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CE, ‘고교학점제 본격 적용 첫해 학교 교육과정 편제 경향’
1학년은 사실상 ‘전과목 지정’… 선택 비율 1%도 안 돼
대도시·대형학교일수록 선택 과목 폭↑… 최대 6.6%p 격차

부산온라인학교 수업 모습. (사진=부산시교육청)
부산온라인학교 수업 모습. (사진=부산시교육청)

[한국대학신문 윤채빈 기자] 고교학점제가 전면 적용된 2025학년도 고1 교육과정 편제에서 학생 선택권 확대와 과목 수 증가, 지역·학교 규모별 격차가 뚜렷하게 확인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KICE)은 최근 ‘고교학점제 본격 적용 첫해 학교 교육과정 편제 경향’을 주제로 한 2025 이슈페이퍼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입학연도별 3개년 편제에서 1학년은 공통과목 중심으로 선택권이 거의 없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선택 과목 비율이 크게 늘었다.

2025학년도 1학년의 선택 과목은 1학기 0.16학점, 2학기 0.19학점으로 전체의 1%도 되지 않았다. 같은 학기 지정 과목은 29.56~29.59학점으로 사실상 전 과목이 지정 형태로 운영됐다. 학점제로 인한 이동수업이나 선택 혼란이 1학년 단계에서는 구조적으로 발생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반면 2학년부터는 선택 학점이 크게 늘었다. 2학년 1학기는 선택 16.68학점·지정 12.82학점이었고, 3학년 2학기에는 선택 학점이 22.15학점으로 지정 학점(5.26학점)의 4배 이상이었다. 보고서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선택 비중이 확대되는 구조가 뚜렷하다”고 했다.

학교 지정 과목 및 학생 선택 과목의 학점 수와 과목 수. (자료=KICE)
학교 지정 과목 및 학생 선택 과목의 학점 수와 과목 수. (자료=KICE)

지역별 편차도 확인됐다. 선택 과목 비율은 대도시가 47.6%로 가장 높았고, 중소도시(41.0%), 읍·면 지역(41.1%)과 최대 6.6%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학급 규모별로는 20학급 이상 학교가 44.2%, 20학급 미만 학교는 41.9%였다. 교·강사 수급 여건과 환경이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학교 지정 과목은 대부분 수능 출제 과목에서 편성됐다. 국어 ‘문학’ 79.41%, 수학 ‘대수’ 80.88%, 영어 ‘영어Ⅰ’ 79.41% 등 수능 핵심 과목 대부분은 지정 과목으로 운영된 반면, 수능 미출제 과목인 ‘영어 독해와 작문’의 지정 비율은 44.11%에 그쳤다. 보고서는 “대입 관련성이 클수록 학교가 필수 이수 과목으로 고정하는 경향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어, 수학, 영어 수능 출제 과목의 지정 과목 편성 현황. (자료=KICE)
국어, 수학, 영어 수능 출제 과목의 지정 과목 편성 현황. (자료=KICE)

과목 수 증가도 두드러졌다. 2025년 입학생의 총 이수 과목 수는 평균 55.74개로, 2023·2024년 입학생의 43개 내외보다 약 13개 늘었다. 이와 관련해 권혁선 전국중등수석교사회장(한국기술부사관사관고등학교)은 “과목 수가 늘면서 교사 1인이 담당해야 하는 과목이 많아지고, 평가·수업 준비·학생부 관리까지 부담이 전반적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한편 오늘(25일) 국회에서는 교사노동조합연맹·전국교직원노동조합·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 교원 3단체의 ‘고교학점제 개선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회견을 주최한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의원은 “학생들이 과도한 경쟁과 불안을 겪지 않도록, 교사들이 교육 본연의 역할에 집중할 수 있도록 현장의 의견을 제도 설계에 반영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기자회견의 제안이 건설적인 논의로 이어져 개선될 수 있도록 교육주체들과 긴밀히 소통하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키워드

#고교학점제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