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전국 고등학교·학원서 수능 9월 모의평가 일제히 실시
재학생·졸업생 모두 참여하는 수능의 마지막 전초전
평가원 “과목별 난이도 균형 이뤄지도록 출제”
학원가 “국어 쉽게 출제… 수학 어렵고 영어는 시간 부족했을 수도”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를 치르고 있는 수험생들 (사진=한명섭 기자)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를 치르고 있는 수험생들 (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코앞에 두고 ‘미니 수능’으로 불리는 9월 모의평가가 1일 전국 2138개 고등학교(교육청 포함)와 431개 지정학원에서 일제히 치러졌다. 수능 시행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수능과 동일한 체제로 9월 모의평가를 주관한다는 점에서 ‘미니 수능’으로 부르기도 한다. 재학생과 졸업생 등 수험생에게는 오는 11월 수능을 미리 가늠할 수 있는 전초전으로도 볼 수 있다.

평가원은 이날 9월 모의평가 출제 방향에 대해 “모든 영역에 걸쳐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내용과 수준을 충실히 반영했다”며 “선택과목이 있는 영역에서는 과목별 난이도의 균형이 이뤄지도록 출제했다”고 설명했다.

9월 모의평가는 2022학년도 수능과 똑같은 형식으로 치러진다. 국어와 수학 영역에는 ‘공통+선택과목’ 구조가 도입됐다. 사회·과학 탐구 영역은 17개 과목 중에서 2개 과목까지 선택할 수 있다. 제2외국어/한문 영역에 절대평가를 도입했다.

9월 모의평가에 지원한 수험생은 고3 재학생 40만 9062명과 재수생 등 졸업생 10만 9615명을 합한 총 51만 8677명이다. 지난해 9월 모의평가 때보다 재학생은 줄었지만 졸업생 수가 큰 폭으로 늘며 총 수험생 수 역시 전년 대비 증가했다. 졸업생 수가 급증한 것은 정부가 수능 모의평가 응시자에게 백신을 우선 접종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이번 9월 모의평가 성적은 오는 30일 수험생에게 통지된다.

■국어 영역, ‘킬러 문항’ 보이지 않았다 = 1교시 국어 영역 출제 방향에 대해 평가원은 “국어 교육과정과 교과서에 기초해 출제함으로써 학교 교육의 정상화에 기여하고자 했다”며 “EBS 수능 교재를 연계해 출제함으로써 학생들의 시험 준비 부담을 경감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평가원에 따르면 국어 영역 공통과목에서 ‘광고의 경제적 효과’를 소재로 한 4~9번은 유사한 화제에 대해 서로 다른 관점을 지닌 글을 대조하며 읽고 비판적·창의적으로 재구성하는 능력이 있는지를 측정한 문항이다.

작자 미상의 ‘배비장전’ 지문이 나온 18~21번은 인물 간의 대화 장면을 통해 당시 사회·문화적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지를 측정하고자 낸 문항으로 볼 수 있다.

선택과목 ‘화법과 작문’ 38~42번은 ‘주민 복지 센터의 공간 활용’과 관련해 사회적 의사소통 능력이 있는지를 측정하고자 했다. ‘언어와 매체’ 40~43번은 ‘청소년의 사회 참여’를 다룬 두 매체를 비교하면서 비판적 수용 능력이 있는지를 보고자 한 문항이다.

평가원은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강조하는 비판적·창의적 사고를 활용해 풀 수 있는 문항을 중점적으로 출제했다”며 “문항의 형식을 복잡하게 만들기보다 평가 목표에 충실하게 출제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종로학원하늘교육 등 입시 분석업체에서도 1교시 국어 영역의 난이도에 대해 “작년 수능, 올해 6월 모의평가와 비교했을 때 쉽게 출제됐다”며 “특별하게 어려운 ‘킬러 문항’은 보이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평가원과 입시 학원가 분석을 종합해보면 이번 9월 모의평가 국어 영역은 예년보다 다소 쉽게 출제됐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공통과목이 쉽게 출제되는 등 최상위권인 1~2등급 구간에 있는 수험생에게는 변별력이 떨어질 수 있다. 다만 선택과목 ‘화법과 작문’은 지난 6월 모의평가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날 국어 영역 지문으로 출제된 문학 작품으로는 △작자 미상의 고전소설 ‘배비장전’(18~21번) △오영수의 현대소설 ‘갯마을’과 오영수 원작·신봉승 각색의 시나리오 ‘갯마을’ 복합 지문(22~27번) △오장환의 현대시 ‘종가’와 최두석의 시 ‘노래와 이야기’(28~31번) △허난설헌의 고전시가 ‘규원가’와 작자 미상의 사설시조(32~34번) 등이 활용됐다.

