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 중국인 유학생 시대…신종코로나 대학가 ‘초비상’
‘7만’ 중국인 유학생 시대…신종코로나 대학가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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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강 연기·기숙사 격리 등 선제 대응안 마련
미입국 유학생에는 입국 연기 제안…입학식·방학식 전격 취소
재정난 겪는 대학들 “유학생 영영 발길 돌릴까” 우려도
우한 폐렴이 확산되면서 대학가도 초비상 상태다. 중앙대는 열화상감지 카메라를 통해 발열을 체크하고 있다.(사진 제공=중앙대)
우한 폐렴이 확산되면서 대학가도 초비상 상태다. 중앙대는 열화상감지 카메라를 통해 발열을 체크하고 있다.(사진 제공=중앙대)

[한국대학신문 이현진·김의진·이지희 기자] 신학기 개강이 3주 앞으로 다가오며 대학가가 초비상 상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신종 코로나, 우한 폐렴) 장기화가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우한폐렴 확진자가 매일 증가하고 있다. 이를 우려한 대학들은 선제 대응 체제에 들어갔다. 교육부 지침에 따라 개강은 연기하고 이미 입국한 중국인 유학생들을 격리한다. 그러나 또 다른 우려의 시선도 나온다. 신종 코로나로 반중 감정이 고개를 들며 이에 부담을 느낀 유학생의 발걸음이 한국 대학을 떠날 수 있다는 염려다.

지난해 일반대와 전문대 유학생은 16만165명으로 중국 출신 유학생은 7만1067명이다. 교육부가 3일 기준으로 대학으로부터 제출받은 현황에 따르면, 256개 대학에서 최근 14일 이내 중국에서 입국한 유학생은 9582명이다. 후베이성을 방문한 내외국인 학생과 교직원은 117명(1월 28일 기준)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자율적 격리조치를 시행하고있다.

■ 교육부, 사상 최초 ‘개강 연기’ 공고···대학은 졸업식, 입학식도 전면 취소 = 교육부는 신종 코로나의 대학가 확산을 막기 위해 사상 최초로 대학에 개강 연기를 권고하고 원격수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후베이성뿐만 아니라 중국 전역에서 입국한 국내외 학생들에게 2주간 등교 중지 조치도 실시한다.

대학들은 잇따라 개강 연기를 결정하고 있다. 경희대는 개강을 1주일 미뤘다. 공주대와 단국대, 서강대, 중앙대도 2020년 1학기 학부와 대학원 개강일을 2주 연기하기로 했다.

서울시립대도 마찬가지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4일 서울시립대를 방문해 “국무회의에서 개강 한 달 연기를 건의했다”며 “조정 가능한 학사일정 내에서 교무위원회가 결정하면 2주 동안 개강을 연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1학기 학사일정 전체를 4월 이후로 순연하는 조차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잠복기가 지나지 않은 중국인 유학생들과 다른 학생의 접촉을 막기 위해 졸업식·입학식 일정도 연기되고 있다. 인하대는 21일과 28일 각각 열릴 예정이던 2월 졸업식은 연기, 입학식은 전면 취소했다. 2월 졸업식은 8월 학위수여식과 통합, 진행될 예정이다.

다만 아직 개강 연기를 결정하지 못한 대학들도 있다. 서울대 관계자는 “현재 졸업식, 입학식 취소 및 개강 연기 등에 대해 주된 논의가 오가고 있다”며 “중국인 유학생 문제도 논의 테이블에 오를 수도 있지만 정확한 내용은 다음주 정도에 발표 예정”이라고 밝혔다. 개강이 연기될 경우 학사 일정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이 부분을 함께 고려하다 보니 대책 마련이 늦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 中 밀집 제주지역 대학, 유학생 입국 날짜 일괄 조정해 셔틀버스로 거주지 직결 = 전문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현재 전문대 가운데 가장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는 곳은 제주한라대학교로 보인다. 국내에서 중국 유학생들이 가장 많이 밀집하는 지역 중 한 곳이 제주도인 만큼, 신속히 대처방안을 마련했다.

제주한라대학교는 2020학년도 1학기 개강 일정을 2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학사일정으로 종강 기간이 늦춰지는 것이 불가피해짐에 따라 재학생의 여름방학 일정 계획의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학기 중 예정돼 있던 1주일간의 보강 기간을 없애는 것으로 결론을 지었다. 이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기존 계획보다 종강이 1주일 늦춰지게 된다.

김보경 기획처장은 “5일 정부 발표에 따라 6일 비상대책위원회를 통해 큰 틀에서 이와 같은 내용을 결정했다”며 “세부적인 내용은 10일 교무회의, 비대위 회의 등을 통해 결론지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주한라대학교는 상시로 비대위 회의를 개최하고 신종 코로나 대응조치를 마련할 방침이다.

미입국 유학생들에게는 입국 연기를 권고하고 있다. 제주한라대학교는 대학에 재학 중인 중국인 유학생의 국내 귀국일도 개별적으로 통보해 일시에 귀국할 수 있도록 조치를 마쳤다.

