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쇼트트랙 여제(女帝)로 군림

“마지막으로 국가대표로 뛰고 은퇴하려 했는데 아쉽게 선발되지 못했다. 평소 운동하면서 ‘짧고 굵게’ 선수생활하고 은퇴하려고 했기 때문에 큰 미련은 없다. 코치로선 이제 시작이고 배울 점도 많지만, 후배들에게 최고의 것들을 전수하고 싶다.”

진선유 단국대 쇼트트랙 코치는 2000년대 우리나라 여자 쇼트트랙을 이끌었던 선수였다. 지난 2006년 이탈리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는 3관왕에 올랐고, 2005~2007년까지 세계선수권대회 3연패를 달성했다. 우리나라가 쇼트트랙 강국으로 오랜 시간 군림할 수 있었던 것엔 진 코치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지난 2월 전국동계체전에서 그는 선수 은퇴를 선언했고, 지난 1일부터는 단국대 코치로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고 있다. 선수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진 코치는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을 꼽았다. 당시 우리나라는 쇼트트랙에서 금메달 6개를 획득했는데, 진 코치와 안현수 선수가 금메달 3개씩을 합작했었다.

당시를 회상하며 진 코치는 “중요한 올림픽 무대에서 실수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긴장을 많이 했었다”며 “쇼트트랙 종목은 기록이 아닌 순위로 경쟁을 하기 때문에 변수가 많다. 추월할 때 자리 싸움 등이 치열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첫 종목은 중국이 강했던 500m였는데, 중국선수들이 상승세를 타지 않을까 걱정도 많았다고 했다.

그는 “특히 4인 1조로 진행되는 계주에서 더욱 부담이 컸다”며 “내가 실수하면 다른 선수들까지 금메달을 따지 못한다는 생각에 출발선에 썼을 때도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쇼트트랙을 이끌며 전성기를 구가하던 그는 2008년 오른쪽 발목 인대 부상을 당하게 된다. 6주 진단을 받았지만 세계선수권 4연패를 목표로 하고 있어, 재활 후 출전을 강행했고 부상이 악화됐다.

지난 2009년에는 부상 여파로 대표선발전에서 탈락했고 지난해에도 아쉽게 대표에 선발되지 못했다.

진 코치는 “마지막 선수생활을 좋게 마무리 하고 싶었다. 그래서 지난해 열린 대표선발전에서 최선을 다했다”며 “1명이 우선 선발됐고 4명을 선발하는 상황에서 5등을 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쇼트트랙 내부 문제로 불거진 짬짜미 사태 등으로 대표선발전 방식이 바뀐 것도 그에게 악재로 작용했다. 평소 짧고 굵게 선수생활 하고 은퇴하려는 생각이 있었던 그는 지난 2월 전국 동계체전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은퇴 후 진로를 모색하던 그는 단국대의 코치 제의를 수락했다. 진 코치는 “내가 부상을 당했을 때 모교인 단국대에서 많은 도움을 줬다. 그래서 학교에 도움이 되고 싶었고, 선수들을 가르치는 것도 그 중 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며 수락 이유를 밝혔다. 진 코치는 “아직 코치로 임명된 지 1달도 되지 않아 적응도 해야 하고 배워야 할 점이 많다”고 했다. 그래서 선배 코치들의 지도 모습을 배우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앞으로 포부에 대해선 “선수 시절 체력적인 면에 자신이 있었다. 선수들에게 체력을 강화하는 방법 등 선수시절 얻은 노하우들을 전수하고 싶다”며 “선수들 스스로 훈련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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