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연고 등 주요 10개대 합격선 공개, 2026학년도 정시 지원 전략의 최종 잣대
인문계열, 최상위권의 ‘경영학과 쏠림’과 ‘자유전공·통계학과’의 전략적 약진
자연계열은 의약학 제외한 순수 이공계, 반도체·AI 학과가 최고 점수대 독식
[한국대학신문 백두산 기자]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정시모집의 핵심 지표인 전년도 합격선 분석이 수험생들의 최종 지원 전략 수립에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정시모집에서 수능 점수는 합격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잣대이기 때문에, 최상위권 학생들이 어떤 학과를 선택했는지 확인하는 것은 2026학년도 입시의 방향을 가늠하는 핵심 작업이다.
종로학원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서강대, 한양대, 중앙대, 경희대, 이화여대, 서울시립대 등 서울 주요 10개 대학의 2025학년도 정시 합격선(국수탐 백분위 평균 70% 컷 기준, 의약학계열 제외)을 분석한 결과, 인문계열은 ‘경영학과’의 전통적 강세가 재확인된 반면, 자연계열은 ‘반도체·AI 학과’가 독식하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 같은 분석은 단순한 선호도를 넘어, 고득점 학생들이 미래 직업군과 직결된 ‘실용 가치’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
■ 인문계열, ‘경영학과’ 쏠림 속 ‘자유전공’이 대안으로 부상 = 서울 주요 10개 대학의 인문계열 학과 중 정시 합격선 상위 3위 이내에 진입한 학과(총 31개, 동점 포함)를 분석한 결과, 경영학과가 5개 대학에서 최고 합격선을 기록하며 최상위권의 가장 큰 선호도를 보였다.
이는 경영학과가 전통적으로 문과 계열에서 취업과 진로의 확장성이 가장 크다고 인식돼 왔기 때문이다. 최근 5년간 추이를 살펴봐도 경영학과는 2021학년도 5개, 2022학년도 4개, 2024학년도 6개, 2025학년도 5개 학과가 상위권을 차지하며 명실상부한 인문계열의 ‘간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자유전공학부(4개)와 통계학과(4개)의 약진이다. 자유전공학부는 2024학년도 2개 학과에서 2025학년도 4개 학과로, 통계학과 역시 3개 학과에서 4개 학과로 상위권 점수 분포를 확대했다.
이 같은 현상은 최상위권 학생들이 특정 학과에 얽매이기보다, 입학 후 전공을 탐색하거나 선호도 높은 학과로 진입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하려는 전략적 선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학과의 약진은 데이터 분석 능력이 인문·사회 분야에서도 필수 역량으로 자리 잡으면서, 취업 경쟁력을 갖추려는 수요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반면, 2024학년도에 3개 학과가 상위권에 올랐던 경제학과와 미디어학과는 2025학년도에 각각 1개 학과로 줄어들면서 상대적인 선호도 변화를 보였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인문계열 최상위권 학생들이 ‘대학 간판’과 ‘미래 실용성’ 사이의 균형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며 “특히 자유전공학부의 선호도 증가는 정시에서 불확실성을 감수하더라도 상위 대학에 진입한 후, 경쟁률이 높은 경영이나 통계 등 선호 학과로 최종 진입하려는 전략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자연계열, ‘반도체·AI 블랙홀’ 형성… 첨단 학과의 압도적 지배력 = 의약학 계열(의대, 치대, 한의대, 약대, 수의대)을 제외한 순수 자연계열 학과 분석에서는 최상위권 수험생들의 첨단 분야 쏠림 현상이 압도적으로 나타났다.
주요 10개 대학의 정시 합격선 상위 3위 이내 학과(총 30개) 중, 반도체 관련 학과가 5개로 가장 높은 점수대를 형성하며 최상위권의 ‘블랙홀’ 역할을 했다. 이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기업과의 계약학과 형태로 운영돼 취업이 보장되는 경우가 많아 미래 안정성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반도체학과 다음으로는 AI학과(3개), 건축학과(3개), 컴퓨터학과(3개)가 높은 합격선을 기록했다. 상위 30개 학과 중 11개 학과가 반도체, AI, 컴퓨터 등 첨단 IT 분야에 집중된 것이다.
임 대표는 “자연계열에서 최근 5년간 반도체학과와 AI 학과의 상위권 선호도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졸업 후 취업 전망과 직결되는 실용 학문을 우선시하는 경향을 보여주는 가장 명확한 증거”라고 진단했다.
이러한 첨단 학과 쏠림은 기존의 순수 과학 분야(물리, 화학, 생명 등)나 전통 공학 분야의 합격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향후 전통 학과들이 고득점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음을 예고한다.
■ 무전공 선발 확대, 학과별 점수 격차 심화 우려 = 2026학년도 입시에서는 정부의 ‘무전공 선발 확대’ 기조가 본격화된다. 주요 대학들이 학부 단위의 무전공(자유전공) 선발을 대폭 늘릴 경우, 2025학년도 정시 합격선 분석에서 나타난 특정 학과 쏠림 현상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임 대표는 “무전공 선발로 입학한 학생들이 2학년 최종 학과 선택 시 정시 합격선이 높았던 경영, 통계, 반도체, AI 등 선호 학과로 대거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로 인해 학과별 재학생 수에 상당한 차이가 발생하고, 비선호 학과의 재학생 수 감소와 학문적 위축을 초래하는 ‘학과 쏠림 심화’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2026학년도 수험생들은 2025학년도 합격선 데이터를 단순 참고하는 것을 넘어, 첨단 분야 선호도와 무전공 확대라는 두 가지 큰 흐름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정시 지원 전략을 세밀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