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 日 라이즈 사업 우수사례 벤치마킹 총장 연수’ 신슈대서 간담회
국내 전문대학 22개교 총장 참석, 신슈대 총장·부총장·재학생 의견 교류
COC, COC+, COC+R, SPARC 등 ‘지역활성화 인재육성 사업’ 현황 공유
지역민 3000명 설문조사, 재학생-지역 기업 토크 이벤트 등 노하우 전해
대만-일본 지방창생 연합체 ‘TJA’ 소개, 광역단위 대학 연합체 사례 발표
[나가노현=한국대학신문 주지영 기자] 일본의 ‘지역활성화 인재육성사업’의 우수사례를 살펴보고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라이즈)’의 성공적인 안착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일본 라이즈 사업 우수사례 벤치마킹 총장 연수’에 참여한 국내 전문대학 22개교 총장단은 일본 국립대학인 신슈대학(信州大学)에 방문해 ‘일본의 라이즈’로 불리는 ‘지역활성화 인재육성사업’ 성과와 운영 방안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14일 총장단은 신슈대학 마츠모토 캠퍼스에 방문했다. 신슈대학은 ‘지역 거점 정비 사업(Center of Community, COC)’ ‘지역 거점대학에 의한 지방창생 추진사업(COC+)’ ‘대학에 의한 지방창생 인재교육프로그램 구축사업(COC+R)’ ‘스파크(Supereminent Program for Activating Regional Collaboration, SPARC)’를 모두 진행한 대학으로 나가노현의 산학관 거버넌스를 성공적으로 구축한 사례로 꼽힌다.
올해 국내 교육계에 라이즈가 본격 도입된다. 라이즈는 대학과 지역의 협력을 바탕으로 대학과 지역의 동반성장을 도모하는 체계다. 교육부는 지난 2023년 ‘대학이 살리는 지역’ ‘지역이 키우는 대학’을 목표로 라이즈 시행 계획을 밝혔다. 최근에는 17개 시도의 5개년 라이즈 기본계획을 공개하며 본격적인 준비에 나섰다. 라이즈는 교육부의 대학 재정지원사업 행·재정 권한 일부를 지역자치단체에 위임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에 따라 지역 대학은 지자체에 정책·사업 등을 제안해야 하는 위치에 놓였다.
라이즈에는 기존의 지역혁신사업(RIS), 고등직업교육거점지구(HiVE, 하이브), 3단계 산학연협력 선도전문대학 육성사업(LINC3.0, 링크3.0), 2주기 대학의 평생교육체제 지원사업(LiFE2.0, 라이프2.0), 지방(전문)대활성화 사업이 통합된다. 또한 △첨단분야 혁신 융합대학 △조기취업형 계약학과 선도대학 육성 △전문대학 조기취업형 계약학과 선도대학 육성 △대학의 창의적 자산 실용화 △대학 산학협력단지 조성 지원 △마이스터대 지원 △전문대학 미래기반 조성 △대학 창업 교육체제 구축사업 등이 라이즈 내역사업으로 이관되며 2025년부터 라이즈로 통합될 예정이다.
일본에서는 이보다 앞서 약 10년 전부터 유사한 사업인 ‘지역활성화 인재육성사업’을 진행해 왔다. 일본은 2013년부터 COC, COC+, COC+R로 관련 사업을 추진해왔다. 일본의 COC 사업 내용과 목표에서 라이즈와 유사한 점을 찾을 수 있다. 청년인구가 수도인 도쿄로 집중되는 것을 해소하고, 지역재생·활성화를 추구하는 점 등에서 라이즈를 엿볼 수 있다. 일본 정부는 이들 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2022년부터 스파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는 이를 고도화한 제이-픽스(J-PEAKS)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 ‘지산학 거버넌스 구축’ 모델 신슈대학 주목 = 신슈대학은 나가노현 마츠모토에 있는 국립 종합대학교로 1만 849명의 학생이 재학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사회 건설’을 목표로 지역사회·산업과 적극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신슈대학이 참여하고 있는 ‘TJA(Taiwan Japan Alliance)’를 주목해 볼만하다.
