딘 캐리그넌, 조앤 가빈 지음 《마이크로소프트 혁신의 비밀》
[한국대학신문 정수정 기자] 미 증시를 견인하는 ‘매그니피선트 7’ 가운데 최장수 기업, 마이크로소프트가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개인용 컴퓨터(PC) 시대를 연 뒤 업무 생산성, 클라우드, 게이밍까지 생활과 여가의 접점을 넓혀 온 이 기업은 어떻게 반세기 동안 혁신의 속도를 잃지 않았을까. 《마이크로소프트 혁신의 비밀》은 그 질문을 회사 안에서 지켜본 두 저자, 딘 캐리그넌과 조앤 가빈이 구체적 사례와 생생한 뒷얘기로 풀어낸 책이다. “잘 나갈 때 더 깊게 의심하고, 틀렸을 때는 더 빨리 접는다”는 마이크로소프트식 전환의 작동 원리를 현장감 있게 보여준다.
책은 지난 20여 년을 축으로 삼아, 마이크로소프트가 거친 굵직한 승부와 좌초, 그리고 그 뒤의 되돌림을 따라간다. 특히 게이밍 진출 초기에 드러난 고객 오독(誤讀)과 제품·커뮤니티에 대한 불충분한 이해가 어떻게 시장의 냉혹한 심판으로 돌아왔는지, 그 실패가 어떤 체질 개선을 촉발했는지를 Xbox 사례로 면밀히 복원한다. 핵심은 ‘집요한 사용자 학습’과 ‘의미 있는 포기’다. 고객이 원치 않는 기능에 집착하기보다, 데이터와 현장의 목소리를 근거로 전략을 갈아엎을 용기—마이크로소프트가 위기를 전환점으로 삼는 방식이 여기서 드러난다.
캐리그넌은 커리어 대부분을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보낸 전략·제품 리더로, 성공과 실패의 원인을 조직 내부의 결정·데이터·문화로 추적한다. 가빈은 복수의 사업 라인을 넘나든 실행 경험을 바탕으로 ‘현장에서 통하는’ 언어로 사례를 전개한다. 두 사람은 “혁신은 영감의 번개가 아니라, 의심–실험–학습–전환의 반복”임을 일관되게 강조한다.
책에는 제품/서비스 리더, 조직 변화를 고민하는 경영진, 테크·콘텐츠 실무자 등 누구에게나 도움이 될 수 있는 실무적 디테일이 세밀하게 담겨있다. 《마이크로소프트 혁신의 비밀》은 결과의 영광 대신 과정의 곡선을 보여준다. 반세기 기업의 ‘지속 가능한 혁신’은 화려한 비전이 아니라, 고객 집착–빠른 학습–과감한 전환–윤리적 설계라는 네 개의 기둥 위에 서 있다는 사실. 급변하는 기술 트렌드 속에서 길을 잃지 않으려는 조직이라면, 이 책의 실전적 통찰이 가장 믿을 만한 나침반이 될 것이다. (한스미디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