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시간 21일 타슈켄트 샤크혼토후르대통령학교서 개최
전문대학 13개교 참여, 총 800여 명 현지 학생 방문해
주우즈베키스탄대한민국대사관, 현지 교육부 관계자 참석
“한국 교육 시스템이 좋다…대학 졸업 후 정착까지 원해”
23일 사마르칸트서 두 번째 박람회 개최로 현지 관심↑
[타슈켄트= 한국대학신문 주지영 기자] “한국 유학 후 정착이 꿈이에요.” 현지 시간으로 21일 타슈켄트에서 개최된 ‘제1회 우즈베키스탄 한국 고등직업기술 유학설명회·입학박람회’ 방문한 우즈베키스탄 학생들이 공통적으로 전한 말이다. 이들은 한국 유학을 넘어 ‘한국 취업’ ‘한국 정착’에 대한 꿈을 그리고 있었다. K-팝, 한국 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한국에 살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바뀌면서 한국 정착을 위한 미래 설계를 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한국 전문대학의 ‘입학-졸업-취업-정주’로 이어지는 ‘전문대학표 기술 유학 로드맵’에 대한 관심이 깊어질 것이라는 교육계 기대가 나온다.
이날 박람회장이었던 샤크혼토후르대통령전문학교 체육관은 타슈켄트한국교육원 학생들과 인근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학생들, 우즈베키스탄에서 대학 졸업 후 한국 유학을 꿈꾸는 청년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방문객들은 행사장에 마련된 한국 전문대학 13개교 부스를 분주히 오갔다. 대학 관계자들은 현지 통역사와 함께 일대일 상담에 나섰다. 부스 한쪽에 놓인 태블릿 PC에서는 대학 홍보 영상이 끊임없이 재생됐다.
부스 앞에는 대학별로 상담을 기다리는 줄이 만들어졌다. 한 대학에서는 학생들에게 QR코드를 활용해 이메일로 추가 입학정보 자료집을 배포했다. 행사장 한쪽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서는 박람회 참여 대학의 홍보 영상이 송출돼 상담을 기다리는 학생들의 시선을 끌었다. 이날 행사장에는 현지 학생, 학부모뿐만 아니라 우즈베키스탄 유학원 관계자들도 방문해 한국 기술유학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이번 박람회는 총 13개 대학이 직접 현지에서 진행하는 행사이며, 한국 대학 관계자와 일대일 상담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현지 학생들의 관심도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박람회가 우즈베키스탄 수도인 타슈켄트뿐만 아니라 제2의 도시로 불리는 사마르칸트에서도 열리는 점에서 우즈베키스탄 교육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번 박람회는 고등직업해외인재유치협의회(회장 김영도, 이하 해인협)와 타슈켄트한국교육원(원장 이영웅, 이하 교육원)이 공동 주최했다. 해인협과 교육원은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우즈베키스탄 학생들의 한국 기술 유학 분야에서 협력을 지속·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영웅 타슈켄트한국교육원 신임원장은 “이번 한국유학박람회가 우수한 전문 인재 발견의 장이 되길 바란다. 또한 박람회에 방문한 우즈베키스탄 학생들에게는 자신의 꿈을 키워줄 수 있는 우수한 한국 교육기관을 찾는 소중한 기회가 되길 희망한다”며 “앞으로도 타슈켄트한국교육원은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한국교육기관과 우즈베키스탄 학생들 간의 가교 역할을 이어갈 것이다”고 전했다.
■ ‘14살부터 36살까지’ 다양한 연령대 학생들 방문 = 이날 방문객들의 연령대는 다양했다. 14살의 나이에 자신만의 유학 로드맵을 그리기 위해 방문한 학생부터, 우즈베키스탄 대학 졸업 후 비전문취업비자(E-9)등 한국의 비자 제도를 공부한 뒤 심층 상담을 받은 36살의 청년도 있었다.
여라(14) 양은 K-팝과 한국 드라마로 한국 유학을 꿈꾸게 됐다. 여라 양은 “교육원에서 한국어 2단계 수업을 듣고 있다. 한국 유학을 미리 준비하고자 이번 박람회에 왔다. 한국에서는 연기나 디자인 분야를 공부하고 싶다”며 “이번 박람회에서 디자인 관련 학과가 있는 대학이 많아서 만족스러웠다. 한국 유학 후에는 한국에 정착하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주로 학생들은 IT, K-뷰티, K-콘텐츠 분야 유학을 희망했다. 나이를 막론하고 K-컬쳐에 많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외에도 보건, 의료, 사회복지 분야에 대한 관심도 있었다.
이미 입학하고 싶은 학과, 전공을 정한 학생들은 한국 취업에 더욱 강한 의지를 비췄다. 아로파트(21) 양은 우즈베키스탄에서 농업경영 분야 공부를 마쳤지만 한국에서 새로운 농업기술을 공부하겠다는 목표가 있었다. 아로파트 양은 “이번 박람회에서 여러 대학의 상담을 받으며 내가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파악했다. 한국 유학 후 나만의 아이디어로 사업을 펼치는 게 목표다. 한국에서 유학하며 비즈니스 파트너를 찾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즈베키스탄의 기묘국제대학교에 재학하고 있는 우미다(24) 양도 박람회에 방문했다. 우미다 양은 “한국 유학에 관심이 많았는데 교육원에서 이번 박람회 소식을 듣고 오게 됐다. 먼 미래에는 한국 국적 취득이 목표다. 한국에서 대학원 과정도 밟고 싶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대학별 상담에서도 ‘한국 정착’을 고려해 질문을 던진 것으로 파악됐다. 김대경 동의과학대 교무처장은 “대부분의 학생이 한국 유학 후 한국에 계속 거주하길 원했고, 이 때문에 정주에 필요한 정보를 많이 질문했다. 유학하는 동안 우즈베키스탄을 떠나야 하기 때문에 대학 위치와 기숙사 지원 제도, 장학금 제도 등도 꼼꼼히 물어봤다”고 말했다.
