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한국지원사업(HK/HK+)은 대학 내 인문학 연구소 집중 육성을 통한 인문학 연구 인프라 구축 및 세계적 수준의 인문학 연구 성과를 창출하는 데 방점을 둔다. 나아가 인문학 연구의 다양화·대중화를 통해 연구 성과의 학문적·사회적 확산을 도모한다. 본지는 인문한국지원사업에 대한 후속논의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인문학의 위기’를 극복하고 헤쳐 나가기 위한 조건은 무엇이며, 인문학이 나아갈 방향은 무엇인지 모색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한국대학신문 백두산 기자] 인문한국지원사업은 인문학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2007년부터 시작된 사업이다. 대학 내 인문학 연구 기반 구축과 세계적 수준의 인문학 성과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인문한국(HK)사업을 시작으로 2017년 인문한국플러스(HK+)사업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찬규 인문한국연구소협의회 회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인문학의 가치는 줄어들지 않는다”며 “기술의 발전이 정점에 달했을 때야말로 인문학이 중요해진다. 그때까지 인문학이 잘 준비해 나갈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해주는 것이 정부가 해줘야 하는 일”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번 기획에서는 국내 인문학 연구를 대표하고 있는 41개 연구소의 성과를 중심으로 이들이 국내 인문학에 미친 영향과 향후 기대효과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가나다 순)
■ 건국대 모빌리티인문학 연구원 = 건국대 모빌리티인문학 연구원은 연구원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모빌리티(mobility)’, 즉 ‘이동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만물의 일상적 이동 상태, 그리고 그에 수반해 발생하는 다양한 인간적‧사회적 문제들을 다루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인식하에 ‘인간과 테크놀로지의 공진화에 기초한 모빌리티인문학: 인문-모빌리티 사회의 조망과 구현’을 주제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모빌리티인문학 연구원은 △모빌리티 사회이론의 인문학적 전환 △학제적 연구의 새로운 진로 개척 △국내외 학술교류 및 협력 네트워크를 통한 모빌리티 정보센터 구축 △모비릴티인문학 허브화 △모빌리티 연구인력 양성 프로그램에 의한 차세대 인력 양성 등을 진행 중이다.
■ 건국대 인문학연구원 통일인문학연구단 =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은 서로 이질적인 체제, 제도, 이념 속에서 살아온 두 집단이 서로 ‘소통’함으로써, 분단의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고, 인간다운 삶이 가능한 새로운 민족공동체로의 ‘통합’을 추구할 때 비로써 한반도의 통일이 실현될 수 있다는 생각을 기반으로 ‘포스트-통일’ 시대에 걸맞은 통일학의 새로운 모델을 수립하고자 한다. 특히 ‘사람의 통일’로서 인문학적인 통일 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함으로써 통일학의 정체성을 확보하며 통일국가의 학문으로서 ‘통합적 코리아학’을 정립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연구단은 2014년 일반대학원에 ‘통일인문학과’를 개설했으며, 현재까지 박사학위 12명, 석사학위 13명을 배출했다. 또한 연구성과 대중화를 위한 특성화 도서관인 ‘통일인문학도서관’도 개관해 자료 수집과 DB사업도 추진 중이다. 현재 약 6,000권 규모의 문헌자료 및 멀티미디어 자료를 보관하고 있다.
■ 경희대 인문학연구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 경희대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은 의대 교육 중심의 기존 의료인문학을 비판적 극복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 인간 중심 가치를 정립할 수 있는 ‘통합의료인문학’의 구축과 사회적 확산을 목표로 한다. 인문학 본연의 인간 중심 가치를 통합적으로 탐구하고 의료-인문학 간 융합을 발전적으로 추구하기 위해 통합의료인문학이라는 새로운 전망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국내외 기관과의 MOU 체결은 물론, 온라인 콘텐츠 제작, 경희대 교양교과목 <포스트휴먼시대의 의료와 인간> 개설 등 다양한 활동을 수행했다. 아울러, 적극적인 국제 교류를 통해 중국, 일본, 영국의 연구자들과 함께 ‘Epidemic Disease, Then and Now’를 주제로 온라인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으며,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와는 ‘한국전쟁과 의료’를 주제로 공동 국제학술대회 등을 진행했다.
