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0만㎡의 거대 면적 자랑...담장 허물어 지역주민 포용

동대구역에서 하양방면 차로 30여분 달리면 시내를 벗어나 녹지대로 들어선다. 경산시 진량읍 내리리에 위치한 대구대 경산캠퍼스다. 진입도록 오른쪽으로 바다 같은 거대한 물결이 먼저 눈에 띈다. 약 185만 ㎡ 규모의 대학 소유 ‘문천지’ 호수다. 이 대학 스포츠레저학과 실습장 앞에 몇 명의 윈드 서퍼들이 모여 있고, 카약 선수들이 물살을 가르며 연습에 열중하고 있다. 매일 이 길로 등하교 하는 학생들에게는 얼마나 큰 선물일까.....지독한 매연을 들이켜야 하는 대도시 대학 학생들이 부러워할만하다.


대학의 첫 진입로인 서문을 들어서면 숲이 울창한 공원에 들어선 느낌. 4월 말 활짝 핀 왕벗꽃이 떨군 꽃잎들로 캠퍼스는 한겨울 함박눈이 내린 풍경을 연상케 한다. 곧 올 초여름 더위쯤이야 한 방에 날려버릴 것만 같다. 아직 꽃망울을 터뜨리지 못한 영산홍은 수줍은 듯 고개를 숙이고 있다.

■ 반나절 산보해도 지루하지 않을 330만㎡ 거대 캠퍼스 = 캠퍼스 곳곳을 연결하는 교내 도로는 4차선으로 시원하게 뚫려있다. 330만㎡ 의 거대한 캠퍼스를 연결하는 이 도로는 7km 인라인스케이트 코스와 총 10km에 달하는 산책로로 연결된다. 산책로와 인라인스케이트 코스는 주말마다 지역 주민들이 대구대를 찾게 만드는 이유기도 하다.

인라인스케이트 코스는 특히 전국 대학 내 최초로 설치됐다. 그 길이로 보면 2개월간의 훈련을 거친 초보 마라토너가 완주할 수 있는 거리인 5km를 넘는다. 산림으로 우거진 산책로는 서울 여의도 공원의 자전거도로(2.6km)와 잠실 석촌호수(2.5km)를 합친 거리의 두 배에 달한다.
캠퍼스에는 40~50년은 족히 넘는 큰 키의 수목들이 건물을 가릴 만큼 울창하다. 캠퍼스 곳곳에는 ‘미니 동물원’, ‘돌비아 정원’, ‘장승정원’, ‘하늘공원’ 등 갖가지 특색 있는 볼거리로 가득한 테마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반나절 정도는 산보를 해도 지루하지 않을듯하다.

본관 뒤편으로 난 길로 들어서면 잘 가꿔진 ‘비호동산’이 나온다. 야외 결혼식장을 찾는 예비 신혼부부라면 “이 곳이야”라고 감탄할 만하다. 바로 옆에 위치한 ‘구연정龜淵亭’은 전통 건축기법과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경상북도 문화재 제 415호로 지정됐다. 조선 헌종 14년(1848년) 직재 김익동 선생이 건립한 정자는 금호강변의 좁은 암벽 위에 세워진 정면 2칸, 측면 2칸의 기와 목조건물로, 우리 역사를 학습하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 학생이 행복한 캠퍼스.... 대학경쟁력의 원천 = 본관 오른쪽에 위치한 화훼단지에는 1백50여 종의 식물이 계절에 따라 피었다 지면서 생동감있는 캠퍼스를 연출한다. 쑥부쟁이, 패랭이, 왕원추리, 꽃범의 꼬리, 하늘매발톱 등의 야생화는 직원들이 직접 산과 들에서 채집해 심어 놓았다.

열린캠퍼스를 지향하는 대구대는 담장이 없을뿐더러 주차료도 받지 않는다. 지역주민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호텔급 수준의 화장실 시설도 갖췄다. 이 처럼 공원으로 꾸며진 아름다운 캠퍼스는 곧 대학의 경쟁력의 원천이 된다.