■수학 영역, 공통과목 어렵게 출제 = 2교시 수학 영역 출제 방향에 대해 평가원은 “교육과정에서 다루는 기본 개념에 대한 충실한 이해와 종합적인 사고력을 필요로 하는 문항을 출제했다”며 “복잡한 계산이나 반복 훈련으로 얻을 수 있는 기술적 요소, 공식을 단순히 적용해 해결할 수 있는 문항은 피했다”고 말했다.

수학Ⅰ 공통과목에서는 지수함수와 로그함수 그래프를 이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문항(21번)과 사인법칙과 코사인법칙을 이해하고 있는지를 묻는 문항(12번), 여러 가지 수열의 첫째항부터 제n항까지의 합을 구할 수 있는지를 묻는 문항(7번) 등이 나왔다.

수학Ⅱ 공통과목에서는 함수의 연속을 이해할 수 있는지를 묻는 문항(4번)과 함수에 대한 평균값 정리를 이해하는지를 묻는 문항(19번), 함수 그래프의 개형과 정적분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를 묻는 문항(14번) 등이 출제됐다.

입시 분석업체에서는 2교시 수학 영역의 경우 올해 6월 모의평가보다 어렵게 출제됐고 문과 학생들이 수학 최상위권에 속하는 것이 여전히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종로학원은 “문과 학생들의 경우 대입 수시모집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영어 영역, EBS ‘간접연계’ 도입으로 시간 부족했을 수도 = 3교시 영어 영역은 ‘고등학교 영어 교육과정 성취 기준’과 ‘대학에서 수학하는 데 필요한 영어 사용 능력’을 중심으로 출제했다고 평가원은 출제 방향을 설명했다.

평가원은 “교육과정 기본 어휘와 사용 빈도가 높은 어휘를 사용해 출제했다”며 “영어의 유창성뿐 아니라 정확한 언어 사용 능력을 측정하기 위한 문항을 포함했다. 듣기는 원어민의 대화를 듣고 이해하는 능력을 측정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특히 EBS 수능 교재에 대해 ‘간접 연계’ 방식으로 출제하면서 이 부분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평가원은 “2022학년도 대학입학제도 개편방향과 고교교육 혁신방향에 따라 EBS 수능 교재 연계 문항은 모두 ‘간접연계’로 전환해 출제했다”며 “EBS 수능 교재 문항과 주제와 소재, 요지는 유사하지만 완전히 다른 지문”이라고 설명했다.

입시 분석업체에도 EBS의 직접연계 폐지를 영어 영역의 중요한 변수로 꼽았다. 종로학원은 “EBS 직접연계 폐지로 수험생들이 지난해 수능보다 어렵다고 반응했을 수 있다”며 “일부 문항으로 추상적 개념, 복잡한 구문, 길이가 긴 지문 등이 출제돼 시간 배분하는 데 힘들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난이도를 올리는 ‘킬러 문항’으로는 함축적 의미를 추론하는 문항(21번)과 빈칸 추론과 같이 맥락을 추론하는 문항(33번), 문장 삽입과 같이 상황과 목적에 맞게 쓰는 능력을 평가하는 문항(39번) 둥이 꼽히고 있다. 글의 순서를 배열하는 37번 문항도 글의 내용을 잘 파악하지 않으면 정답을 찾기 힘들어 오답률이 높은 문항으로 지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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