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 58개교 미래교육 선도 위해 ‘메타버스’로 똘똘 뭉쳐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전문대학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 나서
메타버시티 구축과 디지털 혁신 공유대학 기반 다지기 착수
참여대학 동시 활용 가능한 클라우드 기반 교육 환경 개발

시공간을 초월한 새로운 세상이 주목받고 있다. ‘메타버스’ 얘기다. 정보통신기술(ICT)의 집약체인 메타버스는 사회·경제·교육·문화 등 모든 분야를 송두리째 바꿔나가고 있다. 기업들은 앞다퉈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에 나선 가운데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미래 메타버스 세계를 묘사한 영화 ‘ 레디 플레이어 원 ’ 이 우리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대학가에서도 메타버스 공간을 활용해 신입생 입학식과 졸업식을 진행하는 등 이제 메타버스는 교육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전문대학가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전문대학 58개교는 미래교육을 선도하기 위해 컨소시엄을 구축했다. 최근에는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를 주축으로 이들 전문대와 KT·한국메타버스산업협회는 메타버스 미래교육을 위한 플랫폼 개발과 인재양성에 뜻을 모으기로 하고 협약을 맺었다.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는 메타버스 선도대학 방안을 담은 4건의 연구 보고서를 공개했다. 본지는 이 자료를 바탕으로 메타버스 미래교육을 어떻게 열어갈지에 대한 방향과 구체적인 방법을 모색하는 기획을 마련했다.<편집자주>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는 메타버스 미래교육 선도를 위해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에 착수했다. (사진=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제공)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는 메타버스 미래교육 선도를 위해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에 착수했다. (사진=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제공)

[한국대학신문 이중삼 기자]  최근 전문대 58개교가 ‘메타버스 특공대’를 꾸렸다. 특공대의 임무는 전문대가 메타버스를 선도하고 미래교육이 가져올 변화에 대응하는 것이다. 특공대 임무를 부여받은 이들은 △대학 메타버스 인프라 구축에 따른 중장기 전략 로드맵 공동 연구 △학생중심 AR·VR 기반 실감형 콘텐츠 개발 및 교육과정 운영 △메타버스 기반의 교육과정 공동연구 △메타버스 활용 교육혁신모델과 교직원 역량강화 연수를 진행하게 된다. 

특공대 명단은 △가톨릭상지대 △강릉영동대 △강원도립대 △경남도립거창대 △경남도립남해대 △경민대 △구미대 △군장대 △기독간호대 △대구보건대 △대원대 △대전보건대학 △대전과학기술대 △동강대 △동남보건대 △동서울대 △동아보건대 △동양미래대 △동원과학기술대 △동의과학대 △마산대 △명지전문대 △목포과학대 △문경대 △배화여대 △백석문화대 △부천대 △삼육보건대 △서울여자간호대 △서일대 △서정대 △선린대 △세경대 △수원여대 △순천제일대 △신성대 △아주자동차대 △여주대 △연성대 △연암공대 △연암대 △오산대 △용인예술과학대 △우송정보대 △울산과학대 △원광보건대 △유한대 △인천재능대 △전남과학대 △전주비전대 △제주관광대 △조선간호대 △춘해보건대 △충북도립대 △충북보건과학대 △충청대 △한국승강기대 △한양여대 등이다.

최근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는 이를 구체화하는 4건의 연구 보고서를 공개했다. △전문대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보고서 △전문대 메타버스 컨소시엄 구축과 적용 △메타버스 교육혁신 전문가과정(기초) △전문대 실감형(XR) 강의 콘텐츠 제작 수요조사 및 공동개발 방안 연구 등을 주제로 연구를 진행했다. 첫 번째 주요 테마는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이다. 전문대는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을 위해 어떤 밑그림을 그려나가고 있을까.

메타버시티 행사장 3D 모델링.(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제공)
메타버시티 행사장 3D 모델링.(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제공)

■ 코로나가 앞당긴 교육방식의 변화… ‘공유 플랫폼 개발’ 핵심 어젠다 = 코로나19는 대학교육 환경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전통적인 대학교육의 대면 강의를 비대면 강의로 전환시켰다. 비대면 교육이 미흡한 상황에서 교수와 학생은 언택트 교육환경으로 던져졌다. 교육의 중심공간인 ‘강의실’이 사라지면서 네모난 화면 안으로 모든 교육환경이 빨려 들어왔다. 변화된 교육환경은 대학들을 ‘메타버스’라는 키워드로 이끌었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를 수용하기 위해 한 단계 더 올라선 교육환경이 필요해서다. 이러한 상황에 전문대가 메타버스 미래교육을 선도하기 위해 먼저 행동에 나섰다.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가 공개한 ‘전문대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 보고서’에 메타버스 미래교육을 위한 청사진이 담겨 있다.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는 전문대 교육 정책을 주도적으로 연구하고 고등직업교육 발전에 기여하는 목적으로 설립된 학회로, 전문대가 메타버스 미래교육을 선도하기 위한 방안으로 ‘공유 플랫폼 개발’을 핵심 어젠다로 내걸었다. 

