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승 한국공학교육인증원장, 국회 토론회서 ‘대학의 지속가능 성장 모델’ 제언
대학 생존 위해 교육 플랫폼 전환, 산업 연계 연구혁신 필요
지역혁신, 대학 교육·연구 기반에서 출발… 대학 중심 지역 생태계 구축돼야

김우승 한국공학교육인증원장이 17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가균형성장을 위한 지속가능한 대학 생태계 구축’ 토론회에서  ‘대학-기업 산학일치를 통한 대학의 지속가능 성장 모델’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임지연 기자)

[한국대학신문 임지연 기자] 대학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대학 스스로 교육·연구 경쟁력을 진단하고, 이를 기반으로 산업과 지역에 기여할 수 있는 혁신 모델을 구축해야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한 기업이 학위 없는 인재를 직접 양성하기 시작한 지금, 대학은 생존을 위해 교육 플랫폼 전환과 산업 연계 연구혁신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17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가균형성장을 위한 지속가능한 대학 생태계 구축’ 토론회에서 김우승 한국공학교육인증원장은 “대학의 교육 경쟁력과 연구 경쟁력 없이 지역이 발전한다는 것은 ‘허상’”이라며 “대학 스스로 어떤 교육 경쟁력, 어떤 연구 경쟁력을 갖고 있는지 진단하고, 이에 대한 재정지원이 돼야 효과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김 원장은 ‘대학-기업 산학일치를 통한 대학의 지속가능 성장 모델’ 주제발표를 통해 국내 대학들이 직면한 위기의 본질과 그 해법을 해외 사례를 통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김 원장은 “지금 한국 대학의 위기는 돈의 문제가 아니다. 대학이 왜 존재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답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등록금 동결, 기부금 부족 등 재정 문제가 심각하지만, 더 큰 문제는 대학의 사회적 역할과 가치에 있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세계 유수 대학들은 이미 자체적인 재정 활성화 기반을 갖추고 있다. 하버드의 경우 2025년 기준 82조 원 규모의 기부금을 보유하고 있고, 자체 운영수입의 46%를 기부금으로 충당하고 있다”며 “이는 교육 경쟁력과 연구 경쟁력에서 비롯된 신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수준의 교육·연구 시스템 없이는 불가능하다. 대학 내 교육혁신 플랫폼 구축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수업 방식의 혁신을 가장 중요한 출발점으로 꼽았다. 아무리 좋은 교육 정책이나 사업 기획이 있어도 강의실이 변하지 않으면 교육은 바뀌지 않는다는 이유다.

또한 기업이 필요한 실무형 인재를 스스로 길러내는 등 교육의 주체로 등장한 것도 학령인구 감소보다 더 큰 외부 경쟁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사회와의 연결이 강화된 직무역량 함양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김 원장은 “구글 ‘커리어 서티피킷’처럼 기업이 직접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 실무형 인재를 길러내고 있는 것은 물론, 석박사급을 배출할 수 있는 사례가 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삼성, LG 등이 자체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필요한 인재를 스스로 양성하고 있다”며 “이 같은 흐름 속에 구글, IBM, 애플 등은 ‘학위보다 실무 역량’을 강조하며 학위를 요구하지 않는 채용을 늘리고 있다. 더 이상 대학 졸업장이 필요하지 않게 된 것이다. 이것이 직무 역량 기반 교육이 대학에서 필수적으로 작동해야 하는 이유이자, 취·창업과 직결되는 기업 현장 밀착형 교육이 필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김 원장은 연구를 논문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산업(기업)과 사회(공공)에서 쓸 수 있는 결과로 이어지도록 해야한다고 제시했다. 오하이오대의 ‘기어랩(Gear Lab)’, 조지아텍의 반도체 패키징 연구소, 버지니아텍 타이어 센터 등처럼 기업이 참여하는 멤버십 연구 모델을 구축해 연구소가 지속 가능성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우리나라 대학은 정부 지원사업이 끝나면 센터도 함께 문을 닫는다”면서 “해외 대학처럼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연구 플랫폼을 만들어야 정부 재정 지원이 종료되도 대학은 지속가능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그는  “지속가능한 대학의 미래는 정부 지원사업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 자체의 플랫폼 구축 능력에 달려 있다”며 “교육혁신, 연구혁신, 지역혁신이 선순환 구조를 이루는 생태계를 만든다면, 한국 대학도 세계 무대에서 충분히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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