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귀덕 안양외국어고등학교 교사

최귀덕 안양외국어고등학교 교사
최귀덕 안양외국어고등학교 교사

필자가 어렸을 적에 차에는 지도가 하나씩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거의 모든 운전자가 내비게이션을 활용해 길을 찾으며, 심지어 내비게이션이 밀리지 않는 길을 찾아 추천해 주기도 한다. 얼마나 편리한 세상이 됐는가.

내비게이션은 GPS(Global Positioning System) 수신기를 기반으로 작동한다. GPS 수신기는 미국 국방부가 개발한 30개의 위성에서 발신하는 마이크로파를 수신해 해당 기기의 위치를 확인한다. 현재 지구 고도 2만 200km 상공에는 총 30개의 GPS 위성이 12시간마다 지구를 한 바퀴씩 돌고 있다. 이렇게 위성을 통해 받은 신호로 전자지도와 매칭 작업을 거쳐 현재 위치를 화면에 나타낼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위성은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돼 사용되고 있다.

5G 다음이라고 일컬어지는 6G 또한 핵심은 위성이다. 6G를 사용하면 초저지연, 초고속 전송이 가능하며, 전 세계 어디서나 끊기지 않고 인터넷과 연결될 수 있다. 태평양 한가운데서 조업하는 배에서도, 히말라야 정상에서도 자유롭고 빠르게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5G는 땅에 기지국을 세워야 해서 이용이 제한적이었다면, 지구 주위를 끊임없이 돌고 있는 저궤도 위성을 이용하는 6G는 이용에 제약이 없다. 2030년쯤 상용화될 예정인 6G는 속도가 5G보다 무려 100배 정도(1Tbps)라고 하니, 또 한 번 우리 삶의 질을 높일 것으로 예측된다.

세계 각국은 이러한 6G를 선점하기 위해 막대한 자본을 들여 경쟁 중이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는 25년 10월 기준 누적 9930개의 위성을 발사했고 이미 70여 개국에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그 뒤를 아마존의 프로젝트 카이퍼와 유럽의 원웹 등이 치열한 투자를 통해 경쟁을 벌이며 쫓고 있다. 우리나라도 2030년까지 3199억을 투입해 6G 표준 기반의 저궤도 통신위성을 쏘아 올려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위성 산업은 단순히 6G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위성은 4차 산업 혁명의 핵심 기술임과 동시에, 위성을 통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율주행, 교통, 물류, 기후 환경, 에너지 등 수많은 분야의 발전을 이끌 수 있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자율 주행은 완벽한 초고속 통신망이 갖춰졌을 때 가능한 것이며, 지구 관측은 농업 및 기후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해준다. 또한 내비게이션에서 볼 수 있듯, 위성은 교통과 물류의 핵심이며, 지구에서 관측되는 다양한 영상과 이미지를 통해 자원과 녹색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것은 명백하다. WEF와 딜로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관측 데이터 활용을 통한 잠재적 부가가치는 2030년 7000억 달러(한화 약 10조), 2023~2030년 누적 3.8조 달러(53조)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오늘 소개할 미래 유망 직업은 인공위성개발원이다. 인공위성개발원은 우주탐사, 기상예보 등의 다양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전문적 지식과 기술을 활용해 인공위성을 연구 및 개발, 설계하는 일을 한다. 관련 학과는 항공우주정보시스템공학과, 항공우주공학과, 기계항공공학부, 항공시스템공학과, 우주공학부, 항공우주모빌리티학과, 천문학과, 우주과학과 등이 있다. ‘항공우주학 개론’을 통해 항공우주와 관련된 자연 현상과 특성, 비행 관련 지식을 쌓을 수 있으며, ‘항공우주시스템설계’를 수강해 항공기계의 추진과 설계, 시스템과 관련된 기술을 배울 수 있다. 또한 ‘원격 탐사’에서는 원거리에서 자료를 취득하는 기술과 이동 대상 자료의 분석과 처리에 필요한 기술을 학습할 수 있다. 관련 자격증은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시행 중인 항공기관기술사와 항공산업기사,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에서 시행하는 전파전자통신기사가 있다. 특히 전파전자통신기사 자격증은 공공기관, 국방, 방송, IT 분야 등 다양한 곳에서 활용도가 높아 유용한 자격증이다.

위성 발사 장면을 TV로만 보던 것에 익숙하지만, 위성은 생각보다도 더 우리 생활 전반에 녹아있다. 위성은 우리 삶을 편리하게 해주는 핵심 기술이 될 것이며 그 활용도는 무궁무진할 것이다. 대한민국이 4차 산업의 선두에 설 수 있도록, 인공위성 개발자가 돼 보겠는가?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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