■ 국민대 중국인문사회연구소 = 국민대 중국인문사회연구소는 국내외 연구자 및 연구기관과의 실질적인 협력을 통해 중국 지역 연구를 선도하는 연구기관으로 발전해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구소의 아젠다인 ‘중국의 지식 지형의 진화: 기제‧공간‧네트워크’ 관련 학술총서와 번역서를 출판했으며, 중국지식인DB와 지식지도(Knowledge Map) 등을 구축했다. 2018년에는 ‘글로벌인문지역대학’을 신설했으며, 문과대학의 중어중문학과와 사회과학대학 국제학부의 중국학전공의 중국학부(중국어문전공+중국정경전공)의 통합을 견인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중국 관련 연구기관과도 다양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으며, 지역인문학센터를 운영해 활발한 시민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 단국대 일본연구소 = 단국대 일본연구소는 ‘지식권력의 변천과 동아시아 인문학: 한‧중‧일 지식 체계와 유통의 컨디버전스’를 아젠다로 설정해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한국, 중국, 일본을 중심으로 하는 동아시아 권역 전반의 지식 생산과 유통의 과정을 컨디버전스(condivergence)의 관점에서 구명하고, 이를 통해 미래 동아시아 권역 지식의 창출과 확산과정을 추론해 한국이 동아시아 권역 나아가 범세계적인 미래 지식 사회의 선두에 설 수 있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신동아와의 협력을 통해 ‘한국사회와 지식권력’이라는 주제로 한국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친 기관 또는 인물을 조명했다. 삶과 지식, 권력의 연관관계를 살피고, 지식과 권력의 미래상을 모색하기 위해 기획된 이 프로그램은 전문지식을 통해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사람들의 삶의 형태를 변화시킨 인물들이 남긴 업적을 살펴보는 인터뷰를 진행했다.
■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 =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은 역사, 문화, 철학 등 불교학의 제반 분야를 연구하고 현대화 및 사회화의 방향성을 모색하기 위해 1962년 설립된 이래 한국의 불교학 발전에 기여해왔다. 연구원은 문헌학과 계보학의 관점에서 ‘전통이 만들어진 근대’로부터 출발해 한국불교를 둘러싼 다층의 시‧공간을 거슬러 역사와 전통을 종합적‧입체적으로 재해석하고자 한다. 문헌학과 계보학을 중심으로 총 24개의 아젠다 세부주제를 설정해 문헌의 사상적 계통을 유형화 했으며, 토픽별 텍스트를 연구함으로써 특수와 보편이 조화된 한국 불교의 글로컬리티의 특성을 더 심도있게 조명하고자 한다.
■ 국립부경대 인문사회과학연구소 = 국립부경대 인문사회과학연구소는 ‘동북아해역과 인문네트워크의 역동성 탐구’를 아젠다로 설정하고 바다 특히 해역(海域)을 통해 이 지역의 근현대를 성찰하는 학제적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해역은 바다와 관련된 인간 활동의 범위로, 트랜스내셔널(transnational)-내셔널(natioanl)-로컬(local)이 중첩되며 네트워크성이 두드러진다. 연구소는 근현대 동북아지역에서 ‘바닷길’이 지녔던 물리적‧문화적 힘에 주목해 기존 인문학 연구의 ‘잃어버린 고리(missing link)’를 잇고, 동북아지역 공생의 힌트를 모색하고자 한다. 연구소가 설정한 아젠다는 오늘날 동북아지역에 현재한 갈등의 역사적 구조와 극복 방안을 해역을 통해 새롭게 바라보고자 하는 시도라고도 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동북아)해역인문학의 정립을 추구한다. 대표적인 성과로는 해역인문학총서가 있으며, 현재까지 34권을 출판했다.
