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다변화 전략 핵심은 기업과의 장기적 호혜 관계 구축
중앙정부 재정 지원 줄어든 위기가 오히려 기회로 작용
ASU 연구 역량 향상 배경에는 학교 차원의 전폭적 연구 지원
[미국=한국대학신문 장혜승 기자] “한 가지만 판매하는 게 아니라 그들이 필요한 부분을 충족해줘야 한다.”
교육 혁신을 추진하려면 재정 다각화가 뒷받침돼야 한다.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의 재정 담당자들이 바라본 재정 다변화의 핵심은 투자자와의 상호호혜적 관계 설정이다.
현지 시간 9일 오전 9시 애리조나주립대에서 시작된 2일차 세션3에서는 대학 재정 다각화를 위한 조언들이 쏟아졌다. 세션3의 강연자 세 명 중 두 명은 여러 기업들과의 협력관계를 통해 ASU에 자원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창립된 ASU재단 소속이다. 이들은 재단이 보유한 부지 등의 부동산 현금화처럼 대학에 수입이 들어오도록 유도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
■ 기업과의 상호 호혜적 관계 설정부터 나서야 = 가장 이상적인 협력 주체는 기업이다. 니콜 우드릭 법인전략팀 책임자는 회사와의 상호 호혜적 관계 설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일례로 최근 한 기술회사와의 협력관계 체결 사례를 제시했다. 니콜에 따르면 당시 회사에서 신입사원들 훈련에 따른 고충을 호소했다. ASU 재단에서는 ASU 교수들이 신입 직원의 훈련을 담당했고 호응도 좋았다. 기업과의 장기적 호혜관계 구축이 결국에는 더 큰 금액의 재정 수입 증가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미셀 조반니 ASU 재단 관계자도 기부자들과 상호 호혜적인 아이디어들을 교환하는 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단순히 기부자에게 100만 달러 장학금을 기부해달라고 말해선 안된다”며 “기부자들이 원하는 바를 파악해 아이디어를 제시해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재정 다각화를 통해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미셸은 “ASU는 좋은 교육을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지역사회를 발전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며 “총장뿐만 아니라 부총장과 학과장들이 대학 교직원들이 비전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앙정부에서 받는 재정 지원이 줄어들고 있는 위기 요소도 오히려 기회가 됐다. 브래들리 그래니스 ASU재단 관계자는 애리조나주의 입법자들이 알아서 해결하란 식으로 재정을 방치했다고 말했다. 부동산이 ASU 재정 확충의 필수 부분이라고 생각하게 된 이유다. 애리조나주 강가에 개발되지 않은 부지를 개발하는 데 공을 들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 ASU 연구 최상위 대학 발돋움 배경은 연구지원팀 = 지식 적용과 개발의 결정체는 연구다. 맷 헐버 지식 사업(Knowledge Enterprise) 부센터장은 ASU가 미국 전 대학에서 연구 분야 6위를 차지할 정도로 연구 역량을 입증한 배경으로 학교 차원의 전폭적인 연구 지원을 꼽았다. ASU의 지식 사업 센터 안에는 연구지원팀이 별도로 존재한다.
연구지원팀이 신설된 데에는 교수들이 연구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지도자의 역할이라는 관점이 작용했다. 그는 “교수들이 연구를 잘 할 수 있도록 재정 지원뿐만 아니라 인프라 구축과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규모 연구 프로젝트를 따낼 수 있도록 프로젝트 매니저도 존재한다. 맷 교수는 “연구 역량 항상 기회는 신임 교수나 박사후연구원들뿐만 아니라 대학원생들에게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학교 구성원들 외에도 차세대 리더가 될 구성원들까지도 연구지원팀의 지원 대상이다. 맷 교수는 “차세대 리더를 양성해 그들이 학문후속세대로 이어갈 수 있도록 훈련하고 있고 지역사회 소수인종 같은 소외계층들까지도 지원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 한국 대학 현실에 맞는 재정 확충 전략은? = 14년째 동결된 등록금과 학령인구 감소로 위기에 몰린 한국 대학의 현실에 대한 토로가 이어졌다.
김현우 조선대 기획조정 부실장은 “한국의 지방 사립대는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와 등록금 14년째 동결이라는 위기상황을 맞닥뜨리고 있다. (한국의 지방 사립대가) 재정 건전성을 향상시킬 방안이 궁금하다”는 질문에 미셸 관계자는 “미국도 비슷한 위험 상황에 처해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모두가 4년제 학위가 필요한 게 아니라는 점을 고려해 특정 분야 지식을 얻고자 하는 이에게 필요한 교육과 산업 분야와 연계한 교육 제공을 통해 재정적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미국발 금리 인상과 같은 대외적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책도 언급됐다. 김효석 건국대 혁신사업단 센터장은 “미국발 급격한 금리인상이 계속되고 있는데 리스크 관리의 구체적 사례를 알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니콜 책임자는 “주 연방정부나 다른 기관들과 여러 파트너십을 구축해서 정부에 다양한 자금 조달을 위한 제안서를 제출하고 있다”며 “여러 주체에 걸쳐 리스크들을 분산하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권기환 상명대 대학혁신추진단장은 교수들에 대한 훈련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질의했다. 이에 대해 맷 헐버 교수는 “대학이 교수를 잘 훈련시키는 게 중요하고 대학이 전략적으로 적합한 기관과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해당 산업의 전문가들을 발굴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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