TJA는 일본과 대만 대학의 지방 연계 경험을 교류하기 위한 플랫폼으로 ‘대만-일본 지방창생 연합체’다. 대만과 일본은 사회·경제·문화면에서 유사한 점이 많으며, 비슷한 사회구조 문제를 갖고 있다. 양국의 대학이 지역 현안 해결에 주요한 역할을 하는 점도 TJA 출범 배경 가운데 하나다. 현재 일본 대학 4개교(고치대학교, 지바대학교, 류코쿠대학교, 신슈대학)이 TJA에 가입한 상태다.
하야시 야스토 신슈대 부총장은 “대만과 일본은 인구 감소와 수도권 인구 집중 문제를 겪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많다. 양국의 여러 대학이 공통의 사회 문제를 해결할 인재를 양성하고자 연합체를 만들었다”며 “연합에 참여하는 대학들은 함께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건강과 장수를 주제로 공동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신슈대학 COC, COC+, COC+R, 제이픽스, 스파크 사업의 성과와 운영 현황을 공유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하야시 야스토 부총장은 이들 5개 사업의 차이점을 짚으며 사업별 목표와 운영 노하우를 전했다. 하야시 야스토 부총장은 “5개 사업의 공통점은 대학-지자체-기업이 공동으로 참여한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COC 사업들은 대학-지자체-기업이 연계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인재 양성’에 집중한다는 것, 제이-픽스는 ‘지역 현안’ 해결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 “대학 역할, 연구와 사회공헌” = 이른바 ‘일본의 라이즈 사업’인 COC 사업들은 지역민 수요 파악부터 광역단위 대학 연합체 구축에 이르는 ‘단계별 발전’을 이뤄온 것이 특징이다. 대학이 지역 현안을 파악하고 지역기업을 알리는 ‘거점 역할’을 한 점이 눈에 띄었다.
하야시 부총장은 “COC 사업을 처음 수행할 때 지역민들의 수요와 지역 현안을 파악하는 데 집중했다. 지역민 3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으며 지자체와 지속적으로 교류했다”며 “지역의 문제를 지역민에게 알리는 것도 중요했다. 인구 감소로 지역 소멸 위기에 놓였다는 점을 시각화해서 지역에 공유했다”고 말했다. 신슈대학은 COC 사업을 수행하며 180여 명의 지역 인재와 300개의 커뮤니티를 양성했다. 나아가 사업과 학부 수업을 연결하는 형태로 대학이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극 참여하고 있다. 현재 약 108개 수업이 COC 사업과 연계해 진행되고 있다.
2015년부터 시작한 COC+에서는 졸업생의 지역 내 취업과 지역 정주를 이끌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현재 신슈대 졸업생 40% 가량이 지역에 정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신슈대 재학생 중 나가노 출신(대학 소재지 출신) 학생은 25%다. 하야시 부총장은 “재학생 중 나가노 출신 비율을 봤을 때 타지역 학생들도 나가노에 정주하고 있는 셈”이라며 “COC+ 사업을 수행하며 지역 기업과 학생들 간의 토크 이벤트도 운영했다. 학생들이 지역에 어떤 기업이 있는지 잘 모르기 때문에 기업을 알리는 것부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신슈대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토야마대학, 가나자와대학과 연합체를 구성해 ‘광역단위’의 지방 창생 사업도 수행했다.