■ 부산외대 중남미지역원 = 부산외대 중남미지역원은 라틴아메리카 연구 플랫폼을 통해 △라틴아메리카 전문 디지털 도서관 △선도연구 – 라틴아메리카 평등과 불평등의 변증법 △쌍방향형 지역전문가 양성 △라틴아메리카지식정보서비스(LAKIS) 커뮤니티 △아시아-라틴아메리카 협력 네트워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원의 대표적인 학술성과는 라틴아메리카의 불평등을 다층적이고 통합적으로 연구한 결과물인 ‘불평등 총서 시리즈’를 들 수 있다. 지역원은 해마다 연구 주제를 심층적으로 연구해 총서를 출판했는데, 인종과 불평등, 이주와 불평등, 종교와 불평등, 젠더와 불평등, 생태와 불평등 등의 시리즈를 출간했다. 또한 세계 최초로 멕시코학 국제학술대회를 조직, 운영해 성황리에 마무리했으며, 3회에 걸쳐 진행된 이 학술대회는 현재는 정착단계에 들어섰다.
■ 부산외대 지중해지역원 = 부산외대 지중해지역원은 ‘지중해 문명교류학’을 계승하고 심화 및 확산하기 위해 ‘지중해 문명교류학의 글로벌 허브 구축’을 아젠다로 설정했다. 지역원은 관계, 교류, 가변적 균형의 학술개념에 기초한 문명교류이론을 통해 다양한 교류 유형이 교차했던 지중해의 역사를 연구‧재해석하고자 한다. 지역원은 문명교류학 연구 선점을 통해 독창적인 지식 생산 활동을 하고 있으며, 새로운 지식 체계를 창출하는 지식 선도자로 발전하고 있다. 대표적인 성과로 꼽히는 ‘지중해문명교류사전’은 지역원이 지중해 문명교류학 연구에 매진한 이후의 성과를 정립하고 지중해 문명교류학 연구의 토대 구축을 마련하기 위해 출판된 책으로, 관계와 교류의 시각에서 지중해 역사를 재정립하고 상보적 공존의 의미로 재해석하기 위한 학문적 토대이기도 하다.
■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 서울대 아시아연구소는 ‘메가아시아’를 주제로 아시아 지역을 분석하고 있다. ‘메가아시아’는 장래 아시아 지역주의를 선도할 수 있는 이념적‧규범적 영향력이 있는 개념으로, 한국과 아시아 사이의 교류와 협력 증진에 기여할 수 있다. 특히 방법으로서의 메가아시아는 아시아의 연결성을 드러냄으로써 아시아 내 교류와 이동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가져오면서 이주민에 대한 환대의 정서 형성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소는 인문학의 대중화를 위한 노력에도 앞장서고 있다. 인문학 강좌를 5개 운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진로탐색 나침반 인문학교’를 통해 아시아인 부모를 둔 다문화가정 중고등학생에게 진로설계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아울러, 지자체들과 함께 인문학 행사도 추진해 지역사회 통합기반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 성공회대 동아시아연구소 = 성공회대 동아시아연구소는 아시아 지역 문화의 역사적 형성과 현실적 동학에 대한 포괄적 연구조사 작업을 통해 아제적 지식을 목적으로 2003년 설립됐다. 현재 연구소는 ‘포스트지구화의 정동(情動)정치와 아시아: 기억, 신체, 공간’ 아젠다 사업을 수행 중이며, 아젠다의 세부 연구주제와 각 클러스터별로 여러 가지 주제를 다룬 총서를 발간했다. 2021년에는 코로나 팬데믹 하의 아시아 지역 사회의 변화를 주제로 한 학술총서를 출간했으며, 연구소 산하의 냉전연구센터에서는 미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 등 해외 문서 및 영상자료기관에서 한국전쟁과 일분군 위안부 관련 영상 및 문서 자료들을 수집해 ‘냉전아시아영상아카이브(FACWA, Film Archive of Cold War Asia)’를 구축하고 이를 대중화, 사회화 하는 작업을 수행해왔다.
