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이전 ‘新 세종시대’ 연다

세종시 ‘교육·연구 메카’ 발돋움, 지역대학 "거리 가까워졌다" 심리적 안정감

셔틀버스 동반출근·칼퇴근, 유선보고까지… 달라진 교육부 풍경
2030년 세종시 완성 … 학령인구 ‘반토막’ 위기 돌파할 기회될까

[한국대학신문 최성욱·이용재 기자] 교육부가 지난달 23일 정부 세종청사 2단계 입주에 참여하면서 고등교육도 ‘新세종시대’에 접어들었다. 올 연말까지 3단계 청사 이전을 앞두고 있는 정부도 올해를 세종시대 원년으로 삼고 있다. 이 때문에 대덕연구단지를 중심으로 한 국제과학비즈니스밸트가 완성돼 지역적 시너지를 낸다면 세종시가 행정수도 중심지로서 ‘교육과 연구의 메카’로 떠오를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세종시에 대학가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세종청사에서 새해를 맞은 교육부는 일단 대이동의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업무공백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우선 대변인실 홍보담당자 등 비교적 이른 새벽부터 출근하는 직원들은 세종청사 근처에 거처를 마련했다. 교육부 관계자들은 그러나 “아직까진 수도권에서 통근하는 직원들도 상당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오후 6시 퇴근시간이 되면 전 직원이 동시에 칼퇴근 하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교육부 내 보고체계도 달라졌다. 각종 위원회나 세미나, 공청회 등 업무상 이동이 잦은 편인데 세종청사로 이전하면서 면대면 보고가 쉽지 않은 탓이다. 대변인실 박현득 주무관은 “긴급한 업무의 경우 서울청사에선 직접 보고를 드렸다면 요즘은 전화상으로 해결해야 할 경우가 종종 생긴다”고 말했다.

■교육부 이전으로 ‘활력’ 기대하는 지역대학가 = 반면 세종시 인근의 대전·충청권을 비롯한 지역대학들은 반가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를 비롯한 행정기관 이전이 활력소로 작용해 학령인구 감소와 대학구조조정이라는 지역대 ‘생존위기’를 돌파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정홍원 국무총리도 지난달 세종청사 2단계 입주식에서 “정부는 세종청사 2단계 준공을 계기로 모든 지역이 고르게 성장하는 균형과 상생을 열어갈 것”이라며 “총리실과 16개 주요 부처가 입주를 마쳤고, 이는 사실상 행정의 중심이 세종시로 이동해 본격적인 ‘세종청사 시대’가 열렸다”고 세종청사 이전의 의미를 강조한 바 있다.

지역대의 기대감은 오는 2030년 인구 50만명 규모의 행정중심 복합도시를 건설한다는 세종시의 계획에 따른 것이다. 세종시에 인구유입이 늘면 대학 입학생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세종시가 수도권대학으로의 이탈을 줄여줄 것이란 기대다. 대전지역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세종시의 지속적인 인구유입은 지역대학들의 인지도와 신입생 유치에 새로운 물꼬가 틀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역대학들은 교육부 이전이 실질적인 혜택으로 작용하기보다는 위치에 따른 심정적인 안정감이 기대를 품게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정광우 원광대 기획조정처장도 이 점에 공감했다. 정 처장은 “기존 서울청사 시절엔 교육부가 수도권대학과 접하고 있었지만 이제는 지역대학과 가까워졌다. 교육부나 대학이나 (물리적 거리로나마)지역을 접하는 경험을 해본 적 없었다. ‘세종시대’로 교육부가 지역대학의 여건을 피부로 느끼고 이해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세종시에 들어설 대학 ‘아직은…’= 국토교통부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은 지난해 8월 행복도시의 자족 기능 마련 방안의 하나로 연내 1~2개 대학을 선정, 입주시킬 것이라고 발표했다. 당시 캠퍼스 건립유치 제안서를 제출한 대학은 KAIST·고려대·공주대·충남대·한밭대 5곳이다.

행복청은 지난 9월 이들 대학 가운데 KAIST를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하고 조기 입주를 추진했다. 그러나 KAIST의 경우 기획재정부에 신청한 설립 예산 120억원이 전액 삭감되면서 예산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

KAIST뿐 아니라 당분간 세종시의 대학입주 전망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대학구조조정정책을 거스른다는 이유로 교육부가 세종시 대학 설립에 소극적으로 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행복청은 공주대·충남대·한밭대에 공동캠퍼스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지만, 이마저도 해당대학들이 반발해 무산됐다. 현재까지 세종시에 입주를 확정지은 대학은 1곳도 없는 실정이다.

대학 입주와 함께 행복청이 추진해온 거점병원은 충남대병원으로 결정됐다. 응급의료 기능을 갖춘 충남대병원은 지난해 3월과 7월 응급센터를 갖춘 세종의원과 세종시립의원을 각각 개원했다. 세종시립의원은 서울대병원이 위탁해 운영한다. 충남대병원은 오는 3월까지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쳐 2016년 500병상 규모의 ‘세종충남대병원’을 설립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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