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정보화재단(KREN) 주최… 11일~13일 제주 신화월드 랜딩볼륨서
대학 정보화 현실 엄중… 더 나은 대안 마련에 총력
‘국가 대학정보화 전담기관’ 등 4대 혁신과제 제시
포럼‧박람회 등 대학 정보화 관련 각종 현안 논의
[제주=한국대학신문 김영식 기자] 4차산업혁명 도래로 인한 인공지능(AI)‧클라우드 등 미래신(新)기술 관련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다만 IT 강국으로 분류된 우리나라도 GPU 부족 등 이러한 첨단‧혁신기술에 대한 도입 속도가 뒤처지고 있으며, 특히 대학 현장의 정보화 현황은 매우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대학 등록금 동결 장기화 기조에 따른 예산 부족 및 정부 투자 미비, 사회적 무관심 등 복합적 요인으로 대학 현장의 디지털 전환(DX) 움직임이 크게 지체되면서 대학 경쟁력을 넘어 국가 전반의 미래경쟁력 약화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학 362곳이 회원교로 활동 중인 국내 최대 규모 고등교육기관 공동체인 한국교육정보화재단(KREN)이 대학의 교육정보화 관련 콘퍼런스 및 박람회 등을 개최하면서 더 나은 대안 마련을 위해 대학과의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 “대학 정보화 어려움 가중… 사회적 공감대 형성해야” = 한국교육정보화재단은 11일 오전 제주 신화월드 랜딩볼륨에서 ‘2025 교육정보화 컨퍼런스’를 열었다. 이번 콘퍼런스의 주제는 ‘AI와 교육의 만남, 미래를 열다’로, 이날 250개 대학에서 정보화 관계자 5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행사는 이날을 시작으로 오는 13일까지 2박3일간 진행될 예정이다.
이날 고길곤 한국교육정보화재단 이사장은 환영사에서 “이번 행사를 마련했음에도 마냥 즐거운 마음만은 아니다. 행사 전 회원교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이들 모두 어려운 현장 상황과 처절할 정도의 고생을 하며 대학 정보화를 이뤄나가고 있는 상황을 공유했기 때문”이라며 “정부 투자가 없고, 인력은 부족해 민간 대비 대학의 정보화 속도는 늦춰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럼에도 우리는 꼭 해야 할 일들이 있다”면서 “재단은 향후 교육망이라는 하드웨어적인 서비스 제공을 넘어 고등교육 네트워크 인터넷망뿐 아니라 실질적인 서비스 제공까지 염두에 두겠다”고 했다.
그는 특히 “재단 임무로 첫째, 회원대학들에 가능한 재단 업무정보를 공유하면서 투명성을 확보하고, 둘째로 대학 정보화가 왜 어렵고, 현재 얼마나 위기상황에 처했는지 등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며 미래를 준비해 나가겠다”며 “마지막으로 예산이나 기술이 현재 확보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회원교 의견을 경청하면서 높은 서비스 제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애숙 제주특별자치도 정무부지사는 축사에서 “제주도는 현재 디지털전환을 선도하면서 최근 교육으로 확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특히 ‘런케이션’을 통해 교육 및 휴식을 동시에 제공하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으며, 이런 디지털과 교육의 융합은 제주의 지속가능한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행사 개최를 축하드리며, 제주도도 대학 정보화 노력에 응원과 지지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재단 주관으로 우수지역협의회 4개교에 대한 시상이 이뤄졌다. 결과, 최우수 지역본부대학에 △원광보건대 △부산대가, 우수 지역본부대학에 △경상국립대 △전남대 등이 각각 수상했다.
한국교육정보화재단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주요 실적 및 비전, 과제 등에 대해서도 밝혔다.
먼저 재단은 대학공시대학(대학원대학‧사이버대 제외) 중 98% 이상 회원교 가입을 이뤄내는 등(1994년 79개 대학→2025년 362개 대학) 국내 최대 규모의 대학공동체로 자리매김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재단은 주요 실적으로 △대학정보화 인력 관련 IT신기술과 재교육 수강 무료 지원(연 800명, 누적 1만 명 이상) △교육부 정보보호교육센터 운영(연 7만 명 이상) △거점 국립대 원격수업 학점 교류 운영(연 1만 명 이상) 등을 꼽았다.
아울러 △국외 대학정보화 동향 파악을 위한 연수 및 현황 공유 등 ‘국외 교육’(69개 팀, 1216명 이수) △2002년부터 대학정보화 정책 개발 및 현안 해결을 위한 연구 수행 지원 등 ‘연구과제’(총 105건) △교육부‧과기정통부‧KERIS‧한국대학교육협의회 등과 대학정보화 정책 및 사업 공조 수행 등 ‘유관기관과 협력체계 구축’ △전국 단위 컨퍼런스 개최 및 지역협의회 운영 지원 등 ‘컨퍼런스 및 지역협의회 지원’(연간 6억 원 규모) 등 성과도 냈다.