■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은 ‘열린 동아시아’를 인문적 가치의 사회화를 위한 비전으로 제안하고 있다. ‘열린 동아시아’란 시공간과 분과학문의 경계를 넘어 학제적‧융복합적 연구를 지향하는 새로운 인문학 그 자체를 상징한다. 학술원은 “제국주의와 식민주의를 낳았던 근대문명과 세계질서는 계층, 국가, 인종, 민족 간 갈등과 폭력이 세계적으로 확산‧악화되는 현상을 초래했고, 동아시아 내의 역사적 갈등과 군사적 긴장은 사회적 관계성의 상상을 위축시켜 혐오와 배제가 일상적 문화가 되는 사회를 만들었다”며 “지금은 근대 이후의 세계상황을 근본적으로 다시 성찰할 시기이며, 이는 중심과 주변의 구분이나 패권이 없는 보편주의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방법‧시각‧비전으로서의 열린 동아시아가 필요한 이유다. 학술원은 ‘종로-성균 동아시아아카데미’, 성북구청과 함께 제작하는 유튜브 콘텐츠 ‘3분으로 읽는 동아시아’ 등 지역인문학센터 활동을 비롯해 여러 총서 및 번역서를 출간했다.
■ 숙명여대 인문학연구소 = 숙명여대 인문학연구소는 ‘혐오시대, 인문학의 대응’을 아젠다로 설정하고, 우리 사회의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혐오에 다각적으로 대응하는 횡단 인문학의 인프라를 구축, 연구 성과의 학문적‧사회적 확산을 도모하고 있다. 특히, 연구소는 우리 사회의 혐오 문제를 인종혐오, 젠더혐오, 노인혐오, 질병-장애혐오, 비인간혐오 등 5개 주제로 세분화하고, 인문, 사회, 예술, 사회과학 등 다양한 학문분과를 넘나드는 횡단적인 접근을 통해 포괄적이며 심층적인 이해를 목표로 한다. 연구소는 국내‧국제 학술대회, 콜로키움, 세미나, 외부 유관 학회 및 기관과의 공동학술대회를 개최해 혐오학의 기반을 구축하고 연구 성과를 확산했다. 또한 학술지인 ‘횡단인문학’을 발간해 문학, 역사, 철학, 예술, 문화 등 인문학을 기반으로 인문학 바깥의 학문 분야와 상호 교류함으로써 분과적 경계를 넘는 학문 횡단적인 연구를 지향하고 있다.
■ 안양대 신학연구소 = 안양대 신학연구소는 ‘동서교류문헌 연구’를 아젠다로 설정하고, 동양에서 서양으로, 서양에서 동양으로 오고 간 교류 문헌을 조사하고 연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문명의 교류와 전파를 밝힘에 있어 중요하지만 소외됐던 소수 언어 문헌들을 발굴해 연구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동서교류문헌을 주제별, 시대별, 언어별로 분류하고 조사해 축적하고(Collectio), 이를 통합해 비교하며(Collaitio), 다시 주제‧시대‧언어를 뛰어넘어 이미 잘 알려진 동서교류문헌의 연구들로 연결‧확장(Connexio)한다. 대표적인 성과로는 ‘신편천주실록 라틴어본 중국어본 역주’, ‘문명의 발자국: 타프로바네‧세렌디브‧사자국‧실론’ 등을 출간했으며, 동서문명교류 다언어사전 DB 구축 등이 있다.
