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대구 인터불고 호텔서 마이스터대 지원사업 학술·성과포럼 개최
2주기 사업대학 6개교 등 1~3주기 대학, 교육부·한국연구재단 한자리
산학연계 프로젝트 경진대회서 대상엔 대구과학대 측지정보학과 수상
연구재단 “학술포럼 정례화 되길…마이스터대 브랜딩·홍보 확대 기대”
[대구=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전문대학(마이스터대) 석사생(전문기술석사)들은 현업에서 종사하고 있는 숙련된 현장 전문가들이 입학하고 있다. 전문대 석사생의 학술·연구 결과물들이 이토록 대단한 배경에는 결국 이들의 현장 전문성, 그리고 산업 연계·적용성을 중시하는 전문대 교육이 합쳐진 결과다. 앞으로도 전문대 석사생들이 중소·중견 기업의 고급 기술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최용주 인제대 산업융합대학원 원장, 전문대학 마이스터대지원사업 산학연계 프로젝트 경진대회 심사위원장)
“깜짝 놀랐다. 전문대학(마이스터대학) 석사생(전문기술석사)들이 연구한 결과물을 접하고, 집에 가서 다시 들여다보고 공부하고 싶을 정도로 정말 놀랐다. 연구는 현장에서 활용돼야 한다. 이론이 현장에서 활용할 수 없다면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 (윤우영 계명문화대 기획실장, 심사위원)
23일 국내 전문대학이 운영·수여하는 석사 학위과정인 ‘전문기술석사’ 과정에 있는 석사생들의 학술 포럼이 대구에서 열렸다. 이 행사 가운데 석사생들의 ‘산학연계 프로젝트’ 경진대회가 진행됐는데, 예심을 통과한 6건의 탄탄한 프로젝트 학술 결과물이 이날 경쟁을 벌였다.
이날 포럼에는 본심 진출 연구물 6건을 포함해 전문대 석사생들의 주요 연구 결과가 전시 부스와 학술 자료집 등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현재 2주기 마이스터대 지원사업 6개 참여대학을 포함해 1주기 수행대학 등 총 100여 명의 석사생·지도교수가 만들어낸 60여 건의 결과물이 공개됐다. 전문기술석사가 전문대에 도입된 후 이들의 연구물이 한자리에서 발표·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용주 심사위원장(인제대 산업융합대학원 원장)을 비롯해 윤우영 계명문화대 기획실장, 이영진 한국폴리텍대 부산캠퍼스 교학처장 등 심사위원들은 학술적으로 의미가 있으면서 동시에 우리가 사는 이 시대에, 산업 현장과 관련된 중요한 문제를 제기하는 프로젝트 연구 결과물을 위주로 수상작을 좁혀 나갔다.
이날 심사위원들이 결과물을 심사하는 자리에선 “이론적으론 탁월한데, 결국 이게 현장에서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것이에요”라거나 “이런 연구는 이미 일반대 대학원에서 더 잘해. 앞서 발표된 결과물처럼 전문기술석사만의, 전문대만의 프로젝트여야지. 아까 그건 일반대 대학원생들은 하지 못하는 소위 현장의 ‘짬(경력)’에서 나오는 거거든”이라는 말들이 들렸다.
심사위원단에 따르면 일반대 대학원생들의 연구 결과물들처럼 좁은 전문 분야의 전공자·교수·학자에게만 의미가 있는 결과물들은 앞선 예심을 거치면서 추려졌다. 이날 본심에선 석사급의 연구 결과물다운 학술 깊이를 확보하는 것은 기본이고, 여기에 지금 산업 현장에서 애로 기술이나 어려운 문제에 봉착한 현업 전문가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선정하는 데 심사진들은 집중했다.
이날 본선에 진출한 전문기술석사생은 총 6명. △권재국 씨(지도교수 이영욱), 대구과학대 측지정보학과 △김동건 씨(지도교수 박윤명), 동원과학기술대 항공메카트로닉스과 △김석산 씨(지도교수 박시환), 울산과학대 미래모빌리티제조학과 △김용민 씨(지도교수 송준익), 연암대 스마트축산전문기술석사과정 △송재용 씨(지도교수 이원정), 대전보건대 방사선의과학대학 △전승주 씨(지도교수 장기환), 대구보건대 신기술덴탈헬스케어 전공 등이다.
이들은 대한민국 공군 항공부사관,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대표, 중견기업에 재직 중인 연구원 등 이미 해당 분야에서 인정 받고 있는 현장 전문가들이다. 각자 분야에서 종사하면서 겪어온 애로 기술을 개선하기 위해서나 업무·성과 효율을 높이기 위한 그동안의 고민들을 전문기술석사 과정 연구물로 삼아 이날 포럼을 통해 공개한 것이다.
본심 진출자 한 명당 각각 15분씩의 결과물 발표 시간이 주어졌고, 심사위원들의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진출자들의 발표가 모두 마무리된 이후 약 30분간의 심사위원 회의가 이뤄졌다. 원래는 15분 정도로 마칠 예정이었던 심사진 회의가 길어졌다. 전문기술석사만의 차별화된 연구를 가리기 위해, 학술적으로 그리고 현장에서도 탁월하게 인정받을 만한 결과물을 뽑겠다는 노력이었다.
