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온라인 진행됐던 중국 포함해 올해 모든 국가 현장 파견
미래자동차 신규 지원해 공학계열 참여 학생 처음으로 10% 돌파
1인 창업 시대 대응해 해외 창업트랙 확대 지원, 창업 역량 강화

영진전문대 학생들이 글로벌 현장 학습에 참여해 해외 학생들과 소통하며 글로벌 역량을 기르고 있다. (사진=영진전문대 제공)
영진전문대 학생들이 글로벌 현장 학습에 참여해 해외 학생들과 소통하며 글로벌 역량을 기르고 있다. (사진=영진전문대 제공)

[한국대학신문 정은아 기자] 전 세계 곳곳에 전문대 학생들의 실무 능력 습득을 위한 학습의 장이 열린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글로벌 현장학습에 파견될 전문대 학생들을 선발했다.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비대면 시행 때의 불만 사항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번 사업에서는 새롭게 미래 자동차 분야를 지원하게 돼 공학계열 학생들이 늘기도 했으며 해외 창업 트랙도 전보다 확대 운영될 예정이다. 해외 물가를 고려해 국고 지원금액도 상향 조정됐다. 전 국가에서 대면 시행된다는 점과 최근 시대적 변화를 반영하고자 한 점을 고려했을 때 이번 사업의 취지가 더욱 살아날 것이라는 평가가 따른다.

전문대교협은 지난 6일 ‘2023 전문대학 글로벌 현장학습’ 선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선발 결과에 따라 48개 전문대에서 학생 338명이 해외에서 현장 학습 기회를 얻게 된다. 글로벌 현장학습은 전문대 학생들의 글로벌 시대에 필요한 적응력을 키우고 실무 능력을 배양할 수 있도록 이뤄지고 있다. 미국, 캐나다, 호주, 영국, 독일, 이탈리아 중국, 일본, 싱가포르 등 국가에서 진행된다. 글로벌 현장 학습 사업은 국고로 지원되기 때문에 학생들 입장에서는 좀 더 신뢰할 수 있는 경로로 해외에서의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코로나19 이후 완전 정상화 재개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글로벌 현장 실습은 지난 2005년부터 코로나19가 퍼지기 전까지 꾸준히 학생들을 해외에 파견해왔다. 지난 2020년도에는 진행하지 못했고, 2021년에는 온라인으로만 이뤄졌다. 지난해의 경우 대부분 국가에서 해외 파견이 허용되긴 했으나, 중국은 불가능했기 때문에 대면과 비대면을 혼합해 운영했다. 올해에는 중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를 상대로 현장 실습을 나갈 수 있다.

작년에 중국으로 파견된 학생들의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온라인으로 진행돼 프로그램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반응이 있었다. “온라인으로만 소통해야 해서 언어 사용량이 현저히 떨어졌고 어학 능력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온라인 수업이라 수업에 적극적이지 않은 일부 학생들이 전체 분위기를 흐리는 경우가 많았다” 등 의견이 제시됐다. 글로벌 현장 학습 프로그램은 대면으로 이뤄져야 사업 취지에 부합한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해외에서의 실습 기회를 얻기 위해 이번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는 김요한 학생은 “해외 취업을 목표로 삼았기 때문에 대학 생활 중 한 번은 해외 의료 환경을 직접 체험해보고 싶었다”며 “어학 능력과 해외에서의 현장 실무를 익혀 우리나라 위상을 높이고, 국가 간 소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미래자동차 분야를 새롭게 지원하게 돼 호주의 ‘제임스 쿡 유니버시티(James Cook University)’를 신규 기관으로 발굴했다. 지금까지는 의료, 디자인, 뷰티, 호텔조리 등을 중심으로 지원됐지만, 이제는 스마트자동차, 전기·전자공학 등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그 결과 공학계열 참여 학생 비중은 항상 10% 미만이었지만, 올해 처음 약 12%를 달성했다.

이가영 전문대교협 국제협력실 주임은 “로봇 공학, 인공지능 등 다양한 신기술 분야 중 미래자동차에 주목한 것은 좀 더 안정적으로 현장실습 기회를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호주의 경우 미래자동차 분야의 인력이 부족한 기관들이 많아 학생들에게 좀 더 적합한 실습 기관을 찾기가 수월했다”며 “미래자동차 분야를 시작으로 앞으로 보다 다양한 신기술 분야에 집중할 것”이라 전했다.

해외 창업트랙의 경우 전보다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창업트랙으로 신청하는 경우 학생별로 자체적으로 현지 시장 진출이 가능한 아이템을 선정하고 개발 계획 등을 제출해야 한다.

이가영 주임은 “창업 트랙 취지는 선발된 학생들이 해외 파견 후 국내에 돌아왔을 때 창업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1인 창업이 활성화되고 있는 시대인만큼, 산학협력특성화지원과에서 창업 분야를 키워보자는 의사가 있어서 확대 운영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영철 영진전문대 일본IT과 교수는 해외에서의 창업교육에 대해 “학생들이 직접 떠올린 창업 아이템들의 타당성을 검증받아 올 수 있어 도움이 많이 됐다”며 “국내에서는 불가능하다고 평가를 받을지도 모르는 창업 아이템들이 해외의 관점에서는 또 달라질 수 있다. 국내와 전혀 다른 환경에서 눈으로 보고 배우는 과정을 거치면 창업 아이템을 좀 더 참신하게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 전했다.

현지 물가가 상승했다는 점을 고려해 전년도보다 국가지원금이 상향 조정됐다는 점도 눈에 띈다. 참가 학생들은 국고지원금을 통해 해외 현장학습에 따른 항공료, 연수비 등 일부를 500만~900만 원까지 지원받는다. 상향 금액은 권역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다. 영어권 지원금액의 경우 800만 원에서 900만 원, 일본, 싱가포르 등은 650만 원에서 700만 원, 중국은 450만 원에서 500만 원으로 상승했다.

해외 파견이 끝난 후에는 사후 관리도 진행된다. 전문대학에서는 멘토링, 학생역량측정, 자체평가 등을 통해 진행해 우수사례를 종합한 결과물을 작성하게 된다. 전문대교협 측에서는 어학 향상도, 취업률 누적 조사, 핵심역량 등을 평가하고 학생 수기 공모전을 개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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