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과정평가원, 2025학년도 6월 모의평가 실시…47만 133명 응시
‘킬러문항’ 없애고 EBS 연계 체감도 높여…다양한 난이도 문항과 선지로 변별력 확보

6월 4일 치러진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6월 모의평가(이하 6월 모평)는 지난 수능과 비슷하거나 다소 쉽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한국대학신문DB)

[한국대학신문 임지연 기자] 6월 4일 치러진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6월 모의평가(이하 6월 모평)는 작년 수능과 비슷하거나 다소 쉽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영·수 모두 킬러문항은 출제되지 않았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다만 입시 전문가들은 “킬러문항 배제에도 체감 난이도가 높았다”며 학력 수준이 높은 반수생들에 대한 최상위권 변별력도 가능한 수준으로 출제됐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2025학년도 6월 모평은 전국 2114개 고교와 502개 지정학원에서 치러졌다. 이번 모의평가 시험 지원자 수는 지난해보다 1만 458명(2.2%) 증가한 47만 133명이다.

■ “적정 난이도 문항 고르게 출제…변별력 확보” =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25학년도 6월 모평은 초고난도 문항인 ‘킬러문항’을 없애고 EBS 연계 체감도를 높였다”며 “교육부의 사교육 경감 대책에 따라 소위 킬러문항을 배제하면서도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도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정 난이도의 문항을 고르게 출제했다”고 밝혔다. EBS 강사들도 킬러문항이 배제됐으며, 다양한 난이도의 문항과 선지로 변별력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중동고 최서희 교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출제경향 브리핑에서 “국어는 작년 수능보다 다소 쉽게 출제된 것으로 보인다”며 “킬러문항은 확실히 배제됐고, 학생들의 EBS 연계 체감도도 높았을 것”이라고 봤다.

심주석 인천하늘고 교사 역시 “수학의 경우 작년 수능보다 쉬운 수준에서 출제됐고 변별력도 충분히 확보됐다”고 설명했으며, 김예령 대원외고 교사도 “영어는 작년 수능과 대체로 비슷하게 출제된 것으로 보인다. 내용이 지나치게 추상적이어서 우리말로 해석해도 이해하기 어려운 지문도 배제됐다”고 말했다.

입시 전문가들도 작년 수능과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어려워진 수능으로 체감 난이도는 높았던 시험이라고 평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킬러문항이 배제되었지만, 수험생의 입장에서는 어려워진 수능으로 체감 난이도가 상당히 높은 시험이었다”며 “의대 모집정원 확대, 학력수준 높은 반수생들에 대한 최상위권 변별력도 가능한 수준으로 출제됐다”고 말했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 역시 “국어, 수학, 영어 모두 어려웠던 2024학년도 수능에 비해 다소 쉬웠던 측면이 있다”며 “이런 평가에는 실제 난이도와 함께 전년도 어려웠던 수능에 대한 잔상 효과도 일정 부분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6월 모평의 경우 매우 어렵게 출제됐던 전년도 수능에 비해 다소 평이하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된다”며 “국어와 수학의 경우 전년도 수능과의 출제기조를 유지해 체감 난이도는 전년도 수능에 비해 다소 쉽게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 “EBS 상당수 연계…새로 출제되는 유형 눈에 띄어” = 이날 치러진 6월 모평 국어영역 출제 경향은 전년도 수능과 유사했고, 독서와 문학 영역 모두 EBS 수능특강에서 상당수가 연계됐다. 문학의 경우, EBS 수능특강에서 네 작품이 연계되면서 연계학습 및 예년 기출문제를 잘 분석한 학생이라면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선택과목의 경우 ‘화법과 작문’은 기존에 출제했던 문제 유형에서 크게 벗어남이 없게 출제됐고, ‘언어와 매체’는 문법 문항을 조금 어렵게 출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이 어려움을 느꼈을 문항은 독서 15번과 16번 문항이 꼽혔다. 15번과 16번 모두 (가)와 (나)에서 서술되는 지문 논리를 명확히 파악하고 있어야 <보기> 분석 및 선택지 분석이 가능했기에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문학에서는 20번 문항이 난이도가 높지는 않으나 새로 출제되는 유형으로 익숙하지 않은 유형이어서 학생들이 문제의 의도를 파악하는 데 다소 힘들었을 것으로 분석됐다.

수학은 공통과목에서는 지나치게 조건이 많은 복잡한 문항이 제외되었음에도 조건에 대한 이해가 정확해야 풀 수 있는 문항들이 다수 출제됐다는 측면에서 체감 난이도는 약간 낮아졌지만 어느 정도의 변별력을 갖춘 시험이었다는 평이다. 공통과목의 경우 15번에 배치됐던 수열 문항이 22번 문항으로 이동되는 등 지난해 6월 모평과 일부 구성상의 변화가 있어 당황한 학생들이 있었을 수 있으나 전반적인 기존 출제 기조는 유지된 것으로 보인다. 선택과목은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모두 작년에 비해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다. 학생들이 어려워했을 문항은 공통과목 14번, 15번, 22번 문항과 선택과목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모두 28번과 30번 문항 등이 꼽혔다.

영어는 지난해 수능과 9월 모의평가는 지문의 문장과 어휘의 난이도가 쉬워졌으나 추론능력을 필요로 하고 선지가 까다로웠던 반면, 이번 6월 모평은 추상적인 내용이 많이 포함되고 어휘 수준이 높아졌다. 다만 지문 내용에 비해 선지가 까다로운 문제가 많지는 않았기 때문에, 1등급 비율은 작년 수능보다는 조금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어려운 문항으로는 정답을 도출하기 위해 추론능력이 필요하고 선지가 까다로운 33번, 눈에 띄는 단서가 없어 갑을 고르기 까다로웠던 36번과 38번 등이 꼽혔다.

우연철 소장은 “특히 국어의 경우 EBS수능특강과 상당수가 연계돼 연계학습 및 기출문제 분석이 중요하다는 점이 부각됐다. 다만 영어의 경우 출제경향 변경이 있었기 때문에 향후 9월 모평의 출제 경향 확인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성호 대표는 “의대 모집정원이 확대돼 학력 수준이 높은 반수생들이 얼마만큼 들어올지에 대한 변수도 수능 난이도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며 “6월 모평 출제 수준상으로는 최상위권 구간대의 변별력에도 특별한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여진다. 다만, 수능 문제 난이도에 대한 수험생 부담은 최상위권, 중위권, 하위권 전 구간대에서 발생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김병진 소장은 “평가원의 EBS 연계 교재 연계 방식을 체감할 수 있는 첫 시험이었기 때문에 학생들은 이번 시험에서의 체감 정도에 따라 자신의 학습 방법을 점검하고 수정해야 한다”며 “자신이 연계 교재를 학습했던 방식을 정리하고, 연계 체감도가 높았다면 그대로 이후의 학습을 진행하면 되지만 연계를 체감하지 못했거나 체감도가 낮았다면 학습 방법을 바꿀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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