장고 끝에 이날 대상으로 대구과학대 측지정보학과 석사생인 권재국 씨의 ‘지하매설물 인식표지의 문제점에 따른 개선방안 연구’가 선정됐다. 권재국 씨는 이날 발표에서 “우리나라 근대화 과정에서 사회 인프라 시설물을 무계획적으로 설치한 결과 지난 1995년 대구 상인동 가스폭발 등 사고 요인으로 작용되고 있다”며 “이후 지하매설물 인식 표지 법제화가 이뤄졌지만 현재 다양한 매설물을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데에는 여전히 한계를 가지고 있어 개선방안을 제시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권 씨는 이에 매설물 정보, 인식표지 등을 관리하는 새로운 시스템을 구현해 검증해보고자 생각했고, 도로 전체에 매설된 지하매설물 정보를 제공하는 NFC 전자태그 기반의 인식표지 시스템을 직접 설계·제작했고 검증을 거쳐 유의미한 연구 결과를 얻어낼 수 있었다.
권 씨는 “매설물 인식표지의 유지관리에 드는 비용을 절감하는 것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지하매설물에 대한 안전사고를 미리 예방해 증가하는 재난 재해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시스템 도입을 위해선 현행 도로법 등 각종 법 개정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저의 연구로 제도적 개선이 이뤄진다면 굉장한 보람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심사진은 대상 선정 이유로 “지하매설물에 부착된 인식 표지에 정보통신기술(ICT)이나 근거리무선통신(NFC) 기술을 접목함으로써 도로에서의 안전사고 예방·관리에 크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제도 개선을 위해서는 정부와 충분한 협의가 필요해 보이지만, NFC를 이용한 새로운 아이디어는 굉장히 우수하다”고 설명했다.
최우수상에는 울산과학대 미래모빌리티제조학과 석사생 김석산 씨의 ‘3D 프린트를 이용한 진공성형 형틀 제작·실증 연구’와 연암대 스마트축산전문기술석사과정 석사생 김용민 씨의 ‘강제 송풍식, 미생물이 퇴비의 유해가스와 부숙도에 미치는 영향’ 등이 선정됐다.
우수상은 동원과학기술대 항공메카트로닉스과 석사생 김동건 씨의 ‘항공기 조류충돌(Bird Strike) 방지방안 개선 연구’와 대전보건대 방사선의과학대학 석사생 송재용 씨의 ‘전문병원의 질병 진단에 사용되는 디지털방사선장치 선량감소와 화질향상을 위한 애로기술 지원’, 대구보건대 신기술덴탈헬스케어 전공 석사생 전승주 씨의 ‘꿈과 미래를 향한 온 치과기공소 창업스토리’ 등에 돌아갔다.
■ 연구재단 “전문기술석사 학술포럼 정례화 기대…마이스터대 홍보도 참여대학들 앞장서 나서주길” = 이날 포럼에선 정부의 엄격한 선정·평가를 거쳐 석사 학위를 수여하도록 ‘전문기술석사’ 과정 인가를 받은 전문대학들을 비롯해 석사 과정 도입 초기에 재정을 지원하는 국고 사업인 ‘마이스터대 지원사업’을 운영하는 교육부·한국연구재단 관계자 등 1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단기과정-전문학사-학사-석사’로 이어지는 고등직업교육 틀을 확립하기 위한 교육계·학계의 노력을 격려하고 성과를 자축하고 공유·확산하기 위해서다.
장인성 마이스터대지원사업 발전협의회 회장(동원과학기술대 부총장)은 “전문기술석사과정은 국내 전문대의 위상을 한 단계 더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제도”라며 “도입된 지 불과 5년도 안 된 제도인데, 이처럼 짧은 시간에 엄청난 성과를 창출할 수 있었다는 데에 우리 전문대 교육에 대한 대단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장 회장은 이어 “도입 초기이기에 더욱더 마이스터대 성과와 전문기술석사의 가치가 참여대학을 중심으로 교육계에 더욱 널리 알려져야 한다”며 “전문기술석사 과정 운영대학 수가 아직은 적다. 더 많이 나와야 한다. 최소 50개교 정도는 돼야 정책적으로 안정되고 국민·대중에게도 좀 더 친숙한 제도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윤숙 한국연구재단 전문대학지원팀장도 “마이스터대 지원사업, 전문기술석사 과정 등 성과를 모은 이번 학술 포럼이 올해로만 끝나는 게 아니고 3주기 사업 참여대학을 포함해 전문기술석사과정 운영대학들이 참여해 해마다 새로운 연구성과들을 확인하고, 이것이 마이스터대·전문기술석사의 대표적 행사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이어 “내년부터 지역혁신 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라이즈)로 전환되면서 마이스터대 지원사업을 포함한 여러 사업들이 변화 속에서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에 있다”며 “마이스터대·전문기술석사에 대한 관심과 열의, 그리고 무엇보다 전문대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다. 전문대만이 할 수 있는 석사 과정인 ‘전문기술석사’가 자리를 잡고 고등직업교육 모델로 안착할 수 있도록 연구재단도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이남우 울산과학대 부총장도 “대학이라는 기관의 존재 의의는 학문적 다양성에 있다”며 “교육부·한국연구재단 등 정부의 관심과 지원 속에 도입·발전하고 있는 마이스터대가 전문대학의 고숙련 전문기술 인재 양성 성공사례가 돼야 한다. 이를 참여대학들이 증명하고, 우리 전문대학들이 함께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 부총장은 이어 “직접 현장에서 경험한 생산활동 경력을 바탕으로 기술과 이론을 학습해 이를 골고루 갖춘 인재가 나온다는 게 마이스터대·전문기술석사의 핵심이자 참여 전문대학의 자부심일 것”이라며 “석사생들은 물론이고 참여대학의 지도교수·보직자들도 끝까지 정진해주길 바란다. 학술 포럼이 전문대 우수 모델 도출에 중요한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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