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C, 지역 기업과의 탄탄한 네트워크 구축 , 성공 노하우 RISE 사업에 충분히 활용해야
라이즈, 1개 전문대가 참여하기 어려운 구조, 지역별 산업 군 연계 방식도 부담으로 작용
지자체, 대학에 특성화 분야만 살릴 것 강조, 전문대 여건상 요구 성과 내기 어려운 구조
가이드라인 간소화 등 시행착오 최소화하고, 현장 목소리 적극 반영 성공 모델 구축해야

산학연 협력 혁신 생태계 구축을 통해 미래 인재를 양성한다는 목표로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한 3단계 산학연 협력 선도대학(LINC 3.0) 육성 사업. 1단계 LINC 사업과 2단계 LINC+ 사업을 거치면서 대학의 체질을 산학협력 일체형으로 바꾸었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은 가운데, 특히 전문대학에서는 지역사회와 대학, 지역기업이 삼위일체를 이뤄 공유·협업하는 선순환 생태계가 확립됐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평을 얻고 있다.

하지만 당초 2022년부터 2027년까지 6년간 3+3 방식으로 예정됐던 LINC 3.0 사업이 전반기 3년을 끝으로 지역혁신 중심 대학지원 체계(RISE) 사업에 흡수된다. LINC 3.0 사업 수행대학들은 각기 3년간의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힘쓰는 한편, 기존의 LINC 3.0 사업들이 라이즈 체제에서도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논의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권역별 회장교를 찾아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본다. <편집자 주>

① 이경아 LINC 3.0 사업단 수도권협의회장
② 박남석 LINC 3.0 사업단 강원·충청권협의회장
③ 배장근 LINC 3.0 사업단 대구·경북권협의회장
④ 최승훈 LINC 3.0 사업단 호남·제주권협의회장
⑤ 장인성 LINC 3.0 사업단 부산·울산·경남권협의회장

장인성 LINC 3.0 사업단 부산·울산·경남권협의회장(동원과학기술대 부총장 겸 LINC 3.0 사업단장) (사진=황정일 객원기자)
장인성 LINC 3.0 사업단 부산·울산·경남권협의회장(동원과학기술대 부총장 겸 LINC 3.0 사업단장) (사진=황정일 객원기자)

[한국대학신문 황정일 객원기자] 전문대 LINC 3.0 사업은 실무경험을 갖춘 현장 전문가들이 교원으로 참여하고, 진짜 같은 실습 공간을 대학에 마련해 교육과 현장 간의 괴리를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산학협력 첨단인력을 키우고 지역기업의 생산성을 올리는가 하면, 대학의 첨단장비로 중소기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지역소멸의 위기를 넘기는 기반을 마련했다.

부산, 울산, 경남 등 동남권에서는 △경남도립거창대학 △경남도립남해대학 △경남정보대학교 △동의과학대학교 △부산과학기술대학교 △부산보건대학교 △부산여자대학교 △연암공과대학교 △울산과학대학교(이상 수요맞춤성장형) △거제대학교 △동원과학기술대학교 △마산대학교 △창원문성대학교 △춘해보건대학교(이상 협력기반구축형) 등 13개 대학이 참여했다.

- LINC 3.0 사업이 마무리되는데, 소회는.
“링크 사업은 취지 자체가 반드시 지역의 산업체와 연계돼야 한다는 점에서 일반 프로그램과는 다른 성격을 지닌다. 고등직업교육기관으로서 전문대학의 링크 3.0 사업은 지역에서 요구하는 산업 기술 인력을 양성하는 ‘교육’ 쪽에 맞춰 진행됐다. 정부에서는 기업과 대학이 연계해 취업과 기업의 매출에서 좋은 성과를 창출할 것을 요구하는데, 전문대의 경우 인적 자원의 부족이나 열악한 재정 등의 요인으로 정부의 요구에 대응하기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링크 사업은 자연적이든 인위적이든 지역의 산업체가 반드시 참여하게끔 해서 교원들이 산학협력 활동에 관심을 가지도록 마인드 개선에 일조했다. 지역기업과의 네트워크를 탄탄히 했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다. 예전에는 중소기업 기술지도 대학 사업이 있어서 산학협력이 활발했는데,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대학의 관점이 생존으로 바뀌면서 산학협력에 소홀해졌다. 그런데 링크 사업을 수행하면서 단절된 산학협력에 활기가 돌게 됐다.

