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과 현대, 음악과 시각예술 결합한 융복합 무대 주목
[한국대학신문 김윤미 기자] 추계예술대학교(총장 임상혁) 예비예술인 창작국악 지원사업 ‘손으로 그려낸 국악’ 쇼케이스가 지난 13일과 14일 양일간 북아현아트홀에서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전통 국악의 기반 위에서 음악·연극·영상·시각예술을 넘나드는 실험적 시도가 이어지며, 젊은 창작자들이 국악의 미래 가능성을 직접 증명한 무대였다.
◇ 13일 – 다양한 장르가 국악과 만난 창작의 날
첫 무대는 국악밴드 ‘화령’ 공연으로 문을 열었다. 가야금·해금·드럼·기타 등 전통과 현대 악기를 결합하고, 전자음향을 얹어 ‘이질적 사운드’의 새로운 질감을 만들었다. 강렬한 사운드와 입체적인 앙상블은 쇼케이스의 시작을 폭발적으로 알렸다.
‘굄’팀이 준비한 두 번째 무대는 1인 창작 판소리극으로 단숨에 시선을 모았다. 한 명의 소리꾼이 극 전체를 이끌며 관객과의 호흡을 주도했고, 목소리·몸짓·시선만으로도 밀도 높은 서사를 완성해 ‘1인 무대’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세 번째 무대 ‘청화’는 서도민요 ‘몽금포타령’과 동양화 라이브 드로잉을 결합한 공연으로 음악과 그림이 동시에 생성되는 과정을 무대 위에서 펼쳐냈다. 공연 중 완성된 작품은 공연 후 로비에 전시돼관객들에게 긴 여운을 남겼다.
‘이어랑’팀은 민요 <이어도사나>를 모티브로 영상, 그리고 가야금·해금·피아노의 사운드를 교차시켜 제주 바다의 풍파와 신비로움을 음악적 서사로 풀어냈다. 영상과 연주가 유기적으로 맞물리며 ‘파도처럼 흐르는 무드’를 완성했다.
13일의 마지막 무대는 ‘소리담화’팀이 장식했다. 판소리 ‘적벽가’를 기반으로 직접 제작한 애니메이션을 활용해 ‘만화를 보는 듯한 판소리’라는 새로운 형식으로 구현했다. 전통 서사는 유지하면서 시각적 해석을 더해 젊은 관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 14일 – 전통의 깊이와 현대적 해석이 공존한 무대
14일은 심청의 서사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구성해 전통의 정서를 깊이 있게 표현한 ‘담음’의 무대로 열었다. 오롯이 소리로 감정선을 이끌어가며 ‘새롭게 태어난 심청’을 무대에 선보였다.
두 번째 무대 ‘온음’은 꿈이라는 소재를 중심으로 한 가야금 4중주를 선보였다. 리듬과 전통 연주법의 조화를 통해 클래식적 구조와 현대적 감각을 동시에 담아냈으며, ‘지금 시대의 가야금’이 지닌 다층적인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세 번째 팀 ‘단풍상회’는 이번 사업 과정에서 느낀 고민과 청춘, 친구 사이의 관계를 영상과 음악으로 엮어 스토리텔링하는 무대를 구성했다. 일상의 감정이 솔직하게 드러나는 작품으로, 관객에게 공감과 따뜻함을 선사했다.
마지막 무대인 ‘프로젝트 백’은 판화·드로잉·승무·연주가 동시에 펼쳐지는 융복합 퍼포먼스로, 쇼케이스의 대미를 장식했다. 시각예술과 신체의 움직임, 음악이 한 화면처럼 어우러지며 ‘손으로 그려낸 국악’이라는 타이틀을 가장 직접적으로 체화한 무대였다.
◇ 예비예술인이 처음부터 끝까지 만든 창작국악의 장
이번 쇼케이스는 학생들이 기획부터 창작, 멘토링, 리허설. 무대 운영까지 전 과정을 직접 수행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국악의 동시대성과 확장성을 고민한 이들의 실험은 전통예술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제시했으며 창작자로서의 자립적 역량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손으로 그려낸 국악’으로 젊은 창작자들이 펼쳐나갈 국악의 새로운 세계에 기대가 모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