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분야 대학교육 주제에 사례 공유, 의견 교환

[한국대학신문 특별취재팀=이연희·구무서·김의진·김정현·김진희·이하은·주현지 기자] 11일 서울클럽에서 열린 본지 주최 프레지던트 서밋 4차 컨퍼런스에 참석한 대학총장들은 유명희 KIST 책임연구원의 '4차 산업혁명과 대학교육(4) 바이오' 발제와 함께 강동완 조선대 총장, 김희수 건양대 총장, 민상기 건국대 총장의 사례발표에 주목하고 꼼꼼히 메모했다.

이어진 자유토론에서 총장단은 바이오 관련 융복합 교육과 연구를 활성화 시키기 위해 필요한 대학의 노력과 지원방식, 대응방안과 고민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 장순흥 한동대 총장

■장순흥 한동대 총장 “생명과학 분야 저변 확대부터”
“우리나라 생명과학분야 저변이 확대 돼야 한다. 지방대학에 있는 우수한 교수들도 광범위하게, 꾸준하게 연구하면 성과를 거둘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본의 야마나카 신야 교수가 역분화 줄기세포를 연구한지 얼마 안돼서 노벨상을 수상하지 않았나. 현재 교토대학 교수지만 당시에는 오사카시립대 교수였다. 바이오 분야는 천재성을 요구하는 것 같지 않다고 생각한다. 중국에서도 최초의 노벨상을 바이오 분야에서 받은 것을 고려하면 저변을 확대하고 꾸준히 연구하면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방대 교수들도 마찬가지다. 분야를 좁혀서 꾸준히 연구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든다면 우리나라도 일본이나 중국 못지 않은 교수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무엇이 중요한 분야인지 대학마다 10개든 20개든 정해서 연구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 홍승용 중부대 총장

■홍승용 중부대 총장 “4차 산업혁명과 바이오…지방대학의 역할·기능 고민해야”
“서밋에 참가해 많이 배웠다. IT 분야는 대부분 총장들이 이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바이오 분야에 대해서는 뚜렷한 제안이 나왔다고 보기 힘들다. 특히 떠오르는 분야가 바이오인데, 관련 직업군 연구에 대해서만 논의가 됐다. 공감은 되지만, 또 한편으로 연구중심대학과 교육중심대학 가운데 교육중심대학들이 과연 어떻게 바이오 분야에 적응을 할 것인지에 대한 방법론적 고민을 하게 된다. 특히 지방대학들의 경우 서비스 쪽으로 특화하고, 보건복지 행정 방향으로 가는 것이 맞지 않겠는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지방대학의 경우 미들테크놀로지 역할과 기능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 김성익 삼육대 총장

■김성익 삼육대 총장 “인프라·인력 확충 위한 국가적 지원 필요해”

“우리 대학도 바이오 분야가 있는데, 교수님들과 계속되는 갈등이 뭐냐 하면 관련 실험기구와 장비들이 너무 고가라는 점이다. 바이오 분야에서 성과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지원이 계속적으로, 또 6년 이상 국가 프로젝트를 통해 축적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교육 관련에 ‘maker space’를 운영하면서, 첫 시작이긴 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학생들에게는 그저 취미나 문화센터 수준을 넘지 못하는 것 아닌가 염려하게 됐다. 왜냐하면 해당 분야를 다룰 고난도 전문가 확보가 어렵고, 창의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에 대한 소양과 경험,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찾기 쉽지 않다. 3D 프린터 등 장비 비용도 상당하니, 재정투입이 잘 이뤄지지 않으면 전체 대학 경쟁력 차원에서 추진하지 않으면 ‘쇼케이스’ 수준에서 끝나지 않을까 싶기도 한 것이다. 4차 산업혁명 관련 화두에 있어서 이를 좀 더 고민해서, 초중고처럼 보편적인 지원도 필요하다고 본다. 대학은 너무 자체역량에만 기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 김도종 원광대 총장

■김도종 원광대 총장 “바이오 기술 융합·상용화 위한 제도 개선 속도 내야”
“우리 대학은 바이오 분야에서 농생명산업과 의생명산업을 양대 축으로 하고 있다. 그 중 의생명산업에서 제약 분야에 집중하기 위해 양한방 통합의료센터를 만들어 운영 중이다. 그런데 실제 운영에 있어서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다. 의생명산업은 병원을 중심으로 해야 하는데 양한방 통합의료의 경우 건강보험 시스템이 적용되지 않는다. 우리 대학 병원 중 군포에 있는 병원이 양한방 통합진료 시범 병원 중 하나로 국가로부터 지정받았는데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어려움이 많다. 유럽 국가들의 경우 문학치료나 철학치료 등 보완의학도 건강보험 혜택을 받는다. 무엇인가 새로운 시도를 하려고 하면 제도 때문에 안되는 부분들이 많다. 이런 규제 완화와 새로운 제도 신설들을 획기적으로 전환해 시스템을 보완해 나가야 한다.”