■ 연세대 근대한국학연구소 = 연세대 근대한국학연구소는 2003년 캠퍼스특성화연구소로 설립된 이래 근대한국관련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근대한국의 인문학적 지형과 현상을 살펴온 연구소는 지난 20여 년간 근대한국에 관한 전문연구서 200여 권을 출간했으며, 국내외적으로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다. 대표적인 성과로는 근대한국학 메타DB 구축을 들 수 있다. 20세기 전반기까지의 근대한국학 관련 자료들을 선별해 디지털화하고, 각종 메타 정보를 태깅해 구축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업데이트도 이뤄지고 있다. 한국 근대 사회의 지적 자산을 디지털화해 학계와 시민사회에 제공함으로써 향후 빅데이터에 기반한 한국형 AI 개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연구를 통해 축적한 인문학 콘텐츠를 지역문화센터를 통해 지역 사회에 환원하는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 원광대 마음인문학연구소 = 원광대 마음인문학연구소는 인문한국사업을 통해 정립한 마음인문학 이론을 기반으로 한마음공부공동체 구현을 핵심과제로 삼아 마음공부를 개인뿐만 아니라 일상생활과 사회 전반에 확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구소는 현대사회가 내적으로 ‘에고 인플레이션’에 의한 폐쇄‧단절‧소유 등 로컬화가 강화되고 있다며, 이러한 문제 현상의 이면에는 ‘마음 위기’가 있다고 진단했다. 마음공부의 부재가 근본 원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해결책을 인문학에서 찾아보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각자의 마음이 주체가 돼 자신과 세상의 변화를 주도하는 마음혁명을 제시하고, 마음공부가 내면에 체화되고 나아가 일상과 사회 전반에 활용되는 방안을 모색하고 선도하고자 한다.
■ 원광대 한중관계연구원 = 원광대 한중관계연구원은 격화되고 있는 동북아 지역의 신냉전 기조에 주목해 갈등과 혼란, 배제와 혐오를 넘어 21세기 미래 문명을 이끌어갈 수 있는 동북아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한다. 연구원은 오늘날 동북아 지역이 민족국가 단위에서 발생하는 전쟁의 기억, 식민지 체험을 비롯한 각종 과거사 문제와 역사 갈등, 그리고 각종 혐오와 소수제 배제의 온상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2020년대에 접어들어 격화되고 있는 역내 신냉전 기조는 동북아 시민사회가 어렵게 구축한 경제‧문화적 번영을 위협하고 있다. 이같은 문제인식에 주목해 연구원은 ‘동북아 공동번영을 위한 동북아다이멘션(NEAD) 토대 구축: 역사, 문화 그리고 도시’를 아젠다로 설정하고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민국가의 틀을 넘어 동북아 구성원들을 이어줄 대안적 협력의 네트워크를 모색하고, 지역 구성원들의 시각과 공감대를 연결하는 새로운 인식공동체를 만들어가는 데 일조하고자 한다. 동북아 지역의 문제 해결과 공동번영을 모색하는 ‘동북아 다이멘션 연구총서’를 단행본으로 출간했으며, 동북아의 갈등과 협력, 공동번영과 관련된 주제로 국내‧외 학술회의, 콜로키움 등을 개최했다.
■ 전남대 인문학연구원 = 전남대 인문학연구원은 인문학 제 분야를 선도해 온 △인문학연구소 △철학연구교육센터 △역사문화연구센터 △한국어문학연구소 △영미문화연구소 등 5개 연구소가 컨소시엄을 이뤄 분과통합적 연구 기반을 조직화하고, 시대적 통찰이 담긴 아젠다의 발굴 및 체계적 공동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설립됐다. 최근에는 한국사회의 가족과 공동체 위기에 주목해 ‘초개인화 시대, 통합과 소통을 위한 가족커뮤니티인문학’이라는 아젠다를 설정하고 연구를 진행 중이다. 연구원은 생활과학연구소, 빅데이터 센터와의 협조 체계 하에 융복합적, 다학문적 공동연구의 체계성을 제고하면서, 이론과 실천을 매개하는 생동성 있는 인문학 연구의 거점으로 발전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존의 가족 정책과 통계에 대한 인문학적 통찰을 통해 새로운 가족 정책 구상을 위한 인문학적 지표를 구상해 가족 정책과 제도, 담론에 대한 가족커뮤니티인문사회 패러다임을 구상하고자 한다.