또한 한국교육정보화재단은 ‘대학정보화 상호 협력 플랫폼을 통한 대학 중심 교육정보화 혁신 선도’를 비전으로 4대 혁신 과제를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 재단은 우선 ‘국가 대학정보화 전담기관으로의 발전’을 제시했다. 대학정보화정책 실현 기관으로 재단 역할을 확대해 교육부 직할 비영리법인 체계로의 전환을 추진한다. 또 단순 사업수행 기관을 넘어 대학정보화 정책 파트너이자 전략적 컨트롤타워로 성장해 나가겠다는 각오다.
‘신뢰받는 공동체로 재단 가치의 브랜드화’란 과제도 제시했다. 재단 운영의 투명성과 참여 공정성 확보를 통해 신뢰 기반 협력 생태계 조성에 나선다. 사업 기획부터 평가까지 회원교 참여를 확대하고 공공기관 수준의 회계기준을 적용해 투명성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재단은 세 번째로 ‘사업 확장을 통한 대학 공동 이용 서비스 플랫폼 구축’을 내걸었다. 대학 간 통합 인증 및 교육 데이터 연동 표준화 연구 선행 추진 등을 통해 대학 공동서비스 기반을 마련하고, LMS‧클라우드‧콘텐츠‧인증 등 모듈형 정보화 서비스 제공 및 이를 지속 확장한 구조로 설계한다.
마지막으로 재단은 ‘정보화 관련 민‧관‧학 기관 상호 연결된 허브 역할 수행’을 과제로 추진한다. 대학간, 대학-정부간, 대학-산업간 등의 연결고리를 구축해 상호 정책 정보를 공유하고, 연계 산업을 창출한다. 네트워크 중심 교육정보화 거버넌스 구축을 위해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 날로 발전하는 AI 기술… 대학 현장 도입‧활용 시급 = 이날 콘퍼런스에선 우선 김대영 박사(전 충남대 정보통신공학과 교수)가 ‘교육망과 세계관의 확장’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진행했다. 김 박사는 “세계 대표적 교육망 미국의 Internet2는 단순한 인터넷 연결을 넘어 대학 연구 지원을 위한 고도의 연구망 역할을 경험한 바 있다”면서 “그러나 우리나라는 연구망이 분리돼 주로 국책연구기관을 위한 고도 연구망 제공 기능만을 수행해 왔으며, 결국 교육망이 대학 연구 지원을 위한 고성능망으로서의 역할이 미흡했다. 이제 세계로 눈을 넓혀 국제활동 강화 등을 통해 글로벌 교육망 트렌드에 합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장상현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수석연구위원은 ‘AI를 활용한 대학의 연구 및 교육 경쟁력 강화 방안’을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그는 “오픈AI가 캠퍼스에 보급하는 AI조교를 비롯해 SciSpace와 같은 논문작성지원 서비스 등 학술연구와 교수학습 전반에 생성형 AI 기술이 깊숙히 파고들고 있다”면서 “AI 3대 강국을 위한 인재양성 등 미래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 대학 전사적으로 AI를 적용해야 할 시점이 도래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대식 카이스트 교수는 ‘AGI 시장지배력의 시대’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이어갔다. 김 교수는 “인간의 대부분 지적 능력을 대체할 수 있는 AGI에 주목해야 한다. 자본주의 아래 AGI는 ‘지능의 자동화’를 의미하며, 이는 시장지배력과 직결된다”며 “미래교육은 한 학생당 한 명의 아바타가 공감력을 동반해 맞춤형으로 완벽한 상담을 진행할 수도 있다. 결국 인공지능이 사람 마음을 움직이는 것을 넘어 심지어 가스라이팅을 하게 될 날이 올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AI 역사는 인식형 AI에서 생성형 AI로, AGENTIC AI(액션형 반응)를 거쳐 로봇형(피지컬) AI로 발전해 왔다”면서 “이제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게 노동인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이 걱정하는 AI 탓에 회사가 어려워지는 게 아니라 AI를 잘 활용하는 경쟁사로 인해 우리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대학 사회도 이러한 현실 인식 위에 지금부터 차근차근 AGI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행사 이튿날인 12일에는 교육정보화 IT솔루션 박람회가 진행된다. 이 자리에선 대학별 정보화 사례 발표 및 현안 논의, CIO 포럼 등이 예고됐으며, 특히 민간 참가기업의 교육정보화 관련 내용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부스가 마련돼 대학 관계자들의 눈길을 끌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