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동연구원, ‘기술 혁신과 노동시장·인적자본의 변화 –로봇 도입을 중심으로-’
로봇 도입, 제조업·비제조업 생산성 향상↑, 학위 필요성 감소로 인해 대학 진학률↓
전문가 “2년제 인력, 급변하는 산업 현장서 ‘운용’ ‘관리’ 등 수행하는 역할할 수 있어”
[한국대학신문 임연서 기자] 제조업 등 산업 현장에서 로봇을 활용한 자동화 공정이 보편화되면서 고숙련 노동자에 대한 인력 수요가 감소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특히 2년제 진학률이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전문대학이 산업 현장에 맞춘 실무형 인재를 양성하는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로봇 운용·관리 등 전문대졸 이상의 전문 인력이 여전히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3일 교육계에 따르면 로봇이 도입되는 산업 환경 속, 대학 진학률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노동연구원이 발간한 ‘기술 혁신과 노동시장·인적자본의 변화 –로봇 도입을 중심으로-’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2020년까지 로봇 도입(노출 정도) 증가에 따른 대학 진학률은 약 1.19%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로봇이 도입되면서, 학위의 중요성은 다소 감소했다는 주장이 나온다. 연구진은 “로봇 도입이 제조업·비제조업 모두 생산성을 향상시키면서, 대학 학위의 필요성이 낮은 직업의 고용 기회를 확대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보고서는 산업현장의 로봇 도입이 고졸 이하 노동자들의 임금을 상승시켜, 대학 진학률을 낮췄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대학 졸업 연령을 25세 이후로 가정하고, 은퇴 연령인 60세를 기준으로 25~60세 대상 노동자들을 분석한 결과다. 연구진은 “로봇이 도입되면서 저숙련 노동자의 임금을 상승시키기 때문에, 고졸 이하 저숙련 노동자의 대학 진학 유인이 약화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중에서도 2년제 진학률이 특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로봇 노출도가 1 표준편차 증가했을 때, 고등학교 졸업생들의 전체 대학 진학률은 0.8%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4년제의 경우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은 없으나, 2년제는 0.7%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로봇화로 인한 노동시장의 구조 변화에 학생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2년제 진학을 고려하던 학생들이 노동시장에 대한 전망을 고려해 진학에 대한 결정을 조정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산업 현장에 로봇이 도입되고 있지만, 로봇 관리·운용 등 인력의 필요성으로 인해 전문대학 출신 인재들이 현장에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 산업 현장에서 로봇을 개발하기보다,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인력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류혜연 영진전문대 AI융합기계계열 로봇자동화과 교수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로봇이 적용되는 산업 현장 즉, 제조업 등에서는 로봇에 대한 정비, 운용·관리 등 인력이 더욱 필요하게 될 것”이라며 “로봇을 다룰 수 있는 경험에 대해서는 오히려 실습 등 수업 비중이 높은 전문대학이 강점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로봇이 도입되면서 변화하는 환경에 맞춘 교육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전문대학에서 로봇 운용·관리 능력에 특화된 교육을 진행해 맞춤형 인력을 키울 수 있다는 의미다.
류혜연 교수는 “로봇을 직접 운영하는 오퍼레이터(Operator), 피엘씨(PLC, Programmable Logic Controller) 등 장비에 대한 관리, 운용 능력 등을 중점으로 교육한다면, 전문대학 특화 과정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전문대학이 자동화 현장에서도 로봇 운용·관리 등 전문 인력을 양성할 수 있다면 급변하는 산업 환경 속에서도 더욱 비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자동화·로봇 도입 등으로 변화하는 산업 구조에 대응하고자 교육 정책·인적자원 개발 프로그램 등의 연계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역·산업별 맞춤형 정책을 마련·설계하고, 기관별 협력을 고도화해야 한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현재 산업별 인적자원 개발 체계와 위원회들이 존재하지만, 지역·산업의 특수성을 반영한 정책은 부족한 편”이라며 “현실적 수요를 반영한 정책을 설계하고, 기관별 협력 체계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