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호 동서울대 교수
기업의 모든 워크플로우를 걸고 펼치는 플랫폼 전쟁의 서막
지난달 OpenAI가 대규모 업데이트를 진행했고, 구글도 ‘Gemini Enterprise’를 들고 기업 시장에 전격 침투했다. 이는 OpenAI의 GPTs와 Assistant API 고도화에 대한 정면 대응이었다. 이들의 행보는 AI 전쟁의 2막이 올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구글의 전략 : ‘침투(Penetration)’를 통한 조용한 혁명을 주도하다
구글 Gemini Enterprise의 핵심은 ‘익숙한 환경 안에서 터지는 조용한 혁신’이다. 이미 전 세계 수많은 기업이 사용하는 Gmail, Docs, Sheets 등 Google Workspace 안에 AI를 깊숙이 심어 넣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구글은 AI를 ‘단순 작업 보조’ 수준에서 끌어올려 복잡한 업무 전체를 자율적으로 완수하게 만들었다. 시장 조사부터 발주, 콘텐츠 제작까지 여러 단계를 거치는 ‘End-to-End 자동화’를 AI 에이전트 팀이 처리하도록 했다.
구글은 Microsoft 365, SAP, Salesforce 등 경쟁사 소프트웨어까지 연동할 수 있도록 문을 활짝 열었다. 이는 데이터가 특정 플랫폼에 갇히는 ‘데이터 사일로’ 문제를 해결하고, AI를 ‘구글만의 도구’가 아닌 ‘기업 전체의 연결고리’로 포지셔닝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OpenAI의 전략 : ‘탈바꿈(Transformation)’을 통한 새로운 생태계를 확장하다
OpenAI는 ‘최고 지능을 바탕으로 세상을 새롭게 창조’하는 탈바꿈 전략에 집중한다.
OpenAI의 전략은 GPT-5와 같은 압도적인 AI 지능에 기반했다. 개발자들은 Assistant API와 GPTs를 활용해 혁신적인 AI 서비스를 구축하도록 유도한다. 이들은 AI 기술 없이는 불가능했던 새로운 형태의 애플리케이션(AI-Native Apps)을 시장에 쏟아내도록 독려하고 있다.
OpenAI는 외부 개발자와 파트너사들이 자사의 강력한 API를 이용해 독창적인 서비스를 만들도록 생태계 확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구글이 내부 통합을 주도했다면, OpenAI는 최고 수준의 멀티모달 능력과 지능을 무기로 외부 생태계의 창의성을 극대화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고등직업교육의 대변혁 : ‘코더’는 지고 ‘AI 빌더’가 뜨고 있다
AI OS 전쟁은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상까지 송두리째 바꿔놓는다. 이제 교육의 초점은 AI가 생성한 코드와 솔루션을 평가하고, 디버깅하며, 효율성과 윤리적 관점에서 최종 승인하는 ‘감독관(Supervisor)’ 역량을 키우는 데 맞춰져야 할 것이다.
AI가 쉬워지면서 ‘도메인 전문 지식’의 가치는 오히려 폭발적으로 높아졌다. 전문대학은 특정 산업에 특화된 AI 에이전트를 설계하고 활용할 수 있는 ‘AI-강화 도메인 전문가’ 양성에 집중해야 한다. 미래의 직장인은 AI 도구를 쓰는 ‘이용자’인 동시에, 자기 업무에 맞춰 AI 도구를 만드는 ‘경량 빌더(Lightweight Builder)’여야 한다.
B2B 전쟁, 누가 기업의 ‘뇌’가 될 것인가
두 거인의 경쟁은 결국 기업의 ‘뇌’ 역할을 누가 차지하느냐의 싸움이다. 구글은 침투력을 핵심 전략으로 삼아, 기존 시스템에 ‘가장 깊숙이 연결’돼 워크플로우를 자동화하는 데 집중한다. 반면 OpenAI는 혁신성을 무기로, 최고 지능을 바탕으로 새로운 AI 서비스 생태계를 창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B2B 시장의 궁극적인 승자는 ‘가장 많은 기업 시스템과 연결돼 자율적으로 업무를 완수하게 만드는’ AI OS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의 경쟁은 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넘어, 미래의 인재상과 교육 시스템까지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