■ 전주대 한국고전학연구소 = 전주대 한국고전학연구소는 ‘유교문화의 탈영토화, 공존의 인간학과 미래 공동체’라는 아젠다를 통해 한국인의 사회‧정치‧문화적 관념을 구성하고 있는 유교문화의 기원과 요소, 상호 관계성을 탐구하고, 탈유교 사회의 유교문화에 대한 비판적 성찰과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를 통해 미래공동체가 요구하는 공존‧공유의 인문학적 가치를 탐색해왔다. 2단계에는 ‘유교문화의 탈구축, 대안적 성찰’이란 주제로 인간과 공동체에 대한 새로운 사유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아울러 출범 초기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근현대 유교문화 관련 각종 자료를 수집해 아카이브를 구축하고 그 성과를 외화하고 있다. 지난 6년간 총 20여만 컷의 이미지 자료, 15만여 건의 목록 및 색인 DB 등을 구축했으며, 이 성과 가운데 일부를 자료총서로 출판했다.
■ 중앙대 인문콘텐츠연구소 = 중앙대 인문콘텐츠연구소는 ‘포스트휴먼 시대, 인문학 가치 고양을 위한 인공지능 인문학 구축’을 목표로 인공지능과 산업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을 토대로 인문학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학문분야 간 융복합적인 연구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비평학’, ‘인공지능 관계‧소통학’, ‘인공지능 사회‧문화학’, ‘인공지능 윤리‧규범학’, ‘인공지능 인문데이터 해석학’ 등 5개 분과로 나눠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그간의 연구를 통해 인공지능에 대한 철학적 탐구, 윤리적 기반 마련, 인공지능 기술‧산업이 파생하는 사회, 문화 현상에 대한 인문학적 탐구, 첨단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한 혁신적 인문학 연구방법론 창출이라는 성과를 거뒀으며, 다양한 학술대회, 학술교류를 통해 연구성과 확산을 위한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학문후속세대 양성을 위해 정기적인 인문페스티벌 개최, 학부 및 대학원 연구생과의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인공지능 시대에 필요한 인재 양성을 위한 인공지능인문학 융합전공도 개설했다.
■ 한국외대 러시아연구소 = 한국외대 러시아연구소는 1972년 국내 최초로 소련 및 동유럽 국가 전문 연구기관으로 창립됐다. 러시아연구소는 러시아 85개 연방주체를 개별 연구하는 동시에 러시아를 한국적 시각에서 하나의 인문공간으로 재구성해 통합적인 방식으로 연구하는 러시아학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 인문한국플러스 사업에서는 세계 차원에서 러시아를 조망하면서 러시아에 융해된 세계성이 무엇인지, 러시아가 세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며 러시아성을 발현하고 있는지 상호관계를 연구하고 있다. 연구소는 SCOPUS급 영문 학술지 창간을 비롯해 매년 2회 러시아‧동유럽‧중앙아시아 지역 관련 논문을 발간하고 있다. 또한 매주 월요일 발행하는 주간 온라인 칼럼은 2008년 시작해 현재는 800호 발행을 앞두고 있다.
