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장혜승 기자] 교육의 중심은 학습자다.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는 교육환경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혁신의 새로운 형태인 인공지능(AI) 활용 학생 맞춤형 교육에서도 주체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 AI는 학습자를 위해 설계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8일 대전 우송대에서 열린 ‘제4회 혁신 Webinar 콘퍼런스’ 토론 참석자들은 학습자의 학습 역량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인공지능이 활용돼야 할 방향을 제안했다.
윤성환 순천향대 기획처장은 AI 활용 맞춤형 교육이 학생의 학습 역량을 기존 수단보다도 효율적으로 진단할 수 있다고 봤다. 윤 처장은 “AI는 암기 등 기본 학습을 담당하고 교수는 문제 해결 등 혁신 교육을 진행하는 식으로 분업한다면 진정한 학생 맞춤형 교육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I 활용 교육에서 교수자의 역할에 대한 고민도 엿보였다. 윤 처장은 “현장에서 시범수업 사례들을 보면 교수자의 역할이 혁신적이어야 하는데 오히려 AI의 조력자로 축소될 가능성이 보인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순천향대는 2019년 알렉스를 교양 과목에 활용했다. 윤 처장에 따르면 교수가 알렉스의 사용 방법을 알려주는 조교 역할에 그치게 된다는 설명이다.
학생의 학습 동기가 떨어질 수 있는 평가 시스템의 문제도 지적했다. 윤 처장은 “상대평가를 적용할 때 성취도가 높은 그룹에 속한 학생이 B를 받고 성취도가 낮은 그룹에서 열심히 한 학생이 A를 받는다고 해보자. B를 받은 학생이 얼마나 억울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절대평가를 적용한다고 해도 여전히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봤다. “일정 기준의 90%에 도달하면 A를 주고 50%를 충족하면 C를 준다고 했을 때 평소 50%에 도달하지 못했던 학생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교수와 AI의 노력으로 50%에 도달했으면 그 노력을 제대로 평가받아야 하는데 절대평가 제도에서 C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AI는 어떻게 활용돼야 할까. 토론자들은 학생 격차를 해소하고 학생 모두의 학습 역량을 성취할 수 있는 방향으로 AI가 설계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윤 처장은 “교수가 HTHT(High Touch-High Tech) 시대에 맞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면서 “교수는 AI가 제공한 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맞춤 학습지도와 1대 1 멘토링, 창의 인성교육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발제를 맡았던 이기원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정책기획 평가전문위원회 위원장(한림대 교수)은 학생들의 학습 동기를 고취하기 위해 서술형 평가 도입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서술형 평가에 필요한 데이터를 알렉스가 충분히 제공하고 있다”며 “개별 학생들의 출발점과 학업 수행도를 알렉스가 파악하고 있어 서술형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이어 상대평가제는 학생들이 0.1점 차이에 목숨을 걸게 만든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장현재 백석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교육자 중심이 아닌 학습자 중심 패러다임에서 이 문제를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AI를 학습 효율 제고에 활용하는 데만 그치지 말고 △해당 교수의 가치관 △대학의 인재상 △국가 교육방향과 부합될 수 있게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 교수에 따르면 백석대는 학교 비전에 맞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학생 개인에 맞춤화해 인재상의 세부영역을 강화할 수 있는 역량 기반의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그는 “대학마다 인재상과 교육 전반에 맞는 방향이 있을 것이다”며 “AI라는 도구에만 잠식되어선 안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장 교수는 미래교육 패러다임의 정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래세대는 또 다른 방법의 자연어 처리 기술이 발달할 것이다. 새로운 기술에 맞게 어떻게 학습 효율을 높일지 생각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학습자 중심 교육의 패러다임을 이룰 수 있도록 새로운 기술을 응용하고 제도적 보완과 교수자 인식변화가 수반돼야 한다는 뜻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