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이재 기자] 세종특별자치시에 새롭게 캠퍼스를 조성하려는 대학은 5곳이다. 사립대 중에서는 고려대가 유일하고, 공주대와 충남대, 한밭대 등 국립대 4곳이 이전을 타진하고 있다.  KAIST도 세종시를 주시하는 대학 중 하나다. 이들 대학은 지난 2013년 일제히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과 캠퍼스 이전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 가운데 가장 적극적인 것은 고려대다. 계획대로라면 고려대는 오는 2017년 약학대학을 중심으로 전문대학원과 사이언스파크 등이 자리잡은 제3캠퍼스를 개교한다. 염재호 신임 총장이 취임사를 통해 제3의 세종캠퍼스 조성을 공표했을 뿐만 아니라 이미 약학대학을 행복청 대학부지로 이전하는 이전안도 교육부 승인을 받았다. 고려대는 세종시 내 약 100만㎡의 연구중심캠퍼스 조성을 목표로 행복청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국립대는 사정이 다르다. 양해각서는 체결했으나 교육부가 세종시로 이전·설립될 캠퍼스에 대한 예산지원을 하지 않을 것으로 밝히면서 돈줄이 말랐다. 대학 내부적으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규모를 줄이고 자체예산을 들이겠다는 대학도 있지만 쉽지 않다.

교육부의 행보는 더디다. 지난 2월 말로 예정됐던 교육부의 공동캠퍼스 활용을 위한 연구용역 보고서가 내부검토로 늦춰지고 있다. KAIST 사정도 다르지 않다. KAIST는 현재 대학 캠퍼스 이전을 위한 예비타당성조사를 벌이고 있다. 결과는 7월에나 나온다. 행복청 관계자는 “고려대는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지만 국립대나 KAIST는 어렵다”고 말했다.

행복청은 4-2부지에 공동대학촌을 꾸리겠다는 계획이다. 5개 국내대학을 유치하는 작업 외에도 해외대학을 유치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기본적으로 인천 송도 국제캠퍼스와는 다른 대학을 유치하는 것이 목표다. 행복청은 한국이나 세종시 자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것으로 내다보고 현재는 외국대학 입주시 장점이나 인센티브를 소개하는 제안서 작업을 하고 있다.

세종시에 조성될 공동대학촌 규모는 미정이다. 부지는 확정돼 있으나 국내대학의 입주여부와 규모에 따라 해외대학에 배정될 규모가 달라진다. 고려대의 30만㎡요구도 그대로 수용할 수 없어 협의를 진행중이다.

행복청 측은 “대학의 희망에 따라 모든 부지를 내어줄 수 없다. 고려대가 30만㎡을 가져간다면 다른 대학은 한두개 밖에 입주를 못한다. 대학들의 규모를 조정하면서 산학연클러스터라는 콘셉트에 맞는 대학유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시의 캠퍼스 유치는 세종시 설립 초기부터 계획됐다. 당초 서울대와 공주교대 등도 이전을 계획했다. 그러나 세종시 행정수도 이전계획이 차질을 빚음에 따라 입주계획을 포기하는 대학들이 속속 나타났다. 현재 가장 적극적인 고려대 역시 2013년까지 입주계획 발표와 철회를 반복했다.

세종시 인근 오송생명과학단지 내에는 충청권 3개 대학이 캠퍼스를 설립했다. 바이오 생명공학클러스터로 조성된 이 단지는 인력양성과 연구개발, 인허가, 제조, 판매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단지로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이 함께 자리잡고 있다.

청주대와 충북대는 이 단지 내 첨단의료복합단지에 캠퍼스를 공동으로 세워 이번 1학기부터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청주대 오송캠퍼스에는 교수 7명을 비롯해 바이오메디컬학과 학부생 120명과 대학원생 10명이 강의와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충북대는 약학대 학부생과 대학원생 210명, 교원 26명이 자리를 옮겼다. 충북대는 2017년까지 약학대와 약학대학원 전체를 이 캠퍼스로 옮긴다는 계획이다. 이밖에도 충북도립대학 역시 오송단지 내에 캠퍼스를 열고 바이오생명의학과 학생 120명이 수업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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