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체감 난이도 ‘매우 어려웠다’ 86.7% 압도…“절대평가 영어 1등급 3%대 예측”
국어 언매 85점, 수학 미적 87점 예상…지난해 대비 ‘최대 7점 폭락’으로 변별력 극대화
N수생 학력 수준 하락 및 의대 정원 축소 변수…“가채점 기반 표준점수 전략 세워야”

13일 서울 광진구 광남고 고사장에서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는 수험생들이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13일 서울 광진구 광남고 고사장에서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는 수험생들이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한국대학신문 백두산 기자]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국어와 수학, 영어 영역 모두 지난해보다 훨씬 어렵게 출제되면서 주요 입시업체들은 예상 등급 컷이 대폭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절대평가인 영어 영역은 1등급 비율이 3%대에 그칠 것으로 추정돼, 유례없는 ‘불수능’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종로학원, 유웨이, 이투스 등 주요 입시업체들의 분석과 수험생들의 체감 난이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수능은 2024학년도 수준에 버금갈 정도로 난이도가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 체감 난이도, 수험생 86.7% “어려웠다”…영어 1등급 3.8% 예상 '충격' = EBSi가 수능 당일 진행한 체감 난이도 조사에서 수험생들의 응답은 이번 시험의 난이도를 가늠케 했다.

해당 조사에 참여한 5714명(13일 오후 10시 기준) 중 ‘매우 어려웠다’는 응답이 47.7%, ‘약간 어려웠다’는 응답이 39%에 달해, 전체 수험생의 86.7%가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는 킬러문항 배제 기조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시험의 난이도가 어려웠음을 의미한다.

특히 영어 영역의 난이도 예상이 가장 충격적이다. 종로학원의 추정치에 따르면, 영어 영역 1등급(원점수 90점 이상) 비율은 3.8%로 예측된다. 이는 지난해 수능 1등급 비율인 6.2%보다 크게 낮아진 수치로, 이 추정치가 맞다면 2018학년도 영어 절대평가 도입 이후 역대 최저다.

■ 국어·수학, 1등급 컷 80점대…지난해 대비 최대 7점 하락 = 국어와 수학 영역의 1등급 원점수 컷은 대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1등급 컷이 90점대 초반이던 예년과 달리, 80점대 후반에서 90점대 초반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됐다.

주요 입시업체들의 가채점 분석에 따르면, 국어 영역 1등급 컷은 화법과 작문(화작)이 89점, 언어와 매체(언매)가 85점으로 예측된다. 이는 지난해 수능 1등급 컷(언매 92점, 화작 95점) 대비 언매 7점, 화작 6점 폭락한 수치다.

언매 1등급 컷이 80점대 중반까지 떨어지면서, 국어 영역의 난이도가 급상승했음을 보여준다. 언매 선택자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46점으로 예측돼 국어에서 최상위권의 변별력이 극대화될 전망이다.

수학 영역 역시 난이도가 상승하며 등급 컷이 낮아졌다. 입시업체들의 추정 자료를 종합해 보면, 1등급 원점수 컷은 87점부터 91점 사이로 형성될 것으로 추측된다.

구체적으로 미적분은 87점으로 지난해(88점) 대비 1점 하락했고, 확률과 통계(확통)는 90~91점으로 지난해(94점) 대비 3~4점 하락하며 난이도가 상승했다. 기하는 88~89점으로 지난해(90점) 대비 1~2점 하락한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확통의 난이도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전반적으로 1등급 컷이 80점대 후반에서 90점대 초반으로 형성됐다. 수학 영역 표준점수 최고점은 141점으로 예상돼 국어와 함께 난이도가 높았음을 입증했다.

■ ‘N수생 변수’와 ‘의대 정원 축소’의 역설…정시 전략 재검토 시급 = 이번 수능의 예상 등급 컷 하락은 단순히 문항 난이도 상승뿐만 아니라 응시 집단의 특성 변화라는 변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금년도 의대 모집정원이 1500여 명 축소됐고, 9월 모의평가에 응시하지 않았던 7만 6587명의 N수생의 학력 수준이 지난해보다 떨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경우, 최상위권의 변동성이 커지고 중상위권 학생들의 체감 난도는 더욱 높게 나타나 실제 채점 결과에서는 등급 컷이 이보다 더 하락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입시 전문가들은 “수험생들이 가채점 결과를 바탕으로 원점수 등급 컷에 얽매이기보다는 표준점수와 백분위를 중심으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어와 수학의 변별력이 높아진 만큼, 이 두 과목의 표준점수가 정시 지원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면서 “각 대학의 탐구 영역 변환표준점수와 과목별 가중치 등을 면밀히 검토해 자신의 유불리를 최대화하는 정시 지원 전략을 신속하게 모색할 것”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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