■ 한국외대 세미오시스 연구센터 = 한국외대 세미오시스 연구센터는 언어연구소와 외국문학연구소의 컨소시엄으로 설립돼 21세기 전환 및 위기 시대의 문화적 징후를 읽고 진단하는 데 유용한 이론과 개념을 마련하고, 치유의 방책을 제시하며 새로운 연구영역을 개척해 나아가고 있다. 센터는 ‘21세기 한국문화 세미오시스의 포스트인문학적 성찰’이라는 아젠다를 수행하기 위한 틀로써 ‘세미오시스 인문학’의 관점에 기초해 21세기 한국문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문화 연구에서 세미오시스의 틀로 한국문화의 현상적, 구조적, 실천적인 영역을 연속성에 기초해 다른 학문분과에서의 문화 연구와는 차이점을 갖는다. ‘세미오시스 여름학교’, ‘문화 세미오시스 비평교실’ 등 독자적 교육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 국립한국해양대 국제해양문제연구소 = 국립한국해양대 국제해양문제연구소는 ‘바다인문학: 문제해결형 인문학’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바다인문학은 바다의 물리적 운동에 관한 연구와 인간의 제 활동에 관한 상호 관계에 주목한다. 바다는 이중적 의미로, 인간의 의도와 상관없이 작동되는 바다 자체의 물리적 운동이 전개되는 자연세계와 모든 학문의 성과, 특히 바다와 관련된 자연세계의 연구 성과와 소통하고 그것을 수용한다는 의미의 바다(받아들임)라는 수사다. 그리고 바다인문학은 바다와 인간의 관계에서 드러나는 현안에 대해 해법을 제시하는 인문학을 지향한다는 의미에서 ‘문제해결형 인문학’이라 명명했다. 주요 성과로는 ‘대가야시대의 고대배길 복원 프로젝트’와 ‘해양영토분쟁’ 관련 학술대회, 다큐 제작 등이 있다.
■ 한림대 일본학연구소 = 한림대 일본학연구소는 ‘포스트제국의 문화권력과 동아시아’라는 아젠다 아래 지난 7년 동안 제국 일본의 영향이 ‘제국 후’ 동아시아 국민국가의 다양한 영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연속성 또는 비연속성이 야기하는 제반 문제에 다가가기 위한 공동연구를 펼치고 있다. 제국 자체는 해체됐지만 제국의 기억과 제국주의적 욕망은 잠재 또는 은폐됐을 뿐이라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된다. 연구소는 20세기 동아시아의 비극적 역사로 인해 소통하며 화해와 공생을 모색하는 실천이 부재했다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피억압자인 아시아 측이 주체적으로 극복하는 방안을 모색해 왔다. 특히, ‘앎‧지식’, ‘매체‧문화’, ‘일상‧생활’이라는 영역에 주목해 ‘문화권력’이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에 관한 고찰을 펼치고 있다. 문화권력이 작동하는 양태 탐구를 위해 ‘문화권력포럼’을 지속적으로 개최해 왔으며, 그 성과를 연구서적으로 간행하기도 했다.
■ 한림대 한림과학원 = 한림과학원은 한림대의 설립자 고(故) 윤덕선 박사가 1990년에 설립한 연구소로, 초창기에는 학계의 저명한 원로교수들을 중심으로 인문‧사회‧자연과학을 아우르는 종합학술사업을 수행했다. 인문, 사회, 자연과학 분야의 저명한 연구자가 참여한 ‘한림과학원총서’ 122책이 대표적이다. 2005년부터 한국과 동아시아에 개념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해 한국의 개념사 연구를 대표하는 기관이 됐다. 인문한국 사업 기간 중 ‘한국개념사총서’, ‘디지털인문학총서’, ‘개념소통 연구‧번역‧자료‧교양시리즈’ 및 단독저서 130여 권을 출간했으며, 그 중 30여 책이 우수학술도서에 선정돼 연구 성과를 입증했다. 과학원은 ‘디지털인문학’이란 말조차 생소했던 2010년대 초반부터 디지털인문학을 개념사 연구의 새 연구방법으로 주목해 관련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한국근대잡지코퍼스’를 구축했으며, 매학기 디지털인문학 특강을 진행해 현재 총 40여 개의 강의콘텐츠를 확보하고 유튜브 채널에 공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