서울지역 유수 명문대학들이 인천 송도와 경기도 파주 등 지역 캠퍼스 조성에 앞 다퉈 나서는 이유도 캠퍼스의 환경이 중요함을 보여주는 사례다. 대구대는 이렇게 꾸민 아름다운 캠퍼스가 지역에서부터 큰 호응을 얻어 장기적으로 대학의 이미지 제고를 통해 신입생 유치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올해 개교 54주년을 맞은 대구대는 교내 구성원과 지역민들의 복지 증진을 위해 수영장과 골프연습장, 헬스장, 스포츠 강의실, 미술학부 실습실, 교수회관 등을 갖춘 연면적 8264㎡, 8층 규모의 ‘종합복지관’을 오는 2학기부터 개관할 예정이다.

[인터뷰] 홍덕률 총장
“위기를 기회로, 학생들이 행복한 대학이 목표”


취임 후 6개월. 법인 정상화 문제부터 쉽지 않은 숙제를 갖고 시작했다. 홍덕률 총장은 “법인 정상화와 새로운 대학 경영 패러다임 구축, 그리고 대학 경쟁력 제고라는 세 가지 큰 숙제를 안고 지금 씨름 중”이라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지난 1일 54주년 개교기념일을 맞은 그는 ‘학생이 행복한 대학’이라는 캐치프레이즈에 걸 맞는 비전을 선포했다. 입학자원 감소에 따른 국내 대학 전체의 위기 상황을 대학 발전의 전환기로 활용하자는 것. 공급자 위주의 양적 대학비전 대신 교육 수요자 위주의 구체적인 목표가 참신하다.

- ‘학생이 행복한 대학’은 다소 추상적인데요. 구체적인 실현 계획이 있나요.
“취임 직후 TFT를 구성해 우리 대학의 현황을 분석하고 이를 구성원들과 공유해 얻어낸 결과물을 발전전략에 담았습니다. 학생이 행복한 대학은 결국 학생이 찾아오는 대학, 학생 중심의 대학, 학생을 위한 대학일 것입니다. 이를 위해 교과과정 개편은 물론 정규 교과 외 교육프로그램을 대폭 강화할 예정입니다. 특강·인턴십·실험·실습·공연·전시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대학문화를 느끼고 배울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또 학생들이 제안하는 교육프로그램을 적극 발굴해 지원하는 등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도록 하겠습니다.”

- 캠퍼스와 교육환경이 매우 좋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를 활용하는 계획도 있나요.
“우리학교는 현재 국가정책 산업으로 급성장하는 신재생 에너지 관련 인프라 구축을 위해 지자체와 산업체 등과 협력하고 있습니다. 가칭 ‘신재생 에너지 산업화 디자인센터’를 운영할 계획이죠. 여기에는 신재생 에너지 테마공원과 홍보관 설립은 물론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에 부응하는 자전거 테마도로와 대학 내 태양광 발전사업 등도 포함됩니다.”

- 대구대 하면 장애인복지와 재활분야라는 명확한 특성화 분야가 있습니다. 이를 활용하는 방안은요.
“우리대학만의 강점을 살려야 합니다. 지난해 3월 대구 대명동에서 경산 캠퍼스로 이전한 재활과학대학의 전문성과 정보통신대학의 T기술을 접목해 재활의료단지를 조성할 계획입니다. 여기에는 재활승마연구센터와 인간친화재활복합기기 연구센터 조성은 물론 지난해 11월 개소한 장애인 운전 재활센터도 포함될 것입니다.”

- 시민사회 활동과 비판적인 지식인 역할을 그 동안 해오셨는데요. 학교운영 원칙도 남다를 것 같습니다.
“대구대는 90년대 초 민주화 과정을 거쳤습니다. 어렵더라도 소통과 대화, 설득과 통합을 통해 변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교수와 직원 그리고 학생들과의 간담회를 정례화하고 현장을 중시하는 경영을 하겠습니다. 늦은 밤, 연구실과 실험실 그리고 행정실을 방문해 현장에서 직접 이야기를 듣고 그 답을 찾아 해결하도록 하겠습니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