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표류 철도대학 개편 문제 ‘충주대와 통합’ 가닥
충주대와 철도대학은 21일 오전 통합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교 통합에서 △철도·교통산업 발전 위한 특성화 추진 △학과 조정과 교수 재배치 △교직원과 재학생의 신분상 불이익이 없도록 한다는 데에 합의했다.
양 대학 통합추진위원장인 윤진식 한나라당(충북 충주) 의원은 “양 대학의 통합은 우리나라 교통산업의 방향을 결정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통합이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국토부·충주대·철도대학 기재부 설득=그동안 철도대학 통합문제는 관할청인 국토해양부와 예산을 담당하는 기획재정부가 각각 입장을 달리하면서 진통을 겪어왔다. 국토부는 지난 2006년 철도 고급인력 양성을 목표로 ‘철도대학 사립화 계획’을 추진했다. 그러나 2008년 7월 통합 1순위 대학이었던 고려대 세종캠퍼스와의 인수협상이 결렬되면서 답보상태에 빠졌다. 당시 고려대와 철도대학은 △철도대학 교원 처우방안 △철도대학 발전방안 △정원 승계 문제 등에서 접점을 찾지 못했다.
이에 국토부는 철도대학과 사립대 간 통합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국립대와의 통합’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문제는 예산을 총괄하는 기재부가 국립대와의 통합을 반대한다는 점이었다. 2005년 1월 철도청이 공사화(한국철도공사)된 만큼 사립화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인 셈이다.
그러나 주관 부처인 국토부와 당사자인 철도대학·충주대 등이 끈질기게 기재부 설득에 나서면서 상황이 변하기 시작했다. 특히 기재부로서도 2008년 고려대와의 통합협상 결렬 이후 무려 4년 넘게 끌어온 철도대학 개편문제가 부담스러웠단 지적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대로 가면 평행선만 달리게 된다는 우려가 양 부처 사이에 있었다”고 전했다.
■통합대상에 국립대 포함시키며 급물살=해결의 실마리는 지난 2월 기재부·국토부·교과부와 전문가들이 참여한 철도산업위원회에서 찾아졌다. 철도대학 개편방안에 사립대뿐 아니라 국립대도 통합대상으로 포함시켰고, 3월 초 이 안이 의결되면서 급물살을 탔다.
국토부 철도정책과 김유인 사무관은 “기재부가 우리 안을 다 받아들인 것은 아니지만, 국립대든 사립대든 철도대학이 조속히 4년제 대학과 통합해야 한다는 점에 합의하면서 실마리를 찾았다”고 밝혔다.
이후 충주대가 철도대학의 통합 대상으로 급부상 했다. 충주대는 작년 4월 철도대학이 구성한 대학발전심의위에서 통합 대상 1순위로 선정된 바 있다. 교명을 아예 ‘한국교통대’로 바꾸고, 학과개편 등을 통해 대학을 철도·교통·물류로 특성화 하겠다는 계획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이다.
이미 양 대학의 통합 틀은 잡혀 있다. 21일 양 대학 간 MOU 체결식에서 장병집 충주대 총장은 “철도대학과의 통합으로 고등교육의 위기를 극복하고, 세계적인 교통특성화 대학으로 재탄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충주대는 철도대학과의 통합 이후 증평캠퍼스는 바이오메디컬 분야로, 충주캠퍼스는 철도·교통·항공 분야로 특화할 계획이다. 통합계획서는 다음달 27일까지 교과부에 제출하고, 오는 7월 중 통합 승인을 받아낼 방침이다.
■반대의견 가진 구성원 설득이 관건=통합이 성사되기까진 반대의견을 가진 학생과 교직원 설득이 관건이다. 충주대는 지난 2009년 말 철도대학과의 통합 찬반을 묻는 설문에 교수·직원의 81%가 찬성했다. 그러나 철도대학은 지난 2009년 구성원 설문 결과 교수·직원들은 근소한 차이로 충주대(22 대 19)를, 학생들은 충남대를 더 선호(205 대 72)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MOU 체결식이 열린 21일 한 철도대학 재학생은 “충주대와 통합을 추진할 줄 물랐다. 다른 국립대와 통합하길 바랐는데, 갑작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학생들 의견은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며 “이게 말이나 되느냐”고 반문했다.
또 학과개편 등 예민한 부분도 합의해야 한다. 정원 조정에 있어선 충주대가 철도대학 정원을 그대로 유지해 주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비교적 무난한 합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학과개편이나 교수 재배치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다만 양 교 대학본부가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점은 향후 통합 논의에 긍정적 신호다.
장병집 총장은 “철도대학과의 통합으로 고등교육의 위기를 극복하고, 세계적인 교통특성화 대학으로 재탄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효식 철도대학 총장도 “그간 과대표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가져왔는데, 앞으로는 전체 학생 대상으로 설명회를 확대하겠다”며 “철도대학과의 통합 추진배경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 교는 향후 꾸려질 통합조정위원회에 학생 대표도 참여시킬 계획이다. 통합을 반대하는 학생들까지 수긍할 수 있는 통합방안이 위원회에서 마련될 지 주목된다. <신하영·홍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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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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