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과정평가원, 24일 세미나 개최해 현행 교육체계 점검하고 미래 교육 방향 모색
7일 취임한 오승걸 평가원장, “축적된 25년의 경험과 성과로 다가올 교육변혁 준비하겠다”
국내·외 교육 전문가들 한 자리에…“미래 교육 핵심은 AI”, “디지털 교수학습 생태계 구축”

24일 인티컨티넨탈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개원 25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오승걸 평가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한울 기자)

[한국대학신문 김한울 기자] “지구 온난화로 인한 이상 기후와 AI의 상용화로 직업 체계가 변화하는 등 급변하는 사회를 대비하려면 무엇보다 사회를 이끌어갈 인재 양성이 가장 중요하다. (중략) 앞으로 평가원은 현재의 교육을 분석해 미래의 교육이 나아갈 방향을 탐색하고자 한다. 오늘 이 자리가 더 나은 미래를 여는 새로운 교육 방향을 모색하는 출발점이 되길 희망한다.”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 원장은 24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평가원 25주년 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했다. 미래 교육의 방향을 전문가들과 논의하기 위해 열린 세미나에는 이배용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 정해구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 등 국내 교육계 인사들이 함께 자리했다.

이배용 위원장은 축사에서 “25주년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변화 속에서도 학교교육의 질적 성장을 이끌어왔다”며 “이번 세미나가 미래 교육을 심도깊게 논의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 다시 한번 평가원의 25주년을 축하한다”는 말을 남겼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개원 25주년 기념 세미나에 참석한 교육 관계자들의 모습. (사진=김한울 기자)

안드레아스 슐라이허 OECD 교육과장, 디르크 하스테트 국제교육성취도평가협회(IEA) 본부장 등 국외 인사들은 온라인으로 등장해 평가원에게 축하의 뜻을 전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철민 국회교육위원회 위원장, 조희연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은 온라인 영상으로 축사를 대신했다. 

■ “AI가 미래 교육 핵심 키워드”…교사의 디지털 역량이 곧 교육혁신의 원동력 = 유리 벨파리 OECD 교육과장은 ‘미래를 위한 학습 혁신’을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섰다.

유리 벨파리 OECD 교육과장. (사진=김한울 기자)

벨파리 과장은 기술 혁신이 이뤄지면서 교육의 맥락이 변화했다며 “코로나19로 온라인 교육과 하이브리드 교육이 일반화됐고 이는 디지털 전환을 더욱 가속화했다. 누구에게나 디지털 학습 기회가 열려있는 디지털 시대에서 미래 교육 시스템의 핵심은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AI(인공지능)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를 따라가기 위해서 기존 교육에서 컴퓨팅 능력을 결합하고 개인화·차별화된 학습 커리큘럼을 구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교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주장했다. 가르쳐야 할 학교와 교사들부터 디지털 기술을 익혀야한다고 본 그는 교육혁신의 원동력은 ‘교사들의 디지털 역량’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했다.

교육의 목표와 미래 지향점을 담은 교육과정의 재구성도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OECD가 선보인 ‘Learing Compass 2030’ 학습 체계를 예시로 든 벨파리 과장은 학생들에게 역량 향상을 위한 혁신적인 방안을 제시해 교육과정에 대한 기대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일현 이화여대 교육공학과 교수가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사진=김한울 기자)

■ 교수학습에 디지털 플랫폼 적용한 ‘디지털 교수학습 생태계’ 제시되기도 =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네이버, 카카오 등 의 공통분모는 디지털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한 기업이라는 데 있다. 디지털 플랫폼 생태계는 △디지털 플랫폼 △이용자 △개발자 △제공자 등 다양한 구성원들이 상호작용하며 가치를 창출하는 경제사회 공동체를 의미한다. 특히 디지털 플랫폼은 생태계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며 다른 구성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자원을 공유하고 정보를 교환하는 인프라 역할을 수행한다.

이에 주목한 조일현 이화여대 교육공학과 교수는 교수학습에 있어 디지털 플랫폼을 적용하는 ‘디지털 교수학습 생태계’를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학습분석학을 기반으로 구축한 생태계 통합 모형을 제안하기도 했다. 다만 향후 연구 방향성에 대해 추가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디지털 플랫폼 생태계를 활용한 디지털 교수학습 생태계는 시스템의 상하관계를 고려해 통합적으로 설계 및 개발돼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며 향후 연구를 위한 나름의 종합적 프레임워크를 제시했다.

조현구 클래스팅 대표이사. (사진=김한울 기자)
조현구 클래스팅 대표이사. (사진=김한울 기자)

■ “기존 공교육이 가졌던 문제, AI 기술 통해 해결할 수 있어”, “디지털 교수학습 생태계에서 기술 활용 범위 설정 필요해” = 이어진 토론에서는 앞서 두 발표 내용에 대해 조현구 클래스팅 대표이사와 줄리안 프레일론 국제 컴퓨터·정보 소양 연구(ICILS) 본부장이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조현구 대표이사는 미래 교육에서의 최대 화두가 AI라는 벨파리 교육과정의 말에 공감하며 이를 활용해 공교육이 가지는 근원적인 문제를 고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조 대표이사는 “교사 1명이 여러 학생을 가르치는 1대 다수의 교육환경과 기초학력 미달 증가, 학습 격차 심화 등 기존 공교육 방식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며 “공교육에서의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학습 콘텐츠의 디지털 플랫폼화까지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줄리안 프렐리온 본부장은 조일현 교수가 제안한 디지털 교수학습 생태계 설계의 틀에 대해 측면을 짚었다. 프렐리온 본부장은 △Analysis(분석) △Design(설계) △Development(발전) △Implementation(제도 시행) △Evaluation(평가)를 딴 ‘ADDIE’와 증거 중심 설계(ECD) 개념이 양립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활용해 시스템에서 디지털 기술 활용의 연계성이 어디까지 허용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후 진행된 세션에서는 평가원의 주요 연구 가운데 인구감소 시대의 미래 학교의 모습과 미래학교의 학습자 주도성,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학업성취도 변화 요인을 논의하는 등 미래 교육을 위한 다양한 주제발표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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