이날 하야시 부총장은 COC 사업 운영 노하우를 설명하며 대학 혁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야시 부총장은 “대학이 변해야 한다. 우리 대학의 역할은 연구와 사회공헌”이라며 “지역 대학의 역할이 연구와 교육에 그치지 않고 지역 현안 해결로도 확대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이외에도 신슈대가 지역활성화 인재육성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던 이유로는 ‘체계적인 인턴십’ ‘산학관 인재양성 컨소시엄 구축’ ‘지역활성형 캐리어 교육’ 등이 꼽힌다. 신슈대는 인턴십 프로그램을 원데이 인턴십, 에리어 인턴십, 취재형 인턴십 등으로 다양하게 운영했다. 원데이 인턴십은 하루 최대 2개의 기업을 방문해 일을 배우는 것이다. 에리어 인턴십은 특정 지역에 있는 지역기업·산업현장을 방문해 며칠에 걸쳐 직무를 체험하는 형태다. 취재형 인턴십은 관계자 인터뷰를 바탕으로 기업에 대해 배우고 산업체별 직무를 경험하는 것이다.
사업 성과와 노하우 공유 시간이 끝난 뒤 질의응답 시간도 이어졌다. 이날 이남식 재능대 총장은 “2013년부터 지역과 지자체, 대학이 연합해서 여러 혁신 사업을 진행해 온 것이 놀랍다. 한국에서도 대학이 지역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이러한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일본의 프로그램 성과 측정 지표와 청년 지역 정주율, 지역 경제 활성화 정도를 나타내는 정확한 데이터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신슈대 측은 문부과학성에서 만든 평가 지표를 근거로 제시했다.
이날 신슈대 COC+ 사업 일환인 부전공 코스에 참여했던 재학생들도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신슈대 부전공 코스는 △지역 혁신가 개발 △글로벌 핵심 역량 △친환경 마인드 △전략 설계 역량 △인생 설계자 등 총 5개다. 세키 타쿠토(교육학부 3학년)씨는 “부전공 코스에 참여하면서 지역 활동에 많은 흥미를 가지게 됐다”며 “지역 현안뿐만 아니라 우리 지역 강점도 파악할 수 있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지역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이 가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간담회에는 나카무라 소이치로 신슈대 총장, 김익수 부총장, 하야시 야스토 부총장, 요네쿠라 신이치 부총장을 비롯해 신슈대 교직원, 재학생 등 스무 명이 참석했다. 나카무라 소이치로 총장은 환영사에서 “신슈대는 제이-픽스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일본 12대 연구대학으로 선정됐다. 우리 대학은 교육과 연구의 협력으로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사회에 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한국 전문대학과의 교류는 지역 발전과 지속 가능성에도 기여할 것이다. 우리의 공통된 노력이 양국의 유대감을 강화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영도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장은 인사말에서 “한국에서도 지역 대학이 중심이 되는 국가 정책을 발표했다. 이와 유사한 정책을 일본에서 먼저 시행했고 특히 신슈대의 운영 성과가 대표 사례로 꼽혀 이번 연수 프로그램 일환으로 방문하게 됐다”며 “신슈대가 오랫동안 성공적으로 정책을 수행할 수 있었던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답했다.
이번 연수는 지난 13일부터 4박 5일 동안 일본 도쿄, 나가노, 가나자와 지역에 방문하는 일정으로 구성됐다. 총장단은 오는 15일부터 16일까지 이틀 동안 가나자와로 이동해 가나자와 공업대학 하쿠산로쿠캠퍼스와 오우기카오카 캠퍼스를 탐방하고 간담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연수에는 △김영도 전문대교협 회장 △홍지연 경민대 총장 △이은직 경북보건대 총장 △최재혁 경북전문대 총장 △전지용 경복대 총장 △고대용 군산간호대 총장 △유광섭 동서울대 총장 △이민숙 동강대 총장 △박지은 대구과학대 총장 △남성희 대구보건대 총장 △이효인 대전과기대 총장 △왕덕양 송곡대 총장 △심윤숙 세경대 총장 △최재영 영진전문대 총장 △조홍래 울산과학대 총장 △김광만 인덕대 총장 △이남식 재능대 총장 △김성홍 청암대 총장 △송승호 충청대 총장 △이현석 한국승강기대 총장 △문영식 한림성심대 총장 △김재현 호산대 총장 △이병규 한국고등직업교육연구소장 △송혜선 인덕대 교수 등이 참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