정부에서는 링크 사업을 라이즈 사업에 연계해서 하면 된다고 하는데, 지자체별 라이즈 사업의 꼭지를 보면 링크라는 닉네임을 단 프로그램은 하나도 없다. 일각에서는 링크 3.0 사업에 대한 3년 보장을 이야기하는데,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 같다. 링크 사업의 여러 가지 꼭지들을 라이즈에 어떻게 효율적으로 담도록 하느냐에 집중하고 있다. 대학과 지자체의 관점이 다르고 지자체에서 교육을 잘 모르는 만큼 원활한 연속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

- LINC 3.0 사업이 RISE로 바뀌면서 달라지는 점은.
“대학에서 링크 사업을 할 때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이들을 다 합쳐서 조율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었다. 이게 라이즈로 바뀌고 주관이 지자체로 가면서 이런 것들이 모두 쪼개져서 각개전투로 가는 형태가 된다. 링크 사업 취지에 대학의 모든 학과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있었는데, 라이즈로 가면서 지역 주력 산업에 맞춘다면 공대 포션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전문대학의 구조를 보면 일부 대학을 제외하고 거의 보건 쪽에 치중해 있다. 4년제는 아직 70~80명 규모의 학부 단위가 여전하지만, 전문대학은 이미 보건 쪽으로 너무 많이 쏠려 있고 공대 베이스 학과의 인원이 적다. 라이즈 사업의 기치가 지역 산업의 인력을 양성해 지역에 정주하겠다는 건데, 지자체가 전문대학의 현황을 정확하게 모르는 것 같다. 라이즈 사업에서 지역별로 산업군에 매이게 되면 공대 외에는 접근하기 어려운 부분이 발생한다.

기존에 하던 것들이 쪼개져서 제대로 모이면 괜찮겠지만, 분산만 시키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기존에는 대학이 기획서를 작성하고 실행까지 움직였는데, 라이즈 체계에서는 1개 대학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부담스러운 구조가 됐다. 주관대학 아래 컨소시엄으로 들어가야 해서 성과들이 분산될 우려가 크다. 산업 기술 인력 양성이라는 모토가 있고 지역 주력 산업과 연계돼야 하니까 공대 없는 전문대학들은 발을 뻗을 여력이 더 없어질 것 같다.”

- RISE 체계에서 기존 LINC 사업의 연속성을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학령 인구가 급격하게 줄었다. 기존의 재학생이 줄어든 만큼 성인학습자, 외국인 유학생까지 해서 유형이 3개로 자리 잡힌 것이다. 다품종으로 맞춤형 전략을 짜고 커리큘럼 및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하니 쉽지 않다. 특히 성인학습자의 경우 이미 취업자들이 많아서 지자체에서 요구하는 성과를 내기가 만만치 않다.

지자체에서는 대학마다 특성화된 강점을 살려 해당 분야만 전문적으로 하라고 요구한다. 하지만 인적 자원이 부족한 전문대학에서는 쉽지 않다. 4년제는 그래도 여러 가지 사업을 하면서 인적 자원이 많이 투입되지만, 전문대 같은 경우는 어렵다. 일반대는 교수 숫자만 1000명에 달하는 곳도 있을 만큼 구조 자체가 다른데 일반대와 전문대를 같이 생각하면 안 된다.

그래서 실질적인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지금까지는 대학들이 ‘우리 대학은 문제없다’라거나 교육부 관계자를 만날 때 ‘우리는 잘 돌아간다’라는 등의 이야기만 했다. 현장의 이야기를 제대로 피력하고 주장하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현장의 이야기를 제대로 전하기 위해서 지역혁신 플랫폼 사업을 꼼꼼히 분석해 보라는 말을 강조하고 있다.”

- 교육부나 지자체에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원활한 사업을 위해 대학들은 워크숍도 하고, 필요한 장비도 사야 한다. 라이즈 체계로 전환되면 그럴 때마다 지자체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보통 12단계를 거쳐야 하다 보니 시간도 오래 걸리고 자율성이 사라진다. 링크 사업을 진행한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처럼 지자체와 라이즈 센터가 가이드라인을 간소화해 불필요한 시행착오를 줄였으면 한다.

이와 함께 라이즈 사업의 취지가 지역 정주, 지역발전에 중점을 두고 있는 만큼 지역별 마스터플랜과 대학의 중장기 전략을 잘 맞춰 세부 시행계획을 확정했으면 좋겠다. 고급 기술이 필요한 직종도 있지만 보통 지역기업에서는 단순 직무를 요하는 경우가 많다. 지자체에서 지역의 신체 건강한 60~70대를 지원하면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 이런 사례처럼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성공적인 사업 모델이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RIS 사업이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는 못한것 같다. RISE 사업도 비슷한 양상으로 흐를까 우려된다. 지자체가 만들어 놓은 틀과 함께 대학에 셀프 디자인을 맡겨 자유 공모 등의 형태로 프로그램을 짤 수 있다면 더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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