보고서는 현재 진행 중인 일시적인 행사 또는 강의와 같은 일회성 용도가 아닌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가상 캠퍼스 개념으로 교육계 전반에 걸친 메타버스 구축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공유 플랫폼 개발 연구 목적을 밝혔다. 주요 핵심 사항은 △메타버시티 세계관 기획 및 구축 △58개 참여대학이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환경 개발 △행사장 대규모 참여가 가능한 서버&클라이언트 개발 △대학별 시그니처 빌딩 3D 모델링 및 메타버시티 게이트웨이 구성 △아바타 개발 및 플랫폼 적용 △전문대 메타버스 컨소시엄 3대 행사(성과보고회, 졸업식, 입학식) 환경 개발 △원활한 행사진행을 위한 큐시트 개발 및 적용 △PDF, 스트리밍 동영상, 3D 에셋, 이미지 파일 등 다양한 디지털 자료를 활용하도록 개발 △모바일·PC·MAC에서 접속할 수 있는 크로스 플랫폼 개발 등 총 9가지로 압축된다. 

먼저 메타버시티 세계관 기획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메타버시티는 메타버스를 상징하는 가상의 우주를 기본 세계관으로 설정했다. 메타버시티 안에는 각각의 학교 그리고 기업 등이 행성별로 구축돼 있어 사용자는 자신이 원하는 행성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다. 행성은 언제든지 추가하고 삭제 가능하다. 자신의 행성 주변으로 위성을 둘 수 있으며 갤럭시를 구성할 수 있다. 이것이 전문대가 추진하고 있는 메타버시티 세계관이다. 현재 메타버시티 세계관은 어느 정도 기틀을 잡은 상태다. 실제로 컨소시엄 참여대학들은 개발된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올해 메타버스 세계관에서 졸업식을 진행한 바 있다. 다만 아직 미완성된 부분이 많기 때문에 메타버스 세계관 구축은 시간이 더 소요될 전망이다.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주최로 지난달 31일 ‘디지털 혁신 메타버스 공유대학 세미나’가 열렸다.(사진=한명섭 기자)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주최로 지난달 31일 ‘디지털 혁신 메타버스 공유대학 세미나’가 열렸다.(사진=한명섭 기자)

■  메타버시티에서 졸업·입학식부터 강의실까지…다양한 교육 환경 구축 중 = 학회는 메타버시티 행성 서버 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각각의 행성에서 이벤트를 자유롭게 진행할 수 있도록 행성별로 서버를 할당해 이벤트 생성 시 클라우드 서버가 자동으로 생성되는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가상 사설 클라우드를 적용해 독립된 가상 데이터 센터 제공으로 보안성을 확보하고 Auto Scaling을 통해 급증하는 트래픽 유입도 안정적으로 대응이 가능하도록 하는 서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외에 컨테이너 기반 통합 플랫폼 구축으로 서비스 관리 편리성과 확장성을 확보하고 메타버시티 비디오·음성 서버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참여대학 시그니처 빌딩 3D 모델링 부분은 이미 완성됐다. 지난해 말 학회는 신속한 모델링 진행을 위해 컨소시엄 참여대학에 학교 시그니처 빌딩 3D 모델링 자료를 요청했고 현재 각 대학별로 모델링이 완료된 상태다. 메타버시티 게이트웨이 개발 부분도 대략적인 틀이 구성됐다. 아바타 개발은 이미 17종의 아바타가 제작된 상태다. 다만 아바타 코스튬을 할 수 있도록 구성하는 것은 오랜 기간 개발이 필요해 시간을 두고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성과보고회, 입학식, 졸업식 등 큰 행사에 필요한 메타버스 환경 구축 부분은 총 2종의 공간이 완성된 상태다. 이밖에도 △원활한 행사진행을 위한 큐시트 개발 및 적용 △PDF, 스트리밍 동영상, 3D 에셋, 이미지파일 등 다양한 디지털 자료 활용 △모바일·PC·MAC에서 접속할 수 있는 크로스 플랫폼 개발 등 더 나은 환경 구축을 위한 개발을 진행 중이다.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관계자는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 결과물을 컨소시엄 참여대학에서 언제든 사용할 수 있도록 오픈해놓을 예정”이라며 “졸업식과 입학식을 진행했던 이벤트 공간은 기능 업데이트를 통해 컨퍼런스 등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향후 메타버시티에서 강의실, 컨퍼런스, 회의가 가능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도 추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