▲ 강태중 중앙대 교학부총장

■강태중 중앙대 교학부총장 “바이오 산업에서 윤리 문제 놓쳐서는 안 돼”
“4차 산업혁명 바이오 분야와 관련해 시장에서 중대한 수요와 이익이 있고, 이와 관련해 대학이 (지원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러나 바이오 문제에 대해서는 윤리적 문제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문제에 대해 대학이 걱정하지 않으면 사회에서 누가 걱정하겠는가. 시장성, 경제적 가치를 강조하며 일상적인 삶 자체에 가져올 수 있는 상당히 중대한 문제도 대학이 같이 고민하고 연구하고 교육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새삼 상기해야 한다. 또한 창의적 인재 양성 교수법으로 플립드러닝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학생들에게 재미와 문제를 느끼게 하며 궁극적으로 내재적 동기를 갖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냥 프로젝트를 하게 한다고 해서, 수업을 뒤집는다고 해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공학적인 가능성만 보지만 사람이, 교수가 중요하다는 걸 망각한다면 대학의 입장과 위상도 잊을 우려가 있다. 근본적인 걱정들을 다룬 논의가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 유명희 KIST 책임연구원

■유명희 KIST 책임연구원 “바이오 분야 정책 변화 감지하고 교육연구인력 기용해야”
“R&D 지원할 때 데이터를 인공지능에 다 투입할 것이 아니라, 중요한 것을 뽑아내야 답을 얻을 수 있다. 정보가 되는 스마트한 빅데이터 생성이 중요하다. 즉 특정 질환을 앓는 환자이든 특정 집단이든 평상시 정보를 기록할 수 있어야 하고, 그 정보가 병원과 의사 중심으로 쌓여야 한다. 자유토론에서 바이오 분야는 꾸준히 연구를 하다보면 역량이 쌓이지 않겠느냐, 제도 지원이 부족하지 않느냐는 의견도 나왔지만, 이명박 정부에 있었던 사람으로서 바이오 분야 정책을 경제성장에 포커스를 맞춰 톱 다운으로 편 측면이 있었다. 자유토론에서 나온 제언들이 새 정부 철학에 어느 정도 들어가 있는 것 같으니 변화를 감지하고 그에 맞는 교수를 채용한다든가 기존 교수들을 활용한다면 좋겠다. 디지털 헬스케어의 원천기술은 센서 개발이다.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센서 R&D, 소비자를 고려해 편리한 유저 인터페이스 개발이 핵심이다.”

▲ 한석수 KERIS 원장

■한석수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원장 “대학정책도 디지털 바이오 관점으로”
“과거 교육부 대학정책에 관여했던 사람으로서, 유명희 책임연구원께서 말씀하신 디지털 헬스케어 대상을 대학으로 치환해 생각해봤다. 예를 들자면, 대학에서 정책을 실시할 때 대학 특유의 대사 속도를 고려해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대학에 부정적인 요소가 있다고 해서 외과수술 하듯 도려내지 말고, 3차 예방 개념과 같이 경과를 지켜보면서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지 않은가 말이다. 사례 발표에서는 대학정책의 실패한 사례를 되짚어 성공사례로 만들어 본다면 미충족 수요를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 정부의 대학 맞춤형 정책들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KERIS에서는 지난해 알파고 쇼크가 있은 이후 구성원들에게 10년 앞을 내다보는 ICT 교육 미래의 큰 그림을 그리자고 제안했고, 주요 정책을 어젠다화 해 미래교육보고서에 실었다.”

▲ 김석준 본지 부회장

■김석준 본지 부회장 “4차 산업혁명 관건은 중급기술 융복합·실용화”
“3차 산업혁명은 원천기술이 중요했지만 4차 산업혁명은 이미 나와 있는 중급기술들을 얼마나 잘 융·복합시켜 실용화 하느냐가 중요하다. 각 대학에서도 실천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전문가들이 3차 산업혁명 사고에서, 원천기술과 희귀기술, 고급기술은 높은 위험도를 동반해 꺼려하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이번 정부에서도 이에 대한 이해가 있는지 우려도 된다.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국가 연구 과제를 정하고 R&D 투자 방향도 결정해야지. 원천기술 중심의 과거 노벨상 프로젝트로는 더 이상 성공하기 어렵다. 대학도 원천기술뿐 아니라 융·복합 교육과 직장인 재교육을 통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지가 훨씬 중요하다고 본다. 오늘의 주제이기도 한 바이오 중심 기술이 5차 산업혁명의 새로운 기반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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