김보경 기획처장은 “현재 방학으로 중국에 있는 학생들이 국내로 돌아오는 날짜를 25일 정도로, 국내에 들어올 수 있도록 조치했다”며 “제주도와의 협조도 마쳐 이들이 제주에 도착했을 때, 대중교통 이용을 피하게 하고 도(道)에서 제공하는 버스를 통해 거주지까지 이동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제주관광대학교 역시 제주한라대학교와 마찬가지로 개강일을 늦추고 유학생 국내 입국 일정을 정해 대학 셔틀버스로 학생들을 거주지로 이동시킬 계획이다. 이정훈 제주관광대학교 기획처 팀장은 “중국 유학생 비율이 타 도(道)와 다른 대학들에 비해 높은 만큼 대처방안 마련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중국인 유학생들의 국내 입국 일자를 신속하게 파악하고 있다. 이들의 입국 일정에 맞춰 대학 셔틀버스를 통해 거주지로 이동시키겠다”고 밝혔다.

■ 유학생 14일간 기숙사 격리···발열, 호흡기 증상 국내 학생도 기숙사 입소 일단 금지 = 그럼에도 이미 국내로 들어온 중국인 유학생들에 대해서는 자체 격리와 발열 감시 등의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 교육부도 중국인 유학생이나 중국을 거쳐 입국한 유학생들을 14일간 기숙사 등에 두고 관리하라고 권고했다.

서울대는 중국 후베이성을 방문했다가 돌아온 지 한 달이 안 됐거나 중국 내 다른 지역을 방문한 이후 2주가 지나지 않은 기숙사생을 기숙사 한 동아 모야 수용한다. 서울대 관계자는 “향후 입국 예정인 학생들까지 포함하면 150여 명이 임시분리 대상”이라고 밝혔다.

중앙대는 방학 동안 후베이성을 방문한 학생은 14일간 자가 격리 조치하고, 그 외 학생들도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증상이 사라질 때까지 기숙사 입소를 금지한다.

이를 위해 교내에 열화상감지카메라 4대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열화상감지카메라는 카메라 앞을 지나는 사람의 체온이 37도를 넘길 경우, 경보음을 통해 알려주는 장비다. 중앙대는 기숙사 등 교내 이동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장비를 설치하고,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인하대도 중국인 유학생 700여명을 3생활관에 수용할 계획이다. 경기대 수원캠퍼스는 해외 유학생 분리에 시내 외부시설 활용을 추진한다.

하지만 대학가는 기숙사 수용 가능 인원이 전반적으로 넉넉지 않아 어려움을 호소한다. 중국인 유학생이 가장 많은 경희대도 중국인 유학생 수용 문제를 우선 과제로 보고 있다. 경희대 관계자는 “기숙사에 거주하는 중국인 유학생의 경우, 별도 수용해서 문제가 없으면 기숙사 방역 후 시설 공유를 하면 되지만 지자체에 거주하는 학생들을 학교가 별도 관리할 수도 없고, 모든 유학생을 들일 수도 없는 난감한 입장”이라며 “이 부분에 대한 대안은 다음 주 정도에 가닥이 잡힐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 중국인 ‘혐오’ 인식 확산···대학 “유학생 유치에 대학 사활 걸려” 우려 = 불안과 공포가 부르는 혐오의 시선이 대학가에서 중국인 유학생에게 쏠리며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 대학에서 벌어진 홍콩 민주화 관련 시위로 일부 한국인 학생들과 중국인 유학생 사이에 생긴 간극이 코로나 사태로 커지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10년 넘게 이어지는 등록금 동결로 대학 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유학생 유치로 재정을 확충해 온 대학 본부는 신종 코로나 사태에 따른 중국 유학생 유치에 빨간불이 켜질까 우려한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해 중국인 유학생들이 대학 등록을 취소하거나 장기 휴학을 선택한다면 등록금 수입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국내 대학에 유학 온 외국인이 올해 처음으로 16만 명을 넘었고 국적으로 보면 중국인 유학생이 45%에 달하며 가장 많다”면서 “당장 중국 유학생들이 대거로 이번 학기에 등록하지 않고 휴학할 경우 대학은 재정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교육부의 개강 연기 권고에도 불구하고, 학사일정 변경에 어려움을 느끼는 대학도 있다. 중국인 유학생 비율은 높지만, 동시에 정원 규모도 큰, 이른바 ‘공룡’ 대학들은 학사일정 변경을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본지 취재 결과 확인됐다. 특히 수도권 대학의 경우에 이러한 경향이 뚜렷했다.

A 전문대학 관계자는 “지금 대학 내 의견이 반으로 갈린다”며 “규모가 작은 대학의 경우 일정변경이 상대적으로 수월하지만, 큰 규모의 대학들은 일정을 조정하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학사일정의 경우 길게는 1년, 짧게는 6개월 전에 다음 해 계획을 결정하는데 정부가 발표했다고 바로 다음 날 이에 맞추는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며 “대학 내 학사일정 변경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들여다보면, ‘어렵지만 정부 방침에 따르는 편이 낫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른바 미운털 박히면 여러모로 힘든 상황이지 않느냐는 측면”이라고 했다.

교육부는 지난 5일 중국을 통해 입국한 유학생은 입국 시점부터 14일 동안 등교를 중지하고 외출을 자제시키도록 대학에 권고했다. 대학에는 이들을 상시 모니터링하도록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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