박종식 청암대 국제교류원장은 한국 전문대학의 취업 연계 시스템이 현지 학생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진단했다. 박종식 원장은 “한국 취업이 가능한 학과에 진학하려는 학생들이 여럿 있었다. 대학 입학부터 졸업 후 취업까지 연계된다는 점이 우즈베키스탄 학생들에게 강점으로 작용한 것”이라며 “또한 우즈베키스탄 학생들이 한국의 역사, 문화에 관심이 많은 만큼 졸업 후 한국에 계속 머물려는 의지가 강하다. 유학도 목적이지만 미래에 한국에서 거주하는 것이 목표인 경우가 많았다”고 분석했다.
대학 관계자들은 대학 입학 정보뿐만 아니라 ‘한국 유학’에 대한 질문도 학생들 눈높이에 맞춰 상세하게 설명했다. 이상민 경북보건대 대외협력실장은 “한국 유학을 원하지만 한국어를 어떻게 공부하고 준비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도 있었다”며 “이런 학생들은 상담 중 대학에 있는 한국어학당을 안내했다. 현지 학생들에게 맞춰서 홍보 전략을 더 세밀하게 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손혜진 서정대 특수목적한국어연구소장은 “한국에서 자료집을 제작해왔고, QR코드로 대학 정보에 대한 추가 자료집을 배포했다” “다음 박람회에서는 우리 대학뿐만 아니라 한국 전문대학에 대한 특장점을 더욱 알릴 수 있는 정보도 제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박람회 현장에서 새로운 정보를 얻고 진학 계획을 세우는 학생도 있었다. 파란기즈(19) 양은 “한국 문학에 관심이 있어서 박람회에 오게 됐는데, 이번 박람회에서 여러 대학의 상담을 받아보니 호텔 경영, 관광 분야에 전문 교육이 잘 갖춰져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다”며 “호텔 경영, 관광 분야에 대한 관심도 생겼다. 다만 아직 한국어에 능숙하지는 않아서 한국어 공부에 집중할 생각이다. 어학 공부를 어느 정도 마치면 한국 유학을 가고 싶다”고 답했다.
■ 현지 학생들이 꾸미는 ‘한국 문화의 장’ = 이날 박람회장은 하나의 축제였다. 교육원 사물놀이 동아리 학생들의 개막 공연을 시작으로 박람회 중간 교육원 K-팝 댄스 동아리 KND의 축하 무대도 이어졌다. 공연이 시작되자 우즈베키스탄 학생들 대부분이 한국 문화에 깊은 관심이 있는 만큼 박람회 방문객들의 열띤 호응이 더해졌다.
KND는 그룹 방탄소년단(BTS) 팬인 학생들로 이뤄진 만큼 축하 무대도 BTS 곡들로 꾸며졌다. 박람회장에는 KND 학생들을 보기 위한 팬들이 몰렸고, 이들과 기념사진을 찍기 위한 줄도 만들어졌다. 박람회장 밖에는 한복 문화 체험존도 운영돼 박람회 방문 학생들을 위한 포토존이 마련됐다. 학생들은 체험존에 마련된 각양각색의 한국 전통 의복인 한복을 입고 인증 사진을 남겼다. 30도가 넘는 더운 날씨에도 학생들은 한복을 입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이번 박람회에는 △거제대 △경북보건대 △구미대 △군장대 △동의과학대 △목포과학대 △백석문화대 △삼육보건대 △서영대 △서정대 △연성대 △영진전문대 △청암대 등 13개 대학이 참가했다. 이날 박람회 방문객은 총 800여 명으로 집계됐다. 행사에는 김영도 해인협 회장, 조훈 사무총장을 비롯해 국장현 주우즈베키스탄대한민국대사관 공사참사관·총영사, 이은직 경북보건대 총장, 마마드알리예브 압두카말 유아일반교육부 진로교육 과장, 베코브 바크티요르 샤이콘토후르대통령전문학교장, 홍준 한국대학신문 대표 등이 참석했다.
김영도 회장(동의과학대 총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지역침체와 소멸위기에서 한국 전문대학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 가운데 해인협에서 이번 박람회를 기반으로 우수 외국인 유학생 유치·한국 유학에 대한 해외 인지도 제고를 목표로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교류를 활성화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자 한다”며 “이번 박람회를 바탕으로 양국 간 정보 교류와 유학생 유치 확대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양국의 직업교육 발전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국장현 총영사는 축사에서 “문화에 대한 사랑은 자연스럽게 그 나라의 언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우즈베키스탄에는 수많은 학생이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이번 박람회가 우즈베키스탄 학생들이 꿈을 키울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베코브 바크티요르 샤이콘토후르대통령전문학교장은 환영사에서 “중요한 행사가 타슈켄트에 있는 우리 학교에서 진행되는 것은 큰 영광”이라며 “우리 학생들이 이번 기회를 적극 활용해 한국 유학 준비에 많은 도움을 받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해인협과 13개 전문대학 관계자들은 이날 타슈켄트 박람회를 마친 뒤 현지시간으로 오는 23일 사마르칸트에서 두 번째 한국유학박람회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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