning), 고용주와의 파트너십(Partnerships with Employers) 등 실무 지표에 높은 가중치를 부여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국내 대학들은 전통적인 학술 연구 중심의 커리큘럼에서 벗어나 글로벌 무역 현장과 직접 연결된 전문 교육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QS 랭킹에 대해 잘 아는 한 경영학과 교수는 “K-대학들이 글로벌 무역 교육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썬더버드나 NUS처럼 글로벌 공급망 관리, 국제 통상 정책 분석, 무역 금융 전략 등 무역 분야에 특화된 전문 모듈의 비중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며 “교수진 구성에 업계 경력이 풍부한 전문가를 적극적으로 참여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 QS 국제무역 랭킹, ‘실무 연계 커리큘럼’에 30% 비중 = QS 국제 무역 랭킹은 6가지 핵심 ‘성능 렌즈(Performance Lens)’를 기반으로 프로그램을 평가하며, 그 가중치가 일반적인 대학 순위와 확연히 구분된다. 특히 실제 커리큘럼의 전문성과 실용성에 높은 점수를 부여하는 것이 특징이다.

가장 높은 가중치인 30%를 차지하는 것이 ‘무역 프로그램 콘텐츠(Trade Programme Content)’다. 이는 프로그램의 모듈이 얼마나 깊이 있고 광범위하게 무역 관련 필수 주제를 다루는지 평가한다.

다음으로 중요한 지표는 ‘평판(Reputation, 20%)’과 ‘산업 연계(Industry Engagement, 15%)’, 그리고 ‘졸업생 성과(Graduate Outcomes, 15%)’다. 이 세 가지 렌즈는 프로그램이 시장에서 얼마나 인정받고 있으며, 졸업생들의 커리어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지 측정한다.

특히 산업 연계 지표는 고용주와의 파트너십에 10%, 교수진의 산업 경험에 5%의 가중치를 두어, 이론 교육을 넘어 현장 실무 경험을 중시하는 QS의 철학을 반영한다.

나머지 ‘혁신적인 교육(Innovative Teaching, 10%)’과 ‘연구(Research, 10%)’ 지표를 통해 교육 방법의 최신성(예: 실습, 인턴십 포함)과 학문적 깊이를 균형 있게 평가한다. 이러한 방법론은 QS가 국제 무역 분야에서 요구하는 인재상이 단순한 학자가 아닌, ‘즉시 현장에 투입 가능한 실무형 글로벌 리더’임을 명확히 보여준다.

결론적으로, 국내 대학들이 QS 국제 무역 랭킹에서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폭넓은 경영학 교육 방식에서 벗어나, 국제 무역의 복잡한 실무 환경을 반영하는 심도 있는 커리큘럼 개발과 적극적인 산업 연계를 통해 프로그램의 ‘무역 전문성